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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우완' LG 임찬규, 생애 첫 10승 달성

[KBO리그] 19일 넥센전 7이닝6피안타8K무사사구 3실점 호투, LG 후반기 첫 스윕

18.07.20 10:25최종업데이트18.07.2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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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스윕을 달성하며 대약진을 예고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LG트윈스는 1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홈런 한 방을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8-3으로 승리했다. 전반기 마지막 9경기에서 4승5패로 주춤했던 LG는 후반기 첫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5위 넥센과의 승차를 6.5경기로 벌리고 상위권 경쟁에 뛰어 들었다(51승1무41패).

LG의 안방마님 유강남은 3회 투런 홈런을 터트리며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고 채은성이 3안타, 이형종, 김현수, 오지환도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국가대표 선발 후 부진을 면치 못했던 우완 임찬규의 호투가 돋보였다. 7월 들어 2경기 연속 7이닝을 소화한 임찬규는 프로 데뷔 8년 만에 처음으로 10승 투수에 등극했다.

▲ 임찬규 '그래 바로 이거야!' 지난 2018년 5월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롯데와 LG 경기. LG 선발 임찬규가 6회초 상대 공격을 막아낸 뒤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첫 해 9승 후 2년 동안 2승, 슈퍼루키의 추락

서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LG팬으로 성장한 임찬규는 휘문고 3학년 시절 팀을 대통령배 우승으로 이끌었고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으며 LG에 입단했다. 입단 첫 해부터 LG의 마무리 자리를 꿰찬 임찬규는 6월 중순까지 6승1패5세이브 평균자책점1.78을 기록했다. 1997년의 이병규(LG타격코치) 이후 명맥이 끊어졌던 LG의 신인왕 전통을 14년 만에 이을 선수로 기대를 모았던 임찬규는 2011년  6월 17일 SK와이번스전에서 악몽 같은 하루를 경험했다.

4-1로 앞선 9회 1사 후에 등판한 임찬규는 사상 초유의 3연속 밀어내기를 포함해 0.1이닝 1피안타5볼넷5실점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다시 마음을 다잡은 임찬규는 8월까지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지만 시즌 마지막 8경기에서 23점(22자책)을 내주며 무너졌다. 결국 임찬규는 고졸 신인으로 9승6패7세이브 4.46이라는 좋은 성적으로 올리고도 신인왕 타이틀을 '중고신인' 배영섭(삼성 라이온즈)에게 내줬다.

2012 시즌 선발 변신을 준비한 임찬규는 8월까지 단 1승도 얻지 못하다가 LG의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된 9월27일 넥센전에서 5.2이닝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뒀다. 하지만 그해 임찬규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계기는 5월 24일 넥센에 있었던 '물벼락 사건'이었다. 경기 후 수훈 선수에게 물벼락을 끼얹으며 기쁨을 나누는 것은 야구 선수들의 흔한 뒤풀이였지만 임찬규는 수훈선수 이진영(KT위즈) 옆에 인터뷰 중인 여성 아나운서도 있다는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 사건 이후 임찬규는 야구 팬들의 많은 비난에 시달렸다.

임찬규는 2013년에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7경기에 등판했지만 단 1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입단 첫 해 9승을 거두며 혜성처럼 등장했던 임찬규는 그 후 2년 동안 단 2승을 추가하는 데 그쳤고 2013 시즌이 끝난 후 경찰 야구단에 입대했다. 임찬규는 경찰 야구단 입대 후에도 얼마 지나지 않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으면서 2014년 11경기, 2015년 8경기 밖에 등판하지 못했다. 임찬규는 전역 후에도 1군에 등록되지 못하고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2016년 후반기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임찬규는 15경기에서 3승3패6.51에 그쳤지만 임찬규가 등판한 경기에서 유난히 팀 승률이 높아 LG의 '승리요정'으로 불렸다. 작년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 투수로 활약한 임찬규는 27경기에서 6승10패4.63으로 성적을 더욱 끌어 올렸다. 다소 기복을 보이긴 했지만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20이닝을 돌파한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대표팀 발표 후 극심한 부진, 시즌 최다 탈삼진으로 부활 조짐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 투수로 좋은 활약을 선보인 임찬규는 올 시즌 작년보다 5000만 원이 인상된 1억1500만 원에 연봉계약을 체결하며 데뷔 후 첫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임찬규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작년 시즌 5승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인 유망주 김대현과 상무에서 퓨처스리그를 지배했던 좌완 임지섭, 그리고 허리 통증으로 조기 귀국한 베테랑 류제국을 제치고 LG의 4선발로 낙점됐다.

임찬규는 타선의 풍부한 득점지원을 받으면서 LG 선발 투수들 가운데 가장 빠르게 승수를 쌓아 나갔다. 정면 승부를 두려워하지 않는 특유의 공격적인 투구도 상당히 돋보였다. 그 결과 임찬규는 시즌 개막 후 13경기에서 8승3패 3.70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고 지난 6월 11일에 발표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다. 임찬규는 이미 병역의무를 마쳤기 때문에 오직 '실력'으로 대표팀에 선발된 것이다.

하지만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너무 고무된 탓일까. 임찬규는 대표팀 최종 엔트리가 발표된 직후 4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15.23(13이닝 22실점)으로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나오는 경기마다 난타를 당하며 조기 강판되는 임찬규가 대표팀에서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선이 늘어나는 것도 당연했다. 그나마 임찬규는 전반기 마지막 등판(4일 NC다이노스전)에서 7이닝3실점으로 시즌 9승째를 따내며 후반기 활약을 기대케 했다.

임찬규는 19일 넥센전에서 후반기 첫 등판을 가졌다. 임찬규와 맞대결을 펼친 넥센의 선발 투수는 전반기에서만 11승을 따내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가장 아쉽게 탈락했다고 평가 받은 최원태였다. 대부분의 야구팬들은 선발 대결에서 최원태의 우위를 예상했지만 임찬규는7이닝6피안타 무사사구8탈삼진3실점 호투로 후반기 첫 등판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따냈다. 8개의 삼진은 임찬규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이었다.

임찬규는 넥센전 승리로 프로 데뷔 8년 만에 처음으로 한 시즌 10승을 돌파했다. 평균자책점 1위(2.58) 헨리 소사와 3위(3.01) 타일러 윌슨(이상 8승), 그리고 연봉 10억 원의 차우찬(7승)이 있는 LG 선발진에서 가장 먼저 10승 고지에 오른 투수는 임찬규였다. 임찬규가 넥센전 호투를 통해 한창 좋았을 때의 리듬을 되찾은 것이라면 LG뿐 아니라 아시안게임 개막을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선동열호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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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LG 트윈스 임찬규 선동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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