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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우승 전문' 그리즈만, 월드컵 우승으로 한 풀었다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 PK 결승골 포함 4골 2도움으로 맹활약한 프랑스의 에이스

18.07.16 09:12최종업데이트18.07.1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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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 프랑스-크로아티아 경기 7월 16일 오전 0시(한국시각) 러시아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8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결승전 프랑스-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4-2로 이긴 프랑스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PENTA-연합뉴스


언더독의 투혼은 끝까지 계속 됐지만 끝내 대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디디에 데샹 감독이 이끄는 프랑스 축구 대표팀은 16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크로아티아와 결승전에서 6골을 주고 받는 득점 공방 끝에 4-2로 승리했다. 이로써 프랑스는 지난 199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아트사커'의 새로운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20년 전 프랑스 대표팀의 주장으로 우승에 일조했던 데샹 감독은 20년 후 감독으로 다시 한 번 월드컵 무대에서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이번 우승을 통해 지긋지긋한 메이저대회 준우승 징크스를 털어낸 선수가 있다. 바로 2015-2016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과 유로2016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 공격의 중심 앙투안 그리즈만(AT마드리즈)이 그 주인공이다.

리그앙 거치지 않고 스페인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그리즈만

1997년부터 고향팀 EC마콩과 UF 마콩의 유소년팀에서 축구를 배우던 그리즈만은 지난 2005년 평소 동경하던 프랑스의 명문 올림피크 리옹에 입단 테스트를 받았다. 하지만 리옹에서는 체격이 작다는 이유로 그리즈만을 탈락시켰고 그리즈만은 프랑스가 아닌 스페인의 레알 소시에다드에 입단해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이 때문에 그리즈만은 특이하게 프랑스 출신 선수임에도 프랑스의 리그앙에서 활약한 경력이 없다.

2009-2010 시즌 여름 B팀에 승격돼 탁월한 득점력으로 주목 받은 그리즈만은 2009년 9월 1군 무대에 데뷔했다. 2009-2010 시즌 6골을 기록하며 소시에다드의 프리메라 리가 승격에 기여한 그리즈만은 2010-2011 시즌과 2011-2012 시즌 7골, 2012-2013 시즌 10골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성장했다. 그리고 2013-2014 시즌에는 리그 34경기에서 17골을 기록하며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라 리가 득점 랭킹 공동 5위에 올랐다.

2013-2014 시즌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그리즈만은 조국의 파리 생제르맹으로부터 이적 제의를 받았지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을 선택했다.그리즈만은 이적 첫시즌 월드컵 결승에서 맞붙었던 마리오 만주키치(유벤투스)와 AT마드리드의 공격을 이끌며 22골 3도움을 기록했다.2014-2015 시즌 라 리가에서 그리즈만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그 유명한 '메날두(메시와 호날두)'밖에 없었다.

2015-2016 시즌 전성기를 보내며 54경기에서 32골 7도움을 기록한 그리즈만은 AT마드리드를 챔피언스리그 결승으로 이끌었다. 그리즈만은 디에고 포를란과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시티),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를 잇는 AT마드리드의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떠올랐다. 2016년을 기점으로 다시 주가가 오른 그리즈만은 맨유 이적설이 돌았지만 '내가 맨유로 이적할 확률은 NBA농구팀으로 이적할 확률보다 낮다'는 말로 소속팀과의 의리를 지켰다.

그리즈만은 AT마드리드 이적 3년 차를 맞아 득점뿐 아니라 동료들과의 호흡과 경기 운영까지 큰 발전을 거듭하면서 2016-2017시즌 53경기에서 26골 12도움을 기록했다. 그리즈만은 월드컵을 앞둔 2017-2018 시즌에도 디에고 코스타와 함께 투톱을 형성하며 49경기에서 29골 13도움으로 맹활약했다. 그리즈만은 수많은 이적설을 뚫고 지난 6월 AT마드리드와 2023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해 또 한 번 '의리남'으로 등극했다.

대회 최다 공격포인트 공동 1위 기록하며 월드컵 우승 꿈 달성

2014년 3월 네덜란드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A대표팀에 데뷔한 그리즈만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프랑스 공격진의 젊은 기수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그리즈만은 5경기 동안 한 골도 넣지 못하면서 클럽에서의 활약에 비해 대표팀 활약이 미진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리즈만은 프랑스에서 열린 유로2016에서 6경기 6골을 기록하며 대회 MVP와 득점왕, BEST11을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유로2016을 통해 프랑스 대표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은 그리즈만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원톱을 올리비에 지루(첼시)에게 맡기고 활동 반경이 넓은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세컨드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다. 이번 대회 프랑스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몰고 다닌 선수는 단연 '펠레 이후 가장 무서운 10대'로 꼽히는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였다. 하지만 대회 내내 묵묵히 공격진을 이끌며 프랑스의 우승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선수는 단연 그리즈만이었다.

그리즈만은 원톱으로 나선 지루가 대회 내내 한 골도 넣지 못했고 또 한 명의 '영건' 우스만 뎀벨레(FC바르셀로나)가 최악의 활약을 펼친 와중에도 꾸준한 활약으로 프랑스의 공격을 이끌었다. 대회 내내 기복을 보이는 선수들이 적지 않았음에도 프랑스가 이번 대회 14골을 넣으며 위력적인 공격력을 과시할 수 있었던 비결에는 그리즈만의 영리하면서도 헌신적인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그리즈만은 이번 대회 페널티킥 3골을 포함해 4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득점왕 해리 케인(토트넘)과 함께 이번 대회 가장 많은 6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우루과이와의 8강전에서는 왼발 중거리슛으로 쐐기골을 기록한 후 팀 동료 호세 히메네스와 디에고 고딘의 마음을 배려해 골뒤풀이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크로아티아와의 결승전에서는 전반 38분 결승골이 된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후 특유의 유쾌한 골뒤풀이를 선보였다.

이번 대회 우승은 프랑스 차지했지만 MVP에 해당하는 골든볼은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의 몫이었다. 그리즈만과 함께 프랑스 공격을 이끌었던 음바페는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반면에 그리즈만은 4골 2도움을 기록하고도 개인 수상에서는 '무관'에 그쳤다. 하지만 그리즈만에게 아쉬움은 전혀 없을 것이다. 그리즈만에게는 그 어떤 개인상을 다 줘도 바꿀 수 없는 '월드컵 우승'이라는 최고의 경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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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 프랑스 앙투안 그리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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