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계관 담화의 속뜻... "트럼프 방식 기대했는데"

트럼프 회담 취소 소식에 북, 9시간 만에 반응... 아쉬움 드러내

등록 2018.05.25 14:09수정 2018.05.2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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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사진은 지난 2011년 7월 뉴욕 맨해튼 밀레니엄유엔플라자 호텔을 나서고 있는 모습. 뒤쪽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각)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자 25일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를 냈다. 북측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9시간여 만에 첫 반응을 보인 것. 북한은 담화에서 미국에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지만, 북미 대화의 의지를 굽히지는 않았다. 그리고는 <트럼프 방식>을 재차 언급하며 '기대해왔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방식, 현명한 방안 되기를 기대하기도 했다"

"<트럼프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 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하였다."


지금까지 북한은 <트럼프방식>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다만, 지난 9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차 방북했을 때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새로운 대안'이라는 표현이다. 지난 10일 <조선중앙TV>는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회동 내용을 7분가량 보도하며 폼페이오 장관이 가져온 '새로운 대안'에 관심을 드러냈다.

당시 <조선중앙TV>는 "최고 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전해 들으시고 대통령이 새로운 대안을 가지고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데 대해서와 조미(북미) 수뇌상봉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데 대하여 높이 평가하시고 사의를 표하셨다"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메신저 역할을 한 폼페이오 장관을 통해 비핵화 범위나 방식과 관련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크다. 25일 김 제1부상이 담화에서 말한 <트럼프방식> 역시 '새로운 대안'의 또 다른 표현일 수 있다.

'최선희 담화'는 협상력 높이려는 전략?


담화는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방식>을 기대해왔다는 분위기를 풍겼다.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 좋은 시작을 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시면서 그를 위한 준비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오시였다."

김 제1부상의 담화는 <트럼프방식>을 언급한 후 다음 문장에서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기대하며 준비하고 있었다는 속내를 보였다. 이러한 표현은 결국 '최선희 담화'가 '진심'이라기보다는 '협상 전략' 차원의 발표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 역시 '최선희 담화'가 북한의 진심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24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담화는 북미정상회담을 진짜로 중단하자는 뜻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북미정상회담의 판을 깨려는 목적이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 24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펜스 미 부통령을 공격하며 '북미정상회담의 재고' 가능성을 담화 형식을 통해 드러냈다. 여기에서 그는 '리비아모델 수용 불가'를 못 박았지만, 위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북한과 미국은 <트럼프방식>의 '새로운 대안'을 조율해왔을 가능성이 크다.

[관련 기사] '회담 취소'에 북한 "인류 염원에 부합되지 않는 결정"
#김계관 #폼페이오 #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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