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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하고 싶다" '로봇' 서강준 내세운 드라마 PD의 패기

[현장] KBS 2TV 새 월화 드라마 <너도 인간이니?> 제작발표회

18.05.31 17:21최종업데이트18.06.0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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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도 인간이니?' 인간미와 사랑을 위해! 배우 이준혁, 김성령, 공승연, 서강준, 박환희, 유오성이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너도 인간이니?>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너도 인간이니?>는 욕망으로 가득한 인간 세상에 뛰어든 인공지능 로봇 남신Ⅲ가 인간미 가득한 여자사람을 만나 진정한 사랑과 인간다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AI 휴먼 로맨스 드라마다. 6월 4일 월요일 오후 10시 첫 방송. ⓒ 이정민


사람보다 사람다운 로봇이 생긴다면 어떨까. 우리는 그 로봇을 사람과 똑같이 대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인간적인 가치를 소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현대 사회에서, 인간적인 로봇과 진짜 인간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이 어려운 질문을 던지는 드라마가 등장했다.

오는 6월 4일 첫 방송 예정인 KBS 2TV 새 월화 드라마 <너도 인간이니?>가 그 주인공이다. 31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진행된 <너도 인간이니?>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서강준, 공승연, 이준혁, 박환희, 김성령, 유오성과 연출을 맡은 차영훈 감독이 참석했다.

<너도 인간이니?>는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인공지능 로봇 '남신Ⅲ'(서강준 분)와 열혈 경호원 강소봉(공승연 분)이 대국민 인간 사칭 프로젝트를 펼치는 드라마다. 차영훈 감독은 "인공지능 로봇이 자신과 똑같은 사람의 역할을 대신하며 생겨나는 생기발랄 좌충우돌 로맨스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남신3가 인간 남신을 연기하면서 펼쳐지는 가볍고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 같은 장면부터 도로 위 달리는 차를 넘나드는 화려한 액션까지 이어져 기대감을 높였다. 체코에서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했을 뿐만 아니라 리얼한 로봇 연출을 위해 영화 CG팀까지 동원됐다. 게다가 100% 사전제작으로 이미 후반작업까지 모두 마친 만큼 완성도 높은 작품이 탄생할 전망이다.

까칠한 인간 '남신', 순수하고 인간적인 로봇 '남신3'

▲ '너도 인간이니?' 서강준, 로망이었던 1인2역 배우 서강준이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너도 인간이니?>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너도 인간이니?>는 욕망으로 가득한 인간 세상에 뛰어든 인공지능 로봇 남신Ⅲ가 인간미 가득한 여자사람을 만나 진정한 사랑과 인간다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AI 휴먼 로맨스 드라마다. 6월 4일 월요일 오후 10시 첫 방송. ⓒ 이정민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 삶에 스며들고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한 드라마도 많이 제작되는 추세다. 지난해 방영된 tvN 드라마 <써클: 이어진 두 세계>, OCN <듀얼> 등에서 이미 복제인간에 대한 화두를 던졌고 MBC 드라마 <보그맘> <로봇이 아니야>는 인공지능 로봇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이들에 비해 한발짝 늦게 방송하게 됐지만 차영훈 감독은 "기획은 우리가 먼저였다"고 말했다.

"이미 2016년 10월쯤 대본 2부 정도와 시놉시스가 나왔다. 기획 면에서는 우리가 최초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작품과 차별화 전략을 생각할 때쯤엔 이미 우리 촬영이 끝나 있었다. 우리 스스로 시청자를 설득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서강준은 오로라 박사(김성령 분)의 아들 남신과 오로라 박사가 만든 인공지능 로봇 '남신' 시리즈의 최신형 남신3, 1인 2역을 맡아 활약을 펼친다. 공승연은 격투기 선수 출신 4년 차 경호원 강소봉 역을 맡아 남신3와 함께 티격태격 로맨스를 펼친다.

복제 로봇과 인간,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소화해야 했던 서강준은 "인간 남신과 로봇 남신3는 서로 대비되는 성격이다. 남신3는 너무 순수해서 신생아 같은 느낌이다. 반면 인간 남신은 어렸을 때부터 상처가 많아서 까칠하지만 알고 보면 따뜻하고 여린 인물이다"라고 설명했다.

인간이 아닌 로봇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서강준은 <바이센티니얼맨> <아이로봇> 등 로봇 영화들을 많이 참고했다고 말했다. 특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 A.I >(에이 아이)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그는 "<에이 아이>에 어린 아이가 나오는데 그 친구가 연기를 너무 잘했다. 그 로봇 캐릭터의 순수함, 자기 존재에 대한 고민, (로봇이 느끼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 '너도 인간이니?' 공승연-서강준, 동갑내기 주연하기 배우 공승연과 서강준이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너도 인간이니?> 제작발표회에서 배역에 어울리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너도 인간이니?>는 욕망으로 가득한 인간 세상에 뛰어든 인공지능 로봇 남신Ⅲ가 인간미 가득한 여자사람을 만나 진정한 사랑과 인간다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AI 휴먼 로맨스 드라마다. 6월 4일 월요일 오후 10시 첫 방송. ⓒ 이정민


