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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세와 제이지가 손잡고 만든 걸작 'Everything Is Love'

[리뷰] 'Crazy in Love' 등 명곡 합작했던 이들... 용서와 화해, 흑인 인권까지 앨범에 담다

18.07.06 18:36최종업데이트18.07.0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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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지와 비욘세는 < Everything Is Love >에서 자신들의 과거, 그리고 현재를 이야기한다. ⓒ 'APESHIT' 뮤직비디오 갈무리


얼마 전 어떤 신보들이 나왔나 쭉 둘러보던 중, 조금 생소한 이름을 발견했다. 카터스(The Carters)라는 그룹이 발표한 곡인데 < Everything Is Love >라는 제목이었다. 다시 한번 자세히 살펴보니, 몹시 익숙한 이름들이었다. 부부 관계인 비욘세(Beyonce)와 제이지(JAY-Z)가 듀오로 발표한 앨범이다(제이지의 본명은 숀 코리 카터다).

제이지는 '뉴욕의 왕'을 자처하는 전설적인 래퍼이며, 사업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비욘세는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의 디바다. 그녀는 < BEYONCÉ >와 < LEMONADE >를 거치면서 현재진행형 팝의 전설로 올라섰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올라 있는 부부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음악적 동반자이기도 했다. 'Crazy In Love', 'Deja-Vu', 'Bonnie and Clyde' 등 두 사람은 멋진 곡들을 합작해왔다. 그래미 어워드에서 함께 공연한 'Drunk In Love' 무대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다만, 부부 사이에 화려한 순간만 가득했던 것은 아니다. 제이지의 외도 논란이 있었고, 비욘세는 < Lemonade > 앨범에 수록된 'Sorry'에서 그 당시의 상황을 직접적으로 다뤘다. 그 다음해, 제이지는 < 4:44 >의 'Family Feud'에서 가족 문제를 솔직하게 고백한다. 제이지의 고해성사(?)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어느 정도 원만해졌다. 비욘세와 제이지는 올해 6월부터 'On the Run II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6월 16일 런던 공연에서 카터스의 신곡 뮤직 비디오를 공개하고, 타이달(Tidal)을 통해 음원을 공개했다. 그야말로 '깜짝 발표'였다.

'팝의 여왕'과 '전설적 래퍼', 음악으로 말한다

이 앨범에 참여한 퍼렐 윌리엄스, 마이크 딘(Mike Dean), 보이원다(Boi -1da) 같은 이름에서 미루어볼 수 있다시피, < Everything Is Love >는 확실한 힙합 앨범이다.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가 프로듀싱한 트랩 넘버 'APESHIT'부터 인상적이다. '스웨그'(Swag)로 시작해서 스웨그로 끝난다. 심지어 루브르 박물관을 뮤직 비디오의 주 무대로 삼았다. 이 곡에서 제이지는 '슈퍼볼(하프타임쇼)은 필요 없다. 슈퍼볼이 나를 필요로 하겠지'라고 당당하게 외친다.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으나 수상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 때문인지, 그래미 어워즈를 향해서 가운데 손가락을 날리기도 한다. 화려한 플로우를 과시하는 비욘세의 랩도 놀랍다, 그녀의 존재감은 제이지에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다.

제이지와 비욘세는 많은 뮤지션들과 함께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수록곡 'Black Effect'는 부부의 행보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곡이다. 이 곡에는 미국 사회의 과거와 현재가 모두 담겨 있다. 제이지와 비욘세는 미국 사회의 흑인으로서 느끼는 자긍심과 연대 의식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더불어 먼저 길을 닦아놓은 힙합 뮤지션들, 흑인 인권을 위해 투쟁한 선구자들에 대한 헌사 역시 바치고 있다.

"I'm good on any MLK Boulevard
(흑인들이 모여 사는 곳(마틴 루터 킹 거리)에 가면 마음이 편해지지)

Get your hands up high like a false arrest"
('불법 체포'된 것처럼 손을 높이 들어)
- 'Black Effect' 중

퍼렐 윌리엄스의 영향력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NICE', 제이지와 비욘세의 딸 블루 아이비가 목소리를 보탠 'BOSS', 닥터 드레(Dr. Dre)의 명곡 'Still Dre'를 샘플링한 '713' 등, 인상 깊은 트랙들을 듣다 보면 앨범의 재생 시간은 끝나 있다.

아홉 개의 수록곡 중 가장 중요한 트랙은 이번 앨범의 마지막 트랙인 'LOVEHAPPY'일 것이다. 이 곡에서 두 사람은 서로 대화하듯이 지난 날의 앙금들을 털어놓는다. 비욘세는 제이지의 과오를 용서할 것이라고 말하고, 제이지와 함께 걸어갈 것임을 선언한다. 왜 이 앨범의 제목이 'Everything Is Love'였는지 이해가 된다. 비욘세와 제이지는 음악을 통해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내고, 서로 용서하며, 결국 화해한다. 팝 역사상 '음악적인' 면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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