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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언어'에 당황한 이병헌 "처음엔 의도 파악 못했지만..."

[현장] tvN 새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제작발표회

18.06.26 18:38최종업데이트18.06.2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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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터 션샤인' 화이팅 넘치는 선남선녀 배우 변요한, 이병헌, 김태리, 김민정, 유연석이 26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새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감독이 <태양의 후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 이후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7월 7일 토요일 오후 9시 첫 방송. ⓒ 이정민


<태양의 후예> <도깨비>로 연타석 홈런을 친 김은숙-이응복 콤비가 이번엔 구한말, 의병들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들고 왔다. 캐스팅 단계부터 논란과 화제의 중심에 섰던 tvN <미스터 션샤인> 제작발표회가 2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들은 "김은숙 작가, 이응복 감독의 드라마라는 이야기에 안 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입을 모았다. 이병헌, 김태리, 유연석, 김민정, 변요한 등 현재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가장 뜨거운 배우들을 한데 모은 힘 역시 작가와 PD의 힘이었던 것이다. 김민정은 "10년 만에 대본을 읽으면서 설레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이 설렘과 떨림이, 배우로서 한 걸음 더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은숙 작가는 <파리의 연인> <시크릿가든> <태양의 후예> 등 흥행 불패 신화를 이어온 대표적인 스타 작가 중 하나다. 로맨스 장르에 특화된 김 작가의 작품은 특유의 대사와 감수성으로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서곤 했다. 이에 대해 이병헌은 "처음에는 낯설고 익숙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김은숙의 언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워낙 좋은 작가님으로 유명하고, 명대사도 많이 만드셨지만, '오글거린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압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땐 저도 낯설고 익숙하지 않았고, 어떤 때는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었어요. 배우는 작가의 의도를 최종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사람인데, 그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서 어떡하나 고민에 빠지기도 했는데, 이젠 어느 정도 익숙해졌습니다. 또, 당시엔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에서야 이해되는 대사들도 있어요. 정말 묘한 힘을 가진 작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병헌)

▲ '미스터 션샤인' 이병헌, 미스터 대명사 배우 이병헌이 26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새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감독이 <태양의 후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 이후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7월 7일 토요일 오후 9시 첫 방송. ⓒ 이정민


드라마의 배경은 저물어가는 조선이다. 일제에 항거하는 조선 민중들의 이야기는 여러 차례 드라마와 영화로 다뤄졌지만, 이응복 감독은 "1905년이라는 시대적 배경에 주목해달라"고 했다.

그간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뤄진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가 대부분 1930년대, 일제강점기의 이야기였던 것과 달리, <미스터 션샤인>은 1800년대 말부터 1900년대 초의  아직 일제에 강제 합병되기 전, 끝까지 저항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 감독은 "이들의 이야기는 다뤄진 적도 거의 없고 기록도 거의 없었다"면서 기록되지 않은 역사를 새롭게 만들기 위해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1900년대 건물들은 남아있는 것이 거의 없어 세트장을 짓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미스터 션샤인>은 김은숙 작가님이 이전부터 가지고 계시던 시놉시스였는데, 돈이 많이 드는 시대극이라 제작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가 너무 잘 된 덕분에, 이때가 아니면 하지 못할 것 같아서 제작하게 됐습니다. 돈이 많이 들더라도 남들이 많이 다루지 않은 시대에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이응복 감독)

이번 작품은 400억 원이라는 국내 드라마 제작비로는 사상 초유의 금액, 세계적인 유료 동영상 플랫폼인 넷플릭스 사전 판매 등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미스터 션사인>은 전 세계 190개국에서 동시 방송되는데, 과연 이 한국적인 소재의 드라마가 세계 시청자들에게 어떤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의 시선도 존재했다.

