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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와 살라, 결승서 만난다... 유럽축구 최강은 누구?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레알 마드리드 vs. 리버풀 프리뷰

18.05.25 14:27최종업데이트18.05.2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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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시작된 유럽축구 리그는 지난 주말 경기를 끝으로 2017~2018시즌을 마무리 지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페인 프리메라리가(LFP), 이탈리아 세리에 A,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 앙 등 유럽 주요리그에선 맨체스터 시티와 FC바르셀로나(바르사), 파리 생제르맹(PSG) 등의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유벤투스와 바이에른 뮌헨은 각각 7시즌, 6시즌 연속 우승이란 대기록을 달성했다.

기나긴 리그 일정은 이제 마무리된 채 올 시즌 유럽축구 클럽 최강을 가리는 별들의 전쟁인 2017~2018 UEFA 챔피언스리그(아래 UCL) 결승전이 오는 일요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각)에 펼쳐진다.

이번 매치업은 3시즌 연속 결승에 진출한 레알 마드리드(아래 레알)와 11년 만에 결승에 진출한 리버풀의 맞대결이다. 최근 유럽무대 결과물이나 선수층은 레알이 절대적 우위지만 위르겐 클롭 감독 부임 이후 팀 컬러가 갖춰져 가는 리버풀의 올시즌 UCL에서 보여준 행보는 이변을 기대하기에 충분한 매치업이다.

UCL 3연패 도전하는 지단, 그러나 부담스러운 일전

UCL에서 3연패를 기록한 클럽은 레알 마드리드(1955-1956~1959-1960, 5연패), 아약스(1970-1971~1972-1973, 3연패), 바이에른 뮌헨(1973-1974~1975-1976, 3연패) 3팀뿐이다. 올시즌 결승에 오른 리버풀 역시 1976~1977시즌과 1977~1978시즌 2연패를 한 것이 전부다. 하지만 이는 모두 UCL의 전신인 유로피언 컵 시절 기록이었다. UCL로 명칭이 바뀐 1992~1993시즌부터는 이탈리아 AC밀란과 유벤투스가 각각 3시즌 연속 결승에 진출한적은 있지만 3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한 클럽은 없다.

이런 의미에서 UCL 3연패에 도전하는 레알의 기록은 더욱 의미가 깊다. UCL의 전신인 유로피언 컵에서의 기록이지만 역사상 최초로 5연패를 달성했던 레알은 이번 시즌 UCL 우승을 기록하면 21세기 들어 처음이자 UCL로 개편된 이후 처음으로 3연패를 기록한 첫 번째 클럽이 된다.

지난 4월 12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스페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구장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경기.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 선수가 유벤투스를 상대로 득점한 후 환호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2010년대에 들어 오면서 UCL 4강에 꾸준히 오른 레알은 지난 2시즌 연속 우승 등 4시즌동안 3차례 UCL 정상에 오를 정도로 팀에 '챔스 DNA'를 증명하고 있다.

이 중심엔 지네딘 지단 감독이 있다. 그는 전임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이 경질된 2015~2016시즌중반 지휘봉을 잡아 빠르게 팀을 수습해 당시 시즌 리그 2위에 오른 바 있다. 소방수로 긴급 투입돼 좋은 성과를 낸 지단 감독은 지난 시즌 클럽 월드컵 우승을 비롯해 리그와 UCL 우승을 달성하며 더블을 기록해 입지를 다졌다. 비록 올시즌엔 리그 3위에 그치는 등 자국 리그 내에선 부침이 있었지만 UCL에선 결승에 진출하며 UCL에선 강한 면모를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레알은 조별리그에선 토트넘 핫스퍼(잉글랜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아포엘(키프로스) 과 한 조에 속해 2위로 16강에 올랐다. 이후 레알은 PSG를 시작으로 유벤투스, 바이에른 뮌헨까지 쟁쟁한 우승후보들을 물리치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진출의 원동력으로는 후반기 살아난 호날두와 지단 감독의 영리한 전술 운용이 꼽힌다. 전반기 리그 4골에 그치는 동안 UCL에선 매경기 골을 기록했던 호날두는 후반기 시작된 토너먼트에선 결정적인 순간마다 득점을 터뜨리며 팀을 한 단계 올려놨다. 지단 감독은 PSG와의 경기에서 전술 싸움으로 우나이 에메리 감독을 무너뜨린 데 이어 4-3-3과 4-4-2, 이스코 시프트 등 시시때때로 전술의 다양성을 제시하면서 결승까지 이끌어 UCL 3연패에 도전하게 됐다.

