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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자 어묵 먹방에 세월호 침몰 합성... "개념없는 MBC"

'전참시' 세월호 침몰 보도 화면 부적절 사용 논란... 제작진 "삭제 조치, 진심으로 사과"

18.05.09 10:43최종업데이트18.05.0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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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세월호 침몰 당일 뉴스 영상이 배경 화면으로 사용됐다 ⓒ 임병도


MBC 한 예능프로그램이 방송 중 세월호 침몰 당일 보도 화면을 부적절하게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5일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9회)에선 방송인 이영자씨가 매니저와 어묵을 먹는 도중에 농담을 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방송은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는 자막과 함께 세 컷의 뉴스 보도 배경을 보여줬는데요.

그런데 두 컷의 배경 영상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당일 오전에 보도된 <930MBC뉴스>였습니다. 여성 아나운서가 소식을 전하고 있는 화면은 애초 '진도 부근 해상 500명 탄 여객선 침몰 중'이란 자막과 함께 보도가 되었고, 남성 아나운서가 나온 화면의 경우 뒷 배경에 기울어지고 있는 세월호 침몰 상황을 담고 있습니다. 이 두 장면 모두 세월호 참사 당일 'MBC 뉴스 특보' 화면입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관련 기사에 댓글로 "너무 실망했고 보이콧합니다(knk0****)", "개념이 있다면 개그 소재 화면으로 참사 배경을 안 썼을 거다 이건 실수가 아니라 개념이 없는거다(lee8****)", "관련자와 책임자 확실히 처벌하라(alta****)"라는 내용을 올리며 이번 일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이번 일이 더욱 문제인 것은 이영자의 어묵 먹방을 묘사하면서 관련 배경화면으로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참사 발생 후 '일간베스트 저장소'라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용자 일부가 희생자들을 '오뎅'으로 비하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었습니다.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자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진은 9일 오전 공식 입장을 냈습니다. 입장문에서 제작진은 "모자이크로 처리돼 방송된 해당 뉴스 화면은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 받은 것으로, 편집 후반작업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사용하게 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쳤습니다"라며 "이 점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과 함께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해당 화면은 방송 중 관련 사실을 인지한 뒤 곧바로 모든 VOD 서비스를 비롯한 재방송 등에서 삭제 조치하였습니다"라며 "해당 화면이 선택되고 모자이크 처리되어 편집된 과정을 엄밀히 조사한 후, 이에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MBC, 안산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오보를 잊었나?

2014년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이 낸 결정적 오보로 꼽히는 ‘학생 전원 구조’ 보도가 MBC에서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최 의원이 밝힌 4월 16일 오전 11시 01분 MBC의 ‘안산 단원고 학생 338명 전원 구조’ 오보 화면. ⓒ 최민희 의원실


MBC는 세월호 침몰 당일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가장 먼저 낸 언론사입니다. MBC는 4월 16일 오전 11시 01분 '안산 단원고 학생 338명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냈습니다. 특히 MBC는 목포 MBC 기자들이 '학생 전원 구조' 보도가 오보일 수 있다고 전달했지만, 데스크에서 취재 기자의 보고를 무시하고 오보를 낸 바 있습니다.

이번 <전지적 참견 시점>에 등장했던 배경 영상 원본에서도 '대부분의 승객이 구조됐다'는 말과 함께 '해경과 함께 육해공군 모든 인력이 동원돼 구조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라는 오보가 계속됐었습니다.

MBC는 세월호 참사 발생 뒤 '단원고 학생들의 사망 보험금과 특례 입학 등과 관련된 자극적이고 부적절한 방송을 내보내 뭇매를 맞기도 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해달라는 유가족의 농성을 '불법 농성'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MBC는 단식투쟁을 하는 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를 가리켜 '딸의 기저귀 한 번 갈아준 적 없다'라고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또 MBC는 세월호 특조위의 참고인 조사 출석 요구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담겼다"면서 응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MBC뿐 아니라 다른 방송사들도 방송 프로그램에서 그래픽 오류, 일베 이미지 사용 등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개인적인 문제', '외주 업체의 실수' 등을 앞세우며 사건을 잠재우느라 바쁩니다. 그렇게 문제가 된 사건은 흐지부지 됩니다. 일부 누리꾼들의 주장대로, "관련 담당자 엄중 처벌해야(geni****)"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정치미디어 The 아이엠피터 (theimpeter.com)에도 실렸습니다.
전지적 참견 시점 MBC 세월호 전원 구조 오보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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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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