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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만나러 간 최남수 YTN 사장, 청와대서 숨바꼭질?

[현장] YTN 파업 78일 차... 노조가 청와대 오찬 참석 저지 시위에 나선 이유

18.04.19 14:58최종업데이트18.04.1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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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앞에 모인 YTN 조합원 “부자격 사장 최남수 청와대 초청 웬말이냐” 78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YTN 노조 조합원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도로에 나열해 문재인 대통령과 언론사 사장단 오찬에 초청된 최남수 YTN 사장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유성호




YTN 파업 78일째. 청와대 인근에서 YTN 노조와 최남수 사장의 숨바꼭질이 벌어졌다.

남북정상회담을 8일 앞둔 4월 19일, 청와대는 주요 언론사 47개 매체 사장을 초청해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된 조언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최남수 YTN 사장이 이 자리에 초대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최 사장 퇴진 요구 파업을 78일째 이어가고 있는 언론노조 YTN지부(아래 YTN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YTN 노조는 17일 청와대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인 피켓 시위를 이어갔다. YTN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최 사장이 스스로 방문하지 않거나 청와대가 초청을 취소하지 않을 시 "언론사 사장단이 모이는 오찬 자리가 망신자리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청와대 인근 100m 지역은 집회 금지 구역이다. 때문에 노조는 충돌이 예상될 수밖에 없는 저지 시위 보다는 1인  피켓 시위를 택했다. 오찬 예정 시간은 19일 낮 12시. 조합원들은 오전 11시부터 청와대 밖 100m 부근부터 최 사장의 차량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모든 길가에 서서 피켓을 들었다. 하지만 조합원들과의 충돌을 예상한 최 사장은 오찬 예정 시간에 한참 앞서 청와대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 됐다.

▲ 청와대 앞 도로에 나열해 피켓 시위 벌이는 YTN 노조 78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YTN 노조와 직능단체 조합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도로에 나열해 문재인 대통령과 언론사 사장단 오찬에 초청된 최남수 YTN 사장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유성호


최 사장의 입장이 확인된 뒤,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조합원 앞에 서서 "(최남수 사장의 초청을 끝까지 철회하지 않은) 청와대에도 분명하게 항의하겠다"면서, "YTN 사태에 대한 청와대 관계자들의 상황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고 일갈했다.

전날인 18일, 청와대 앞에서 '혼인 빙자, 불륜, 불법 동거' 등의 최남수 사장 부적격 사유가 적힌 피켓을 들고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던 YTN 조합원에게 청와대 대변인과 비서관 등이 다가와 '부적절한 비유'라고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박진수 지부장이 '비유가 아닌 팩트'라고 이야기하자 깜짝 놀라는가 하면, 최근 쏟아지고 있는 YTN 오보와 최남수 사장 선임 경위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묻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YTN 최남수 사장 ⓒ 연합뉴스


YTN은 남북군축회담 오보,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출국 금지 오보에 이어 18일에는 김경수 의원(더불어민주당, 경남 김해 을) 압수수색 오보 등을 쏟아내고 있다. 이와 관련 19일 노종면 YTN 기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경수 의원 오보는 심각한 수사방해에도 해당된다. 확인 없이 베끼고 받아쓰는 부역 언론의 버릇은 저절로 고쳐지지 않는다. 처절한 청산과 치열한 혁신 없이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면서 "최남수와 그의 비호세력이 발호하는 YTN은 여전히 부역언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비판했다.

박진수 지부장은 "기자들이 모두 길에 나와 있는 지금, YTN은 오보를 쏟아 내고 있다. 이런 YTN의 부적격 사장이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대통령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청와대에 엄중히 항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 이효성)가 YTN 노사 중재를 선언했지만 중재안이 한 달 가까이 나오지 않고 있다. 박진수 지부장은 "오늘(19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면담을 요청해왔다"면서 "방통위도 최남수씨의 부적격성과 부당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면밀히 듣고 보도 청산과 부역 청산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남수 사장은 90여 분 이어진 간담회에 참석한 뒤 오후 1시 40분께 다른 사장들과 함께 셔틀버스에 탑승해 청와대를 떠났다.

▲ 청와대 앞 도로에 나열해 피켓 시위 벌이는 YTN 노조 78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YTN 노조와 직능단체 조합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도로에 나열해 문재인 대통령과 언론사 사장단 오찬에 초청된 최남수 YTN 사장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유성호


▲ YTN 노조 "일 좀 하자, 최남순은 물러가라” 78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YTN 노조와 직능단체 조합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 모여 문재인 대통령과 언론사 사장단 오찬에 초청된 최남수 YTN 사장을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최남수 청와대 YTN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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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스타팀에서 방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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