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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만에 탈락' 독일에 고춧가루 뿌린 한국, 자랑스럽다

[러시아 월드컵] 한국, '디펜딩 챔피언' 독일에 2-0 승... 16강 탈락했지만

18.06.28 09:34최종업데이트18.06.2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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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 독일 침몰시킨 대한민국 (카잔=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 경기에서 손흥민이 후반 추가시간에 추가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디펜딩 챔피언. FIFA 랭킹 1위. 세계 최강 독일 축구를 상징하는 수식어는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독일이 한국 축구에 가로막히며 역대급 이변의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한국은 27일 밤 11시(한국시각) 러시아 카잔에 위치한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독일의 조기 탈락은 역대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충격이다. 독일이 역대 월드컵 역사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은 것은 80년 만에 처음이다.

독일은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1차전에서 멕시코에 패하는 등 다소 부진하게 출발했지만 스웨덴전에서 극적으로 2-1로 승리하며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 모두가 독일의 조별리그 탈락을 의심하지 않았다. 심지어 최종전 상대는 FIFA 랭킹 57위의 한국이었다.

한국은 스웨덴, 멕시코에 연달아 패하며 2패를 기록, F조 최하위에 처져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드필드의 핵심 기성용마저 부상으로 결장했다. 이미 대회를 앞두고 권창훈, 염기훈, 이근호, 김민재, 김진수 등 부상 악령이 몰아치면서 최상의 라인업을 구성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앞서 해외 언론은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1%라고 전망했다. 독일을 이기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아야만 현실화 될 수 있는 경우의 수였다.

한국은 4-4-2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수비 상황에서 장현수가 후방으로 내려가며 5백으로 전환했다. 손흥민과 함께 투톱으로 출격한 구자철도 미드필드까지 깊숙하게 수비 가담에 힘썼다.

독일은 한국의 일사불란한 수비 간격과 좁은 공간에서 이렇다 할 해법을 찾지 못했다. 한국은 좌우 측면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요수아 킴미히, 레온 고레츠카의 오른쪽 공격을 철저하게 틀어막았다. 문선민은 엄청난 활동량과 전투적인 압박으로 킴미히의 오버래핑을 억제했다.

키 플레이어 토니 크로스에 대한 견제는 이재성이 맡았다. 메수트 외질은 한국 진영에서 고립되며 특유의 플레이 메이킹을 발휘하지 못했고, 원톱 티모 베르너도 공간을 창출하지 못하자 측면 공간으로 자주 나와야 했다.

한국은 독일보다 더 많은 활동량과 기동력으로 개인 기량의 부족을 상쇄했다. 줄곧 지적받은 수비 불안은 독일전에서 오히려 강인함으로 뒤바꿨다. 이번 월드컵 최고의 발견으로 평가받는 조현우 골키퍼는 결정적인 순간 슈퍼 세이브를 연출했다. 김영권 역시 독일 공격의 길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위기를 모면했다.

독일은 마리오 고메스, 토마스 뮐러, 율리안 브란트를 차례로 투입하는 등 극단적인 공격 전술을 감행했다. 이에 맞선 한국의 수비는 견고했고 흔들림이 없었다. 공격으로 올라온 독일을 상대로 넓은 공간을 공략했으며, 예리한 역습을 전개했다.

승부는 후반 추가시간에 갈렸다. 후반 48분 손흥민이 올려준 코너킥 상황에서 혼전 중에 크로스와 쥘레를 거치며 김영권에게 전달됐고, 문전에 대기하던 김영권은 침착하게 왼발로 마무리 지었다. 부심은 김영권의 오프사이드를 선언했지만 주심이 VAR 판독 결과 득점으로 인정했다.

승리가 아니면 무의미했던 독일은 총공세에 나섰다.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까지 공격에 가담했다. 하지만 후반 51분 주세종이 노이어 골키퍼의 공을 가로챈 뒤 수비 뒷 공간으로 롱패스를 찔러줬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린 손흥민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모두가 한국 축구를 비웃었다. 비록 16강 진출을 좌절됐지만 독일에게 고춧가루를 뿌린 것만으로도 엄청난 성과였다. 역대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가 전 대회 우승팀을 물리친 최초의 팀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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