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찍박' 꺼낸 김문수 "바른미래당 곧 분열된다"

단일화 실패하자 야권 표심 겨냥한 '사표론' 꺼내... "안철수 찍으면 박원순 된다"

등록 2018.06.10 11:57수정 2018.06.1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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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가 1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안철수 후보 찍으면 박원순 후보가 당선된다."

'안찍박'.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에게 표를 주면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결국 당선된다는 주장.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6.13 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10일 오전 내놓은 대국민 호소의 주제였다. 최근까지 안 후보와 '반(反) 박원순' 전선을 꾸려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태세였다.

야권 성향 서울 지역 유권자를 겨냥한 '○찍박' 주장은 사실 안철수 후보가 먼저였다. 그는 지난 8일부터 '김찍박'을 주장했다. 그는 사전투표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9일 북한산을 찾은 등산객들을 만났을 때도 "김문수 찍어서 사표 만들지 마시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그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곧 분열하고, 소멸할 정당과 후보는 대안이 될 수 없다"면서 바른미래당의 분열까지 시사했다. 정작 바른미래당의 내부 갈등이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논의로 심화됐던 점을 감안하면 역설적인 상황이었다. 

"곧 소멸할 정당·후보 안 된다, 한국당에 힘 모아달라"

김문수 후보는 '후보단일화 실패'를 사과하면서 '안찍박'을 주장했다. 그는 "후보 단일화에 대한 시민 여러분의 열망을 이루지 못하고 선거를 치르게 된 데 대해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면서 "하지만 저 김문수,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에 승리하여 보답할 것이다. 안철수 후보를 찍으면 박원순 후보가 당선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후보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 정체성을 지키고 문재인 정부 일방독주를 견제할 정당은 자유한국당뿐"이라며 "자유한국당 말고 어느 정당이 자유경제, 자유시장, 종교의 자유, 양심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되찾고 지킬 수 있겠나. 곧 분열하고, 소멸할 정당과 후보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즉, 바른미래당은 정부·여당을 견제할 대안세력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지방선거 후 정계 개편 과정에서도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통합을 주장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대한민국 자유의 마지막 보루이자 자유민주세력을 재건하고 통합할 중심축인 자유한국당에 힘을 모아달라"라며 "무능과 탁상행정으로 시민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시정, 좌파시민단체가 주무르는 시정을 끝내고 하루하루 눈부시게 바뀌는, 서울의 변화를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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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4층 상가건물 붕괴 현장을 방문해 주위를 둘러보고 있다. ⓒ 유성호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자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선동 한국당 의원 역시 기자회견 말미에 "그 정당(바른미래당)은 선거 이후에 문재인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당이 아니다"라며 "미래가 불투명한, 분열될 당"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났을 땐, '후보 단일화는 비정상적 정치행태'라는 주장도 폈다. 그는 "오늘 기자회견은 단일화 없이 선거를 완주하겠다는 뜻인가"란 질문에 "물론, 처음부터 그런 생각이었다"라면서 "특히 안철수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7년 전에 만들어 낸 산파였고 산모였다. 그 점에 대해서는 시민 여러분들께서 잘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 후보에게 출마기회를 양보했던 안 후보야말로 지난 7년 서울시정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논리였다.

김 후보는 앞서 선거 초반 때도 같은 주장을 펼쳤지만 안 후보와 단일화 논의를 진행하던 중엔 이 얘기를 더 이상 하지 않았다. "단일화 논의 땐 하지 않았던 얘기를 다시 꺼냈다"는 지적엔 "객관적 사실을 언론이 전혀 모르는 것처럼 질문을 한다"라면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박원순의 대척점이 안철수가 될 수 있느냐. 김문수 아니냐"라면서 "당연한 이야기인데 단일화라는 논리 탓에 (나온 언론 보도로) 자칫 잘못하면 시민들에게 혼동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특히 김 후보는 "단일화는 아시다시피 정상적인 정당정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당이 정통보수로서 우리 당 후보를 내는 게 왜 이상한 일이고 안철수 후보의 바른미래당과 (서울시장 후보를) 합쳐야 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라면서 "그래서 처음부터 그렇게 하려면 합당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원순 특혜대출 의혹 재차 제기

한편, 김문수 후보는 이날 박원순 후보의 특혜 대출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지난 7일 선거관리위원회 서울시장 후보자 초청 두 번째 TV토론회에서 제기한 의혹이다.

당시 김 후보는 "(박 후보는) 빚이 계속 늘어나는데, 시 금고인 우리은행으로부터 담보 없이 1억9천여만 원을 빌리셨다. 어떻게 담보 없이 빚을 계속 낼 수 있냐"고 지적했다. 이에 박원순 후보는 "검사도 했고 변호사도 했다. 돈을 벌려면 얼마든지 벌 수 있었는데, 시민운동을 하면서도 시만단체에 다 내놓았다"라며 "명색이 서울시장 6년을 하고 변호사도 했는데 빚이 있다면 청백리가 아니겠나"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당시 박 후보의 답변을 '거짓말'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가 서울시장이 아니라면 그 많은 돈을 그렇게 쉽게 빌릴 수 있었겠나"라며 "떳떳하다면 대출과정, 대출이자 등 한 점 의혹도 없이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문수 #안철수 #서울시장 선거 #박원순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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