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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크로아티아, 우승은 누구?... 동유럽 최강은 4강으로

[러시아 월드컵] 7일 밤 열리는 8강 스웨덴-잉글랜드, 러시아-크로아티아 프리뷰

18.07.07 10:40최종업데이트18.07.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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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9시(한국 시간), 러시아 월드컵 G조 2차전 잉글랜드와 파나만의 경기.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 선수가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8강3경기 스웨덴 vs. 잉글랜드 7일 오후 11시]
스웨덴, '언더독 반란' 계속될까


지난 2006년에 개봉한 영화 <짝패>에서 관객들에게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명대사는 주인공 석환(류승완 분)이나 태수(정두홍 분)가 아닌 악역캐릭터 필호(이범수 분)의 입에서 나왔다. 바로 "태수야, 살아 보니까 강한 놈이 오래 가는 게 아니라 오래 가는 놈이 강한 거더라?"였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8강까지 오른 스웨덴 대표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다.

스웨덴은 프랑스, 네덜란드와 한 조에 묶였던 유럽 지역 예선부터 이탈리아를 만난 플레이오프, 독일, 멕시코를 상대한 본선 조별리그까지 한 번도 언더독(약체)이 아닌 적이 없었다. 하지만 스웨덴은 탄탄한 수비와 반격을 통한 실리축구를 앞세워 어려운 난관들을 모두 이겨냈다. 스웨덴은 스위스와의 16강전에서도 슈팅 숫자 12-18, 볼 점유율 37%-63%로 밀리는 경기를 했음에도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포르투갈의 축구영웅 에우제비우가 활약하고 북한이 8강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던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우승 후 50년 넘게 우승은커녕 결승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특히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우루과이,코스타리카,이탈리아와 한 조에 묶여 1무2패의 부진한 성적으로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잉글랜드는 축구종가일 뿐 축구명가는 아니다'는 축구팬들의 비난이 나오는 것도 당연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는 잉글랜드는 16강전에서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가 뛰지 못한 콜롬비아를 승부차기로 꺾고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잉글랜드의 주장이자 주전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토트넘)은 조별리그 5골에 이어 16강전에서도 페널티킥으로 6호골을 기록하며 22년 만의 잉글랜드 월드컵 득점왕 등극에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잉글랜드는 1968년부터 2010년까지 40년이 넘도록 스웨덴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스웨덴 징크스가 워낙 오래 지속되다 보니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자존심을 굽히고 스웨덴 출신의 명장 스벤예란 에릭손 감독에게 대표팀을 맡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잉글랜드는 역대 월드컵에서 스웨덴을 상대로 승리 없이 두 번의 무승부만을 기록했다(이 악연은 2011년 11월까지 이어졌다).

스웨덴과 잉글랜드는 상대적으로 대진운이 좋은 편이다. 강력한 우승후보 독일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포르투갈,아르헨티나 같은 강호들이 조2위로 밀리면서 부담스러운 상대들이 반대편 사다리로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8강에서 승리를 가져가면 결승까지도 충분히 노릴 수 있다. 누구보다 서로에게 익숙한 '숙적' 스웨덴과 잉글랜드는 8강에서 축구팬들을 열광시키는 명승부를 펼칠 수 있을까.

[8강 4경기 러시아 vs. 크로아티아 8일 오전 3시] 거미손 대전이 시작된다

지난 6월 25일,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러시아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우루과이에게 0-3으로 패하며 A조 2위가 됐을 때 많은 축구팬들은 개최국의 선전이 16강에서 마감될 거라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러시아의 16강 상대가 다름 아닌 '무적함대' 스페인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스페인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부진했다 하더라도 스페인이 러시아에게 패하는 그림은 쉽게 그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는 스페인전 승리라는 어려운 미션을 완수해냈다. 스페인은 75%의 점유율로 1031개의 패스를 성공시켰지만 실속은 별로 없었다. 반면에 러시아는 스페인전에서 120분 동안 1무려 46km를 뛰었고 승부차기에서 2개의 선방쇼를 펼친 이고르 아킨페프 골키퍼(CSKA모스크바)는 스페인 격침의 일등공신이 됐다. 경기가 끝난 후 러시아의 일부 선수들이 금지약물 의혹에 시달렸을 정도로 러시아의 활동량은 매우 뛰어났다.

크로아티아는 덴마크와의 16강전에서 연장 후반 경기 종료 5분을 남겨두고 페널티킥을 얻었다.하지만 승리를 눈 앞에 둔 순간 크로아티아의 에이스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가 찬 공은 골망을 흔드는 대신 덴마크 골키퍼 카스퍼 슈마이켈(레스터시타)의 품에 안기고 말았다. 덴마크 선수들은 물론 관중석에 있던 카스퍼의 아버지이자 덴마크의 레전드 골키퍼 피터 슈마이켈도 기쁨에 포효했다. 경기장 분위기가 순식간에 덴마크 쪽으로 바뀌었음은 물론이다.

2018년 6월 2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의 러시아 월드컵 D조 2경기 당시 장면.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크로아티아의 이반 스트리니치와 마르셀로 브로조비치를 상대로 경기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하지만 8강에 오른 팀은 크로아티아였다. 덴마크의 슈마이켈 골키퍼는 승부차기에서도 2개의 선방을 펼쳤지만 크로아티아의 골키퍼 다니엘 수바시치(AS모나코)는 한 술 더 떠 3개의 승부차기를 막아냈다. 다보르 슈케르가 활약하던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한 번도 조별리그조차 통과하지 못했던 크로아티아가 20년 만에 8강 무대를 밟는 순간이다.

크로아티아는 유고슬라비아에서 분리독립 후 월드컵에 출전한 역사는 20년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크로아티아와 러시아는 한 번도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만난 적이 없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분명 크로아티아가 한 수 앞서 있다. 하지만 개최국의 이점에 16강전에서 우승후보 스페인을 꺾은 러시아는 이 상승세를 8강전까지 이어갈 기세다. 한국 시간으로 일요일 동이 틀 무렵, 동유럽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나라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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