그러나 한편으론 지단 감독에겐 부담스러운 경기다. 클롭 감독은 UCL 우승을 기록하면 더 좋지만 설령 준우승을 해도 리버풀의 재건을 이룩했다는 점에서 박수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단 감독은 UCL 3연패에 대한 부담감이 큰 와중에 준우승에 그칠 경우 거취 여부조차 불투명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지단 감독이 지난 두 시즌간 거둔 성과는 있지만 2013~2014시즌 라 데시마를 이룬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다음 시즌 리그와 UCL우승에 실패하자 경질된 사례도 있다. 그렇기에 지단 감독은 준우승을 하더라도 그간의 실적을 믿고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5년 만에 UCL 결승 무대에 서는 클롭

2015~2016시즌 중반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은 위르겐 클롭 감독은 브랜든 로저스 감독의 유산을 이어받았음에도 리그에선 8위에 그쳤다. 하지만 해당 시즌 유로파 리그에선 준우승을 기록하며 리버풀에 연착륙했다.

그리고 풀타임 첫 시즌이었던 2016~2017시즌 클롭 감독은 컵 대회에선 우승에 실패했지만 리그 4위를 기록하며 UCL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획득하며 한 단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리버풀의 클롭 감독과 로브렌 선수 ⓒ EPA/연합뉴스


그렇게 풀타임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클롭 감독은 올 시즌에도 리그 4위를 기록해 다음 시즌 UCL 진출권을 확보했다. 이어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에 오른 UCL에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승까지 진출하며 또 한번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레알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별리그나 맨시티를 제외한 토너먼트 일정은 수월했으나 리버풀이 박수받아야 할 대목은 UCL 플레이오프까지 거치며 본선에 진출해 결승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리버풀이 과거와는 확실히 달라졌음을 보여줬다.

이 대목에선 클롭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3년이 다 되어가며 클롭 감독이 원하는 축구가 서서히 리버풀에 뿌리내리기 시작한 것이 주요해 보인다. 또한 공격축구를 선보이면서도 피르질 판 다이크 영입으로 수비가 탄탄해지면서 실리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데 이로워진 점과 도르트문트 감독 시절 겪은 클롭 감독의 UCL 경험 또한 크게 작용했다.

클롭 감독에게 UCL 결승 무대는 2012~2013시즌 이후 5년 만이다. 클롭 감독은 당시 분데스리가의 절대강자로 오른 바이에른 뮌헨과 명승부를 펼친 끝에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는데, 이번 결승은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특히 클롭 감독은 도르트문트 감독 시절 2012~2013시즌에 레알을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던 좋은 기억이 있다. 그렇기에 레알을 상대하는 클롭 감독에겐 당시 승리가 여러모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드디어 만나는 호날두와 살라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 ⓒ EPA/연합뉴스


드디어 만났다. UCL 득점왕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올시즌 EPL 득점왕 모하메드 살라가 결승무대에서 서로 만나게 됐다.

호날두는 리그에선 전반기 4골에 그치는 부진 속에 후반기 골 폭풍을 휘몰아치며 26골을 기록해 리오넬 메시(34골)에 이어 라리가 득점랭킹 2위에 올랐다. UCL에선 매 경기 골을 기록하는등 12경기에 15골을 기록해 2위인 모하메드 살라, 호베르투 피르미누(각각 10골)에 5골 앞서 올시즌 UCL 득점왕을 확정지은 상황이다.

