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찰 때문에"... TV로 남북통일농구 본 김정은

김영철, 고려호텔서 조명균과 환담... "위원장이 만나보라 해서 왔다, 북남 역사에 좋은 일"

등록 2018.07.05 13:49수정 2018.07.0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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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호텔 깜짝 방문한 김영철 방북중인 남북통일농구경기단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5일 오전 평양 고려호텔에서 김영철 노동당부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 이희훈


[평양공동취재단 신나리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일 남북 통일 농구대회 경기를 관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 4일 열린 혼합경기는 TV로 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경기를 보며 전반적인 흐름을 하나하나 짚는 등 통일 농구대회에 애정을 드러냈다는 말도 나왔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5일 오전 남측 방북단이 묵는 평양 고려호텔을 방문해 김 위원장의 상황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지방시찰 중이라 농구대회 관람이 어렵다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 통일 농구대회 지극한 관심"

조명균 통일부장관 등 남측 정부 대표단 5명과 환담한 자리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은 "지금 우리 국무위원장께서 지방 현지지도 길에 계시다"라며 "오늘도 경기도 보시지 못할 것 같고 조명균 장관께 이해를 구하고 오래간만에 평양에 오셨는데 하고 싶은 얘기도 간단하게 나누는 것이 어떻겠냐는 조언이 있어서 제가 이렇게 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 남북 통일농구 경기를 TV로 봤다"라며 "조명균 장관 등 여러분들이 오셨는데 저보고 나가 만나보는 게 좋지 않겠냐고 해서 이렇게 나왔다"라고 덧붙였다.

김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이 이번 통일농구 경기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남측에서 방송도 들여오게 하고 음악도 가져오게 하라 이렇게 가르침을 주셨다"라며 "(남측 방북단이) 100명 정도 들어오는데 고려호텔에 같이 다 들어가게 숙식하게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런 (김 위원장의) 특별한 관심 속에서 마련된 통일농구경기"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것도 북남관계 역사에 하나의 장을 아로새길 특기할 좋은 일이 될 것 같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호응이 참으로 고맙다. 앞으로 이런 흐름 계속된다면 북남관계는 좋은 길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현안 논의 기대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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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환담 결과 브리핑하는 조명균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5일 오전 평양 고려호텔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환담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여기에 조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도) 출발 전에 상당히 관심을 보였고, 북측 가서 (김정은) 위원장이나 관계자 뵙게 되면 판문점선언 이행에 대한 남측 의지 잘 전달하라는 말씀이 있으셨다"라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경기가) 한 편의 드라마보다 더 (좋은) 경기가 된 것은 남북 관계가 (잘 될 거라는) 상당히 좋은 의미 아닌가 느꼈다"라며 "(북측) 경기장이 너무 훌륭해 남측에서 가을 농구대회 준비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걱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김 부위원장은 "조명균 장관이 나와서 만족스럽다고 하니까 상당히 다행스럽다"라고 화답했다.

사실 4.27 정상회담 때 경평 축구 경기 부활을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농구부터 하자'고 역제안하는 등 관심을 보인 것은 김 위원장이었다. 이에 김 위원장이 경기장을 찾을 것이란 관측은 일찌감치 나왔다. 남북관계 주무부처인 통일부 장관이 단장으로 방북한 만큼 별도 접견 형식으로 김 위원장과 만나 남북간 현안을 논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현재까지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날 환담에는 조명균 장관 이외에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등 남측 대표단 5명이 참석했고 북측에서는 리택건 당 통일전선부 부부장 등이 배석했다.

북측은 김 부위원장이 고려호텔을 방문하기 2시간여 전에 남측에 이 방문과 관련해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8월에 남측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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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균 장관과 환담 마친 김영철 김영철(왼쪽 두번째)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5일 오전 평양 고려호텔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환담후 호텔을 나서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김 부위원장은 향후 남측에서 진행될 탁구 경기와 창원에서 열리는 사격경기대회에 북측이 참가할 생각이라는 말도 했다. 사격경기대회는 오는 8월 31일부터 9월 15일까지 창원에서 열리는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뜻한다.

남북통일농구는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 선수단이 한팀을 이뤄 겨루는 혼합경기로 대회 시작을 알렸다. 이어 5일 남북이 맞대결하는 여자부, 남자부의 친선경기가 열린다.

남북 관계자들은 이날 경기 후 최휘 부위원장이 주최하는 환송 만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방북 마지막 날인 6일에는 평양시내에 있는 장소를 참관한다. 통일부는 "구체적인 장소는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5일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2박 3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20여 일 만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가능성도 상당하다.
#김정은 #김영철 #조명균 #남북통일농구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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