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후보자 인터뷰 질문 편향 주의해야

2018전국지방선거미디어감시연대 신문보도 모니터

등록 2018.05.08 11:14수정 2018.05.0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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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는 '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에게 듣는다'라는 기획으로 광역단체장 선거 주요 후보자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는 박원순·김문수·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인터뷰를 진행하고, 5월 1일에는 이재명․남경필 경기지사 후보 인터뷰 기사를 지면에 실었습니다.

후보자 약력를 차별적으로 구성해서 특정 후보에 유불리하게 게재

<동아일보>는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인터뷰 <"7년 시정에 대한 시민 평가, 압도적 경선 승리가 말해줘">(4/23 https://bit.ly/2riQLiP).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인터뷰 <"서울, 지난 7년간 쇠락…개발 규제 풀어 스카이라인 바꿀 것">(4/25 https://bit.ly/2FGrpQB).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인터뷰 <"7년간 악성댓글 헤치며 살아와…기득권 정치 바이러스 잡을 것">(4/26 https://bit.ly/2KzLWtu)에서 후보에 대해 다뤘습니다. 각 보도 내에는 후보의 약력을 간단하게 요약한 박스기사가 있는데요. 그 구성이 각 후보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안철수 후보 약력에서는 본인이 쓴 저서를 적시해줬는데, 박원순 후보 약력에서는 '최근 감명 깊게 읽은 책'이 무엇인지 적어줬습니다. 김문수 후보 약력에서는 책과 관련된 질문이 없었습니다. 세 후보 모두 본인이 쓴 저서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 후보의 저서를 각각 적고, 세 후보에게 최근 감명 깊게 읽은 책이 무엇이냐고 물어서 적는 것이 더 타당했을 것입니다. 안철수 후보의 약력에만 본인 저서를 적시하고 4권이나 그의 저서 제목을 담아준 것은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재산내역에 대해서는 박원순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밝혔지만, 김문수 후보는 해당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김 후보가 2014년까지만 공직에 있어 최근 공식적으로 확인된 재산 내역이 없다는 없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이에 대한 어떤 부연설명을 하면서 2014년 분까지라도 공개했어야 합니다. 게다가 더 황당한 것은 김문수 후보만 다른 후보에게는 없던 '핵심공약'을 적어줬습니다. 이것은 김문수 후보에게 매우 유리한 구성입니다.  '재산내역'은 검증 질문인데 비해 핵심공약은 후보자에게 유리한 항목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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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광역단체장 후보에게 듣는다’ 시리즈 중 서울시장 후보 약력 박스기사 ⓒ 민주언론시민연합


한편 후보 약력을 쓰면서 혈액형과 키를 적을 필요가 있을까요? 키와 혈액형은 외모나 성격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게 하는데 활용될 뿐, 실제 공직과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굳이 이런 내용을 후보 약력에 적는 것 역시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게다가 이 와중에 안철수 후보의 키는 또 적시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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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광역단체장 후보에게 듣는다’ 프로필 서울시장 후보 약력 공개내용 비교 ⓒ 민주언론시민연합


차별 인터뷰…누구에겐 유리한 질문만, 누구에겐 불리한 질문을?


서울시장 후보 관련 보도에서 각 후보에게 던진 질문이 그 후보에게 유리한 것이었는지 불리한 것이었는지, 그 표현은 어땠는지 분석해보았습니다.

분류 방식은 인터뷰 기사 질문 중 후보자가 자신의 강점과 주요 공약을 설명하게끔 한 질문은 유리로, 후보자가 해명이나 반박을 해야 하는 질문은 불리로, 이와 상관없이 상대 후보에 대한 평가 등을 묻는 질문은 중립으로 구분해서 비교했습니다. 후보를 부정하는 '양보론'과 '단일화',  대선 출마설은 모두 불리로 구분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에 대해서 차기 대선이 시장 재임 기간 안에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는 내용이 있는데, 이것은 결과적으로는 박 시장에게 불리한 질문일 수 있지만, 많은 서울시민이 궁금해할 수 있는 민감한 주제이기 때문에 중립으로 처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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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광역단체장 후보에게 듣는다’ 서울시장 질문 유불리 비교 ⓒ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렇게 구성한 결과 박원순 시장 관련해서 유리한 질문은 3개, 불리한 질문은 5개, 중립적인 질문은 4개로 구성됐습니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에게는 에게 유리한 질문 5개, 불리한 질문은 1개, 중립적 질문 1개였습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에게는 유리한 질문 4개, 불리한 질문 3개, 중립적인 질문 1개였습니다. 질문의 유불리만을 따져본다면 자유한국당 김 후보에게 가장 우호적인 인터뷰를 진행한 것입니다.

경기도 지사 인터뷰 기사에서도 이재명 후보에게는 논란 중심으로만 질문

이러한 현상은 경기도지사 후보 인터뷰에서도 나타납니다. 5월 1일 자 <동아일보>는 8면에 이재명·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 인터뷰를 나란히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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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광역단체장 후보에게 듣는다’ 경기도지사 질문 유불리 비교 ⓒ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재명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인터뷰 <"남경필 연정? 구호에 그쳐 성남복지 경기로 확대할 것">(5/1 https://bit.ly/2row6tc)에서 이재명 시장에게 유리한 질문은 '남 지사와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이 유일했습니다. 4개의 질문은 '포퓰리즘'과 공약 현실성에 대한 비판적 질문과 차기 대선 출마설, 경선 시기 불거진 이 후보를 둘러싼 논란을 묻는 불리한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혜경궁 김씨' 논란의 경우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온 내용을 또다시 언급하는 것은 불필요한 질문입니다.

반면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 인터뷰 <"이재명 인기? 역풍도 거세 경기-서울 통합해 신성장">(5/1 https://bit.ly/2KBMYoT)에서는 불리한 질문은 이재명 후보의 인기를 묻는 질문이 전부였습니다. 보수 진영의 반성을 다룬 질문이 2개 있었으나 이는 남 지사가 주도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중립으로 구분했습니다. 남 후보도 가족 관련 논란이 있으나 동아일보는 묻지 않았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 산하 선거기사심의위원회의 심의기준 제5조(형평성)는 "선거기사의 편집 및 기사배열에 있어서 합리적 근거 없이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내용을 확대, 과장, 누락, 축소 또는 사실과 다르게 변형한 기사"와 "선거와 관련하여 정당, 후보자 또는 대리인들 간의 대담, 토론을 보도하면서 선거쟁점에 관한 논의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의견이 다른 후보자나 이해당사자에게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지 못한 기사"를 형평성을 위반한 기사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의 후보자 대담 인터뷰 질문 구성은 형평성 위반입니다.
덧붙이는 글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4월 23일~ 5월 1일 동아일보(지면에 게재된 보도에 한함)
#동아일보 #지방선거 #후보자 #인터뷰 #형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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