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금감원은 한식구... 의견 무겁게 받아들일 것"

최종구, 취임 1주년 소회 "재벌총수-노동자 이익 균형 맞추는 게 재벌개혁 목표"

등록 2018.07.19 19:00수정 2018.07.19 19:00
20
원고료로 응원
a

지난 4월23일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열린 '장애인 금융개선 간담회 및 전동휠체어 보험 협약식'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금융위원회


"재벌을 둘러싼 이해관계자 이익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재벌개혁의 목표가 돼야 합니다."

19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말이다. 이날 전남 목포지역 금융현장 방문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최 위원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그간의 소회를 풀어내며 재벌개혁, 가계부채 문제 등에 대한 생각을 드러냈다.

이어 최 위원장은 "(금융위원회가) 제일 미흡하다고 많이 지적되는 것이 재벌개혁 문제인데, 옳은 지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받아들이고 노력해야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경제민주화, 재벌개혁 등을 얘기하는데, 문제는 이해관계자 사이에 이익과 손해가 부딪히는 것을 어떻게 방지하느냐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해관계자의) 대표적인 것이 총수일가와 그 사람들을 제외한 주주들, 그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 협력업체, 소비자 등"이라고 말했다.

"(재벌개혁 위한) 제도개선, 투자자 보호 등 책임지는 금융위원장으로서 하기 어려워"

이와 함께 최 위원장은 재벌개혁을 위해 재벌기업의 지배구조가 건전해야 한다는 점과, 총수 일가가 사익을 취하지 못하도록 여러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최 위원장은 "명백한 법령 위반 행위에 대해선 그것이 재벌이 됐든, 작은 회사가 됐든 즉각적인 시정조치와 제재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 위원장의 말이다.

"그렇지만 제도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칼로 자르듯이, 다른 부작용을 감안하지 않고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시장 안정도 기해야 하고, 투자자 보호도 기해야 하는 그런 책임을 져야 하는 금융위원장으로서 취하기는 어려운 접근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최 위원장은 그 동안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를 만들고,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의 (기업 감시) 역할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섀도보팅(의결권 대리행사 제도)을 폐지해 소액주주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치들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편의점 등에서 카드 거부 못하는 '의무수납제' 폐지 시사

또 이날 최 위원장은 가계부채 문제는 비교적 안정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취임) 당시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꼽혔던 가계부채 문제는, 큰 진전은 아니지만 방향을 어느 정도 잡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후에 나타난 가상화폐 문제도 당시 우려가 컸는데 지금은 많이 완화됐다"며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최 위원장은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 위원장은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논쟁이 되고 있는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에 대해선 제도 개편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가 지적되는데, 추가적으로 지원할 부분은 없는지 적극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소상공인 등) 가맹점의 이익은 보잘 것 없어졌는데, 비용은 가맹점 수수료에서 다 나온다"며 "이런 구조를 타파하지 않고는 가맹점 부담을 줄이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 위원장은 "(신용카드 관련) 모든 수익자들이 고르게 부담을 나눠가져야 한다"며 "신용카드 관련 제도를 개편하는 것을 본격적으로 검토해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맹점이 카드결제를 거부하지 못하게 하는) 의무수납제도를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부분도 전문가,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의견수렴을 거쳐야겠지만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키코사태, 암보험 문제 등) 금감원 금융혁신 과제 최대한 협조하겠다"

더불어 이날 "금융감독원과의 관계에 관심이 많은데, 하반기에는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을 얘기하는 분들이 많지만 결국 한 식구"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금감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금융위원장의 책임이다, 법으로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금감원의 (금융혁신) 과제에 대해 최대한 우리가 잘 할 수 있게 협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키코 사태, 암보험·즉시연금 문제 등을 공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최 위원장은 "금융위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여러 각계에서 의견을 주는데, 금감원에서 제시하는 의견은 당연히 더 무거운 비중으로 감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 위원장은 "조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외부로 이견을 나타내기보다는 의견을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회
댓글2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2. 2 천연영양제 벌꿀, 이렇게 먹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3. 3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4. 4 "김건희 여사 라인, '박영선·양정철' 검토"...특정 비서관은 누구?
  5. 5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