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공개 이틀 만에 100만 조회... 전혀 지루하지 않은 '3분'

데뷔 20일 만에 음악방송 1위... (여자)아이들, 차별화된 콘셉트로 눈도장 '쾅'

18.05.23 14:51최종업데이트18.05.23 16:17
원고료로 응원

최근 'LATATA'로 주목받고 있는 신인 그룹 (여자)아이들 ⓒ 큐브엔터테인먼트


지난 22일, 데뷔한 지 불과 20일밖에 안 된 신인 그룹이 음악방송(SBS MTV < 더쇼 >)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 주인공은 '(여자)아이들'이다.

물론 방송 당일 출연을 한 가수 중에서 1위를 결정해 시상하는 탓에 상의 권위 혹은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데뷔곡 'LATATA'가 주요 음원 순위 상위권에 꾸준히 자리 잡고 있고 유튜브 조회수도 이미 1300만회 이상(소속사 및 배급사 채널 합산)을 기록하는 등 신인답지 않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에선 눈여겨볼 만하다.

사실 데뷔 직전만 하더라도 (여자)아이들에 대한 기대감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하루가 멀다하고 신인 그룹들이 쏟아지지만 초대형 기획사 소속이 아니라면 음원 혹은 뮤직비디오 동영상이 대중들의 이목을 끌기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 된 지 오래다.

게다가 지난해 이후 < 프로듀스 101 > 시즌 2가 불붙인 남자 아이돌 그룹 열풍 속에서 기존 유명 걸그룹조차도 고전하기 일수였기 때문이다.

당초 기대감 제로였던 신인 그룹의 반전 드라마


최근 'LATATA'로 주목받고 있는 신인 그룹 (여자)아이들 ⓒ 큐브엔터테인먼트


(여자)아이들을 만든 소속사 큐브만 하더라도 과거 비스트(현 하이라이트), 포미닛을 배출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이미 과거의 기억으로 사라진 지 오래고 최근 들어선 비투비를 제외하곤 펜타곤, CLC가 큰 반향을 얻지 못했던 탓에 "또 신인 그룹이냐?"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게다가 복잡한 이름 표기(* '(여자)아이들'로 표기하지만 부르는 건 그냥 '아이들'로 해달라는 소속사 측 설명)부터 이미 솔로 데뷔를 했던 전소연(프로듀스 101, 언프리티 랩스타)을 합류시키면서까지 새 그룹을 등장시키는 기획에 물음표가 붙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실제로 지난 2일 데뷔 음반 < I am >이 공개되었지만 (여자)아이들의 곡은 음원 순위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그냥 흔하디 흔한 걸그룹 하나 나왔구나라고 생각이 들던 찰나 'LATATA' 뮤직비디오가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의 호평과 함께 유튜브에서 조금씩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공개 이틀도 안 되어 100만회 조회수를 넘기더니만 어린이날 연휴 들어선 주요 음원 순위에 진입, 점차 한 계단 한 계단씩 착실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80~90위권에서 출발했던 'LATATA'는 지난주 이후엔 20위권(멜론 기준)에 진입하는데 성공했고 일부 음원 사이트에선 Top 10에도 오를 만큼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때 마침 2년 먼저 데뷔했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던 소속사 선배그룹 펜타곤 역시 '빛나리'가 뒤늦게 관심을 모으면서 발표 한달만에 음원 순위에 지각 진입, 동반 인기를 얻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안정감 있는 데뷔작 < I am >


신인 그룹 (여자)아이들의 데뷔 음반 < I am > 표지 ⓒ 큐브엔터테인먼트


지난해 블랙핑크, 위너, 카드, 청하 등을 통해 이른바 트로피컬 혹은 뭄바톤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라틴 성향의 팝 음악은 해를 넘기면서 다양한 형태의 신곡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여자)아이들의 'LATATA'는 여전히 라틴 팝의 한국적 변형이 아직까진 시장에서 유효하다는 걸 몸소 보여주고 있다. 

악곡 구성만 놓고 보면 Am7 - Am/G - F - G - Am7 라는 기본 코드의 단순 반복이지만 결코 지루함 없이 3분여의 시간을 이끌어 나간다. 

팀의 핵심 멤버면서 작사/작곡 등에도 적극 참여한 전소연의 랩이 네번째 트랙 'Don't Text Me'와 더불어 곡의 중심을 잘 지탱해주면서 이 팀의 강렬한 이미지 생성에도 크게 일조를 한다.

상당수 걸그룹의 랩이라는 것이 단순히 멤버별 파트 배분에 따른 활용에 머무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전소연의 랩은 주도적으로 음악을 이끌어가는 힘을 지녔다.

비슷한 발음의 단어 활용을 통해 '언어의 유희'를 녹여낸 힙합곡 '달라($$$)', 해외 주류 팝 음악의 감성이 깃든 'Maze'와 '알고 싶어', 섬세한 선율의 발라드 '들어줘요' 등 각기 다른 장르의 곡들이 담겨 있지만 신인답지 않게 능수능란히 이질감 없게끔 녹여내는 건 특히 주목해볼 만하다.

구성원 6명 중 민니(태국), 우기(중국), 슈화(대만) 등 절반이 외국인이지만 보컬 파트의 비중이 적지 않은 편이고 무난한 한국어 발음을 낸다는 것도 눈 여겨볼 점이다. 이는 곡 소화 능력, 멤버 활용의 측면에서 팀 운영의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컨셉트 제시...대세가 될 수 있을까?

최근 'LATATA'로 주목받고 있는 신인 그룹 (여자)아이들 ⓒ 큐브엔터테인먼트


몇 년 사이 걸그룹 시장은 이른바 '깜찍 + 발랄' 혹은 '청순' 등 획일적인 분위기의 신인들이 넘쳐 났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에서 대자본을 등에 업은 유명 기획사 소속팀을 제외하면 실제 살아남은 그룹은 몇 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걸 크러쉬', '시크' 등 이른바 '쎈' 콘셉트는 마마무 정도를 제외하면 기피 대상에 가까웠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변화의 조짐이 하나둘씩 감지되고 있다.

뻔한 그림이 그려지는 음악, 주제로는 이젠 대중들의 이목을 사로잡기 쉽지 않음을 뒤늦게 깨닿기 시작한 기획사들이 다른 방향으로 기획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가요적인 화법에서 탈피한 해외 주류 팝의 감성을 담은 음악, 역동적인 퍼포먼스, 당당한 자아를 드러내는 가사 등을 포괄적으로 묶어 개성 있는 이미지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프리스틴, CLC 등 몇몇 팀의 활동을 통해 조금씩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여자)아이들 역시 이런 변화의 흐름을 재빨리 간파한 기획의 결과물이라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2~3년 정도 지난 이후에 그녀들이 '대세 아이돌'이 되어 있을지 아직 장담하긴 이르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최소한 타팀과는 차별되는 색깔만큼은 확실히 마련했다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케이팝쪼개듣기 (여자)아이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