서강준은 1인 2역을 소화하면서 공승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고백했다. 1993년생 동갑인 두 사람은 '동갑 케미'도 상당했다고 고백해 기대감을 높였다. 서강준은 "남신3가 인간인 척 하고, 인간 남신이 로봇인 척 하기도 해서 복잡하게 느껴졌다"라며 "1인 2역하면서 헷갈릴 때도 많았는데 (공승연이) 남신3와 인간 남신을 대하는 태도에서 확 차이가 느껴져서 도움이 많이 됐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남신3'는 복제된 로봇인 만큼 완벽한 '남친상'에 가까운 캐릭터다. 서강준은 "힘이면 힘, 따뜻한 마음이면 마음, 집안일도 다 해주고 정보력도 있는 모든 걸 다 갖춘 남자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성령은 "내가 만들었다"라며 "'(상대방이) 울면 안아주는 거야'라고 가르쳤더니 나만 안아주지 않고 다른 여자들까지 다 안아주고 있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로봇과 사랑한다는 다소 비현실적인 설정으로 시청자들을 잘 설득할 수 있을까. 일단 공승연은 촬영하면서 점점 더 강소봉 역할의 감정에 동요하게 됐다고. 공승연은 "과연 (강)소봉이 남신3를 사랑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라며 "(촬영하다 보니) 현실감이 있었다. 요즘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 접해 있는데 촬영 막바지에는 남신3와 사랑을 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 시청자분들도 함께 방송을 통해 그 감정을 느껴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들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아들과 똑같은 로봇을 직접 만든 오로라 박사 역을 맡은 김성령은 "마지막에 두 아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데, 누구나 로봇을 버릴 것 같지 않나. 그런데 그러지 못하고 갈등했다"고 털어놔 드라마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화기애애했던 현장, 목표 시청률은 15.5%?

▲ '너도 인간이니?' 유오성, 범접 불가능 카리스마 배우 유오성이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너도 인간이니?>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너도 인간이니?>는 욕망으로 가득한 인간 세상에 뛰어든 인공지능 로봇 남신Ⅲ가 인간미 가득한 여자사람을 만나 진정한 사랑과 인간다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AI 휴먼 로맨스 드라마다. 6월 4일 월요일 오후 10시 첫 방송. ⓒ 이정민


이날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낸 유오성은 선글라스와 모자를 쓴 편안한 차림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16년 방송된 KBS 2TV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이후 약 2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한 유오성은 "사전제작이다 보니 그렇게 됐다. 기대감 반 긴장감 반이다. 배우가 배우답기 위해서는 연기밖에 없다. 차영훈 감독과 함께 일해본 적이 있어서 감독을 보고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차영훈 감독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인간 남신의 약혼녀 서예나 역을 맡은 박환희도 차영훈 감독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처음에 감독님에게 '감독님은 감독님 같지 않다. 홍대 이자카야 사장님 같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너무 편안하게 대해주고 생각도 유연하고 유머러스 했다"고 말했다.

반면 차영훈 감독은 배우들을 칭찬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차 감독은 "김성령은 현장에서 영양제 수백 알을 갖고와서 스태프들에게 나눠줬다. '너는 낯빛이 안 좋으니까, 이걸 먹어야 한다'라면서 조명부 막내 스태프에게까지 영양제를 챙겨주더라. 외모만 봐서는 깍쟁이일 것 같은 느낌이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매우 털털하고 누나같고 친구 같았다. 김성령은 항상 털털한 모습, 열려있는 모습으로 젊은 배우들과 많이 소통했다"고 귀띔했다.

▲ '너도 인간이니?' 김성령, 가려지지않는 아름다움 배우 김성령이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너도 인간이니?>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웃고 있다. <너도 인간이니?>는 욕망으로 가득한 인간 세상에 뛰어든 인공지능 로봇 남신Ⅲ가 인간미 가득한 여자사람을 만나 진정한 사랑과 인간다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AI 휴먼 로맨스 드라마다. 6월 4일 월요일 오후 10시 첫 방송. ⓒ 이정민


월화극 1위를 수성했던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 후속으로서 배우, 감독들의 시청률에 대한 부담도 있었을 터다. 서강준은 "드라마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다.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라며 "가볍게 얘기해 보자면 현실적으로 바라는 시청률은 8.5% 정도다"라고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조금 더 높게 불러달라는 요청에 서강준은 15.5%까지 높여 웃음을 자아냈다.

조심스러운 태도였던 서강준에 비해 차영훈 감독은 '정말 1등하고 싶다'는 소망을 분명하게 밝히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로 가득찬 세상 속에 이질적인 로봇 하나가 뚝 떨어졌는데 가장 인간적인 건 사람이 아닌 로봇이었다는 역설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면서 인간이 가지고 있어야 할 덕목 같은 걸 잃고 살진 않았나 돌아보게 되는 그런 계기가 되는 작품이기를 바란다. 가장 많은 시청자들이 (우리 드라마를) 봤으면 좋겠다. 정말 1등하고 싶다. 그러나 하고싶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부족한 점은 있겠지만 불성실하게 하지는 않았다. 그 진정성이 시청자 여러분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너도 인간이니? 서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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