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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문제 없다" SM 해명에도 여전히 찜찜한 건 왜일까

'일감 몰아주기 논란', 공정위 규제 대상 아니지만... 회사 부담 가중될 수도

18.04.20 11:45최종업데이트18.04.2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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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의 최대주주인 이수만 대표프로듀서 ⓒ SM엔터테인먼트


국내 최대 가요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이 최근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휩싸였다.

한 경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매년 SM이 라이크 기획이라는 업체에 매년 100억 원 이상의 금액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M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라이크 기획은 현재 SM의 최대주주인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로 SM에서 제작하는 음반의 음악 자문 및 프로듀싱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일각에선 최대주주의 개인 회사에 지나치게 많은 돈이 지불되고 있기 때문에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차원의 과잉 지원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SM 측은 19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라이크 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은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과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로 창립 초기부터 지속되어 왔으며 2000년 당사의 코스닥 상장 전후부터는 해당 계약 및 거래 내용에 대해서 투명하게 공시되어 왔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에 대해 외부 전문기관들의 자문을 득하여 글로벌 동종 업계의 사례 등을 면밀히 비교/분석하여 적정한 기준으로 계약을 체결했고 일감 몰아주기 또는 기타 법률적 문제점이 없다"고 덧붙였다.

과연 이 계약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

공정거래위 규제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현행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규정한 현행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다음과 같다.

자산규모 5조 원 이상 대기업 집단 계열사로 오너 일가 지분율이 기준치(상장사 30%, 비상장사 20%)를 넘는 곳 중
- 내부거래금액이 연간 200억 원 이상이거나
-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인 경우
- 혹은 정상가격과 거래조건의 차이가 7% 이상인 업체에 대해서 규제가 적용된다.


현재 공정위는 상장사, 비상장사 가리지 않고 오너 일가 지분율 기준치를 20%로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현행 규정에 놓고 보면 SM과 라이크 기획의 거래는 SM측의 해명처럼 법적으론 하등의 문제가 없다.

SM은 지난 2015년 12월 기준으로 4597억 921만 9858원의 자산을 보유한 업체이며 최대주주 이수만 PD(20%)의 지분 역시 30%를 넘지 않는다. 거래금액(100억여 원) 역시 지난해 매출액(2017년 12월 기준) 3654억 원 대비 2.8% 정도 규모이기 때문에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논란의 소지는 분명히 있다.

자산 5조 원 규모 회사에서 200억원 이상 거래될 때 규제가 적용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1/10 규모에 해당하는 SM에서의 100억 원 규모 거래는 상당히 큰 금액의 지출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제조업, 판매업 등 유형의 제품이나 부품 거래가 주를 이루는 대기업 내부 거래와 달리, '프로듀싱'이라는 항목은 실체를 명확히 파악하기 힘든, 즉 품질 혹은 분량 계측이 어려운 컨설팅 용역 분야에 해당된다.

이럴 경우 적절한 단가 산정이 쉽지 않기에 자칫 과도한 금액을 책정하더라도 이를 문제 삼거나 제재를 가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해당 내용이 보도된 후 SM의 주가는 전일 대비 2350원(5.79%) 급락한 3만8250원에 19일 거래를 마감했다.

경영 실적 부담 + 주주 불만 초래 우려

지난해 SM 영업이익(109억 원)만큼의 금액이 외부로 지출되는 점은 주주들의 불만을 야기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3년 사이 SM의 영업이익은 2015년 364억 원, 2016년 207억 원, 지난해 109억 원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더군다나 이수만 대표 PD가 SM의 최대 주주라고 하지만 경영권 방어가 가능한 51% 이상 지분을 지닌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는 다른 주주들 입장에선 충분히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다. 결과적으론 이 대표 PD의 개인 사업에 상장사가 매년 거액을 지불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지만 내부 거래를 통한 거액의 지출은 장기적으로는 회사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코스닥 시장을 선도하는, 이른바 '3대 엔터주' 상장사의 이름 값을 감안할 때 현재 목격되는 이런 내용들은 과연 투명한 경영에 걸맞은 거래일까?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SM 이수만 일감몰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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