이응복 감독은 "글로벌 시청자들을 의식해 만든 드라마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나라마다 근대화 과정에서 외세의 침입과, 그에 항거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있을 것 같다. 의로운 마음은 보편적인 감성인 만큼 이런 부분이 해외 시청자들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미스터 션샤인' 김태리, 드라마 처음! 배우 김태리가 26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새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감독이 <태양의 후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 이후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7월 7일 토요일 오후 9시 첫 방송. ⓒ 이정민


이번 작품은 지금 영화계의 가장 핫한 신예, 김태리의 브라운관 데뷔작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간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는 여자 캐릭터를 수동적이고 남성 의존적으로 그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김태리가 연기할 고애신 캐릭터는 다르다.

김태리는 "애신은 조선 최고 명문가의 '애기씨'라는 신분을 내려놓지 않으면서도, 조선을 위해 싸우는 일을 멈추지 않는 캐릭터"라면서, "누군가의 강요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어떤 풍파를 겪더라도 스스로 생각하고 묵묵히 걸어 나가는 강인한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이병헌 역시 "여성 캐릭터가 파워풀하고 매력적인, 히어로 같은 캐릭터이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는 시청자들이 여자 캐릭터에 더 큰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듯 매력적인 고애신은 주인공인 이병헌(유진 초이 역)은 물론, 유연석(구동매 분), 변요한(김희성 분) 모두를 사랑에 빠트린다. 노비 출신 미국인 장교, 백정의 아들인 흑룡회 검사, 조선 최고의 부호이자 정혼자인 세 남자는 각자의 순정을 가지고 애신을 사랑하고 애신이 사랑하는 조선을 지키기 위해 싸우게 된다.

유연석은 "희성은 조선에서 임금님 다음으로 돈이 많은 캐릭터고, 유진은 누구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미국인이라는 신분으로 애신을 보호할 수 있다"면서 "내가 연기하는 동매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세상 모두를 적으로 만들어도 후회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병헌은 "유진 초이는 합리적이고 냉정하고 드라이해 보이는 캐릭터다. 이런 캐릭터성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누군가를 보호하고 지켜내려 하는 것이 이 인물의 매력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미스터 션샤인' 유연석-이병헌-변요한, 미남 옆에 미남 배우 유연석, 이병헌, 변요한이 26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새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감독이 <태양의 후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 이후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7월 7일 토요일 오후 9시 첫 방송. ⓒ 이정민


▲ '미스터 션샤인' 김민정, 당차고 여유롭게! 배우 김민정이 26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새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감독이 <태양의 후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 이후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7월 7일 토요일 오후 9시 첫 방송. ⓒ 이정민


또, 친일파 아버지에 의해 늙은 일본인 거부에게 팔려갔다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은 쿠도 히나 역은 배우 김민정이 연기한다. 김민정은 "극 중 히나는 애달프다는 말을 자주 쓴다. 연기를 하면 할수록 외로운 히나의 마음이 공감된다. 이런 담담한 애달픔에 시청자들이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드라마의 모든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빛나기 쉽지 않다. 시청자분들이 캐릭터 보는 재미도 있으실 것 같다"며 기대를 북돋기도 했다.

유연석은 "요즘처럼 우리나라가 세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시기에, 기억되지 못한 의병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를 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큰 사명감을 느끼면서 남은 촬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을 때 출연 작품이 전세계에 개봉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한국 드라마가 190여 개국에서 동시에 방송되는 일은 처음이다. 놀라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고, 기대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스터 션샤인>은 굉장히 중요한 역사적 사건과 정치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우리 항일 독립운동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는 세계 시청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인 정서를 그리고 있다"면서 "우리 역사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이야기에 따라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응복 감독은 "이 시대를 살아가신 분들과, (엄청난) 제작비가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작부터 '역대급' 스케일로 화제를 모은 <미스터 션샤인>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한국 드라마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미스터 션샤인>은 <무법 변호사> 후속으로 오는 7월 7일 토요일 오후 9시 첫 방송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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