2014~2015시즌 첼시에서 주전경쟁에서 밀리며 EPL에서 실패를 맛본 살라는 이탈리아 세리에 A로 무대를 옮겨 피오렌티나, AS로마를 거치며 기량이 만개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리버풀로 이적하며 EPL무대로 돌아와 그야말로 EPL을 폭격했다.

살라는 리그 36경기에 출전해 32골 1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득점은 물론이며 어시스트 능력까지도 선보였다. 살라는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EPL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는 등 자신에게 큰 시련을 안겼던 EPL 무대를 평정했다. 또한 올시즌 모든 대회 통틀어 45골을 기록해 1983~1984시즌 이안 러시의 한 시즌 최다 골인 47골 달성까지 2골을 남겨둔 상황이다.

다만 상대가 레알이란 점에서 2골을 넣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살라가 이번 시즌 보여준 퍼포먼스를 감안하면 다가오는 UCL 결승전 무대에서 레알의 수비를 상대로도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가능성이 충분하다.

EPL 리버풀 소속 선수 모하메드 살라 ⓒ EPA/연합뉴스


특히 살라의 득점이 얼마나 영양가가 있는지는 리버풀의 성적에서 나타난다. 살라가 득점을 넣은 35경기에서 리버풀은 25승 8무 2패의 성적을 기록할 정도로 살라의 득점은 리버풀 승리의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의미에서 살라가 이번에도 득점을 터뜨린다면 리버풀이 레알을 상대로 승리할 가능성도 더 높아질 수 있다.

두 선수 조력자들의 활약도 눈여겨 볼 포인트다. 호날두에겐 최근 리그 4경기 연속 득점을 터뜨리며 폼을 회복하고 있는 가레스 베일을 비롯해 이제는 어엿한 1군 멤버로 자리잡은 마르코 아센시오도 든든한 동료가 되어주고 있다. 또한 전술의 다양성을 제공할수 있는 이스코를 비롯해 중원에 루카 모드리치, 토니 크로스가 호날두를 지원사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호날두, 베일과 함께 BBC 트리오를 구성했던 카림 벤제마가 올시즌 리그 5골에 그치는 빈약한 득점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호날두에게 득점이 치중되는 현상으로 이어졌는데, 결승전에서 호날두 다음으로 팀 내 최다 득점자이자 한 방 능력을 가진 가레스 베일의 활약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에 반해 리버풀은 살라를 중심으로 삼각편대가 막강하다. 살라를 비롯해 사디오 마네, 호베르투 피르미누까지 '마누라' 조합은 올시즌 EPL과 UCL에서 강력한 위력을 과시했다.

연계, 스피드, 득점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렸던 리버풀은 올시즌 리그 84골로 맨시티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기록하는 등 공식경기 132골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올시즌 모든 경기에서 45골을 기록한 살라를 비롯해 마네, 피르미누가 절반이 넘는 81골을 터뜨리며 리버풀의 공격을 이끌었다.

이들의 뒤에선 베테랑 제임스 밀너가 돕는다.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밀너는 중앙 미드필더가 부상 등으로 이탈하는 데다 장단점이 뚜렷한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미드필더진 상황으로 인해 대표팀 복귀설이 대두되는 등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밀너의 활약은 8개의 도움으로 올시즌 UCL 도움랭킹 1위에 오른 것으로도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또한 7개로 UCL 도움랭킹 2위에 올라 있는 피르미누와 올 시즌 팀 내 최다 어시스트를 기록한 살라도 득점이면 득점, 도움이면 도움으로 팀의 공격을 이끌어주고 있다.

UCL 성적을 봐도 레알이 기본적인 전력에선 우세지만 올시즌 한단계 더 진화한 리버풀이 UCL에서 보인 퍼포먼스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한 서두에도 언급한 대로 리버풀은 설령 준우승을 해도 충분히 박수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레알은 UCL 우승에 실패할 경우 올시즌 무관으로 마치게 돼 우승에 대한 부담은 더 크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두 팀의 결승전은 27일 오전 3시 45분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NSC(National Sports Complex) 올림피스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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