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최승호 디스..."지난 정권 언론탄압 못 느껴"

[현장] 'MBC 부당노동' 토론장 된 출마선언장 "<공범자들> 스케이트장 장면, 연출된 것"

등록 2018.04.30 13:05수정 2018.04.30 13:16
64
원고료로 응원
a

송파을 출마 선언하는 배현진 배현진 전 MBC 앵커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공천 신청을 한 뒤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이우환PD가 스케이트장에서 비질을 하는 영화 (<공범자들>) 속 내용, 연출 된 것 알고 있지 않나. 최승호 MBC 사장이 직접 연출한 장면이다."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의 30일 자유한국당사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 선언 현장. 때 아닌 배 전 앵커와 취재진 사이의 격론이 벌어졌다. 자신을 현 정권의 "언론탄압"의 피해자로 규정하며 "지난 정권에서는 언론탄압을 느끼지 못했다"고 밝힌 배 전 아나운서의 말에 기자들의 반박 질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배 전 아나운서는 지난 정권에서 벌어진 MBC의 부당 전보 논란에 "언론사에서 취재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 그 조직은 선순환돼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본인들이 일할 능력과 의지가 없다면 다른 부서에 발령되는 것이 어느 조직에서나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업 참가 노조원의 피해는 "마음에 상처를 입었겠지만 선택에 대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 결과라는 것이 인사 부당조치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이우환 PD의 스케이트장 발령 등 대표적인 MBC의 부당노동행위 또한 "스케이트장에서 일하지 않았다"며 현 MBC 사장인 최승호 당시 감독의 연출이라고 주장했다.  

스케이트장 장면이 최승호 PD의 연출?

a

'참좋다! 배현진' 내건 출마 선언 배현진 전 MBC 앵커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공천 신청을 한 뒤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정말 그럴까. 이 PD는 지난해 8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스케이트장 근무를 촬영하겠다는 당시 최승호 감독의 제안에 처음에는 되레 "부끄러워 거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 스케이트장에서 근무하고 있느냐"는 연락에 "하고 있다"고 답하자 최 감독이 촬영을 설득했다는 것. 애당초 '연출'이 아닌 MBC 부당노동행위의 '기록' 목적이었던 셈이다.

이 PD와 마찬가지로 스케이트장 발령 등의 부당노동행위를 당한 한학수 PD가 지난해 9월 29일 이명박 정부 국정원 '언론인 블랙리스트' 피해자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한 당시 발언에도 MBC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한 노조원 개인의 피해 사실이 자세하게 담겨 있다.


"저는 <피디수첩>에서 황우석 사태를 보도했고 <MBC스페셜>에서 아프리카의 눈물을 제작한 한학수 피디입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 김재철 당시 사장이 저를 제작 일선에서 배제시켰습니다. 경인지사로 보내서 저를 지역 축제인 '왕갈비 축제'를 기획하게 했고, 신천교육대로 보내서 브런치를 만드는 일을 시켰습니다.

이것은 피디의 인격을 말살하고 피디를 제작에서 배제시키기 위해 벌인 잔인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 시절에 안광한 사장은 저를 스케이트장 관리가 주 업무인 신사업개발부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송출이 주 업무인 주조정실로 저를 보냈습니다. 그 이후에 김장겸 사장은 올해 초에 구로에 있는 디지털미디어포멧개발센터라는 곳으로 저를 유배 보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판단 또한 달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월 스케이트장 발령 등의 부당노동행위를 검찰에 송치하고 자체 조사 계획 또한 밝힌 바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제81조에도 노조 가입과 조직 등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노조 조직, 운영에 대한 지배와 개입이 있을 시, 또 정당한 단체행위에 참가한 것을 이유로 노동자를 해고하거나 불이익을 줄 경우 처벌하도록 명시돼있다. 

"송파주민은 권력자 복심 원하지 않아" 최재성 깎아내리기도

a

자유한국당 공천 신청한 배현진 배현진 전 MBC 앵커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공천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 남소연


배 전 아나운서는 그럼에도 정권 차원의 언론 탄압은 현 정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출마선언문에서도 "평생 지키고자 소망했던 방송마이크를 내려놓게 된 이유는 이 정권과 코드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라면서 "파업에 참여할 때는 투쟁의 아이콘이었지만 방송에 복귀하는 순간 배척과 타도의 대상이 되었다"고 말했다.

취재진의 질문이 배 전 아나운서의 언론관으로 집중되자, 선거사무소 관계자와 당직자들이 나서 "후보에 관한 질문을 했으면 좋겠다"거나 "송파을 주민이 궁금해하는 질문이 안 나오고 있다"며 질문을 제지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불거진 과거 수상경력 부풀기 홍보 논란에 대해서는 "단순 기억 착오"라며 기존 해명을 반복했다. 배 전 아나운서는 "변명의 여지없이 송구스럽다"면서도 "제가 언론생활을 하며 받은 수상 내역도 어디에도 공개하지 않은 마당에 구태여 대학시절의 수상 내역을 부풀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공세도 덧붙였다. 그는 "다들 알다시피 (최재성 후보는) 남양주 지역에서 국회의원 3번을 하고 오신 3선의 의정 경험이 있는 분이다"라면서 "그러나 내가 만난 송파주민들은 어떤 권력자의 복심이라거나 권력의 힘에 기대는 정치인이 아니라 송파 주민을 대변할 정치인을 바란다고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격 선거 운동 전인 지난 5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60~70대를 제외하고 최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것에 대해서는 홍준표 대표와 마찬가지로 "여론조사 왜곡"을 주장했다. 배 전 아나운서는 "현장에서 20, 30, 40대를 얼울러 만날 때는 잘 해보라는 격려를 많이 해주고 있다"면서 "여론조사이기 때문에 왜곡된 면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진행한 리서치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배 전 아나운서는 최재성(48.9%), 배현진(27.5%), 바른미래당 후보 박종진(11.3%) 간 3자 대결에서 최 후보보다 21.4%p 낮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리서치뷰, 지난 2~3일 송파을 지역 주민 1000명 대상으로 조사, 휴대전화 가상번호 50%, RDD 유선전화 50%, ARS 자동응답시스템 진행,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5%).
#배현진 #홍준표 지사 #자유한국당 #최재성 #송파을
댓글6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3. 3 "명품백 가짜" "파 뿌리 875원" 이수정님 왜 이러세요
  4. 4 '휴대폰 통째 저장' 논란... 2시간도 못간 검찰 해명
  5. 5 김종인 "윤 대통령 경제에 문외한...민생 파탄나면 정권은 붕괴"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