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무조건은 아니다

김경일 심리학과 교수가 쓴 <어쩌면 우리가 거꾸로 해왔던 것들>

등록 2018.04.08 15:45수정 2018.04.0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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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의 어머니'로 불리는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헬렌 랭어 교수는 1979년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고 한다. 6박 7일간 7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 남성 8명을 모아 1959년 뉴스, 영화 등을 보여주며 1959년 현재인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도록 한 것이다. 일주일 후 그 실험에 참가했던 노인들의 시력, 청력, 기억력, 지능, 악력 등이 신체 나이 50대 수준으로 향상되었다고 한다.

실험 결과는 <마음의 시계>라는 책으로 나왔고 마음의 시계를 거꾸로 돌린다면, 육체의 시간도 되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사례로 꼽힌단다.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는지 잘 보여준 예다.


아이를 기르면서 가장 걱정되던 부분은 세대 차이로 인한 대화와 소통의 문제는 없을까 하는 것이었다. '엄마랑은 말이 안 통해'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마음을 써왔다. 하지만 어른의 시각을 지닌 나는 '어린 왕자가 원하는 마음의 눈으로 보는 법'을 잊고 이런저런 꼰대질을 하며 살았다. 마음과 행동이 서로 반대 방향을 향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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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가 거꾸로 해왔던 것들 생각 사용설명서를 잘 활용하면 삶이 달라진다 ⓒ 진성북스


<어쩌면 우리가 거꾸로 해왔던 것들>(진성북스)은 김경일(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가 지은 책이다. 인지심리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역동적인 강의로 학교와 기업을 넘나들며 강의를 한다고 한다.

그는 서문에서 이 책에 대해 '생각 사용설명서이며 시간 사용법에 대한 지혜'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이 거꾸로 해왔던 많은 행동과 실수, 잘못을 알고 제대로 되돌리는 방법까지 설명하니 '생각 사용설명서'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책에 잘못된 습관이나 단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바꾸거나 활용할 것인가부터 먼 미래를 바라보고 나이에 따른 삶의 궤도를 수정하는데 필요한 조언까지 담았다. 사회생활을 하며 누구나 실수와 잘못을 한다. 때론 일터에서 좋은 성과를 내어 기쁨을 맛보기도 할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사과와 칭찬이다. 하지만 우리는 대체로 사과에 미숙하고, 칭찬에는 인색하다. 게다가 올바른 사과나 칭찬의 방법도 잘 모른다. 만일 올바르게 칭찬하고 사과하는 법만 제대로 실천해도 삶이 확연히 달라질텐데 말이다.


"지금까지 금연을 계속하고 있다니 넌 정말 의지가 대단해."

위 칭찬은 적절치 않은 칭찬 방법이란다. 의지가 강하다는 기질을 들어 칭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권하는 칭찬의 방법은 전략을 들어 칭찬하라는 것이다.

"와! 아직도 금연을 하고 있다니! 방법이 뭐야? 비밀이 뭐냐고? 나한테도 좀 알려줘!"

무엇이 다를까? 의지가 아닌 그 사람의 전략을 칭찬한 것이다. 그 칭찬을 받은 사람은 자신이 왜 금연에 성공하고 있는지를 좀 더 자세히 되돌아보면서 그 성공 방법들에 더 주목하게 된다. 이를 두고 점진적 심리성향에 피드백을 주었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타고난 기질보다 사용 중인 전략을 칭찬해야 한다. 그래야 다양한 한계를 만나더라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전략과 방법에 관한 융통성 있는 생각들을 촉진시킬 수 있다. - 210쪽


저자는 구체적 노력이나 과정, 전략을 칭찬할 것, 사과는 '직접화법'으로 칭찬은 '간접화법'을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알려준다.

사과에는 반드시 1인칭 단수가 들어가야 하며 좋은 칭찬에는 3인칭이 들어가야 한다. 우리가 사과와 칭찬을 통해 느끼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 무엇인가를 보면 그 이유가 분명해진다. 지극히 상식적으로 사과에는 진정성이 필요하고 칭찬에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진정성은 1인칭 대명사인 '나' 를 통해 그리고 근거는 3인칭 대명사인 '그들' 을 통해 느낄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진정성이 떨어지는 말은 1인칭 단수인 '나'가 부족하고 근거가 떨어지는 말에는 3인칭이 적다. - 205쪽


어느 대기업의 임원은 직원을 칭찬 할 때 반드시 직속 상사를 함께 부른다고 한다. 직속 상사의 입을 통해 칭찬의 근거를 확인시켜 칭찬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당사자가 사과해야 상대가 '진정성'을 느끼는 것, 여러 명이 칭찬하는 근거가 있으면 칭찬 받는 사람의 인정 욕구가 충족되어 칭찬의 효과가 배가 된다는 점을 알았으니 현실에서 활용해 볼 만하다.

이 밖에도 창의력과 미래 혁신에 대한 꿈과 비전은 젊은 세대들 몫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쿨하게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도 지적해 준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의 흐름을 빠르게 느껴 현재에 안주하며 미래 변화의 추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수많은 리더들이 조직 구성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혁신하지 않으면 미래 사회에 도태된다." 그런데 참으로 당혹스러운 것은 그렇게 미래를 걱정하면서 직원을 다그치면서도 자신의 판단과 예측은 지극히 현재에 지배당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방법은 하나다. 정점에 도달해 성공의 달콤한 맛을 본 사람은 이제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지금까지 이룩한 바로 그것이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고집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그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사람의 예측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 244쪽

누구나 자기 생각을 지배하고 자기 시간의 주인으로 멋진 삶을 살고 싶을 것이다. 대화와 소통의 끈을 놓지 않는 일, 타인과의 공감대를 넓히는 일,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일부터 시작하자. 자기 마음의 흐름을 잘 감지해 '생각 사용 설명서'를 잘 활용하자. 마음의 시계도 당신이 원하는 가장 아름다운 감성 나이대로 되돌려 보자. 분명히 당신의 삶이 달라져 있으리니~
덧붙이는 글 <어쩌면 우리가 거꾸로 해왔던 것들> 김경일 지음/ 진성북스/ 15,000

어쩌면 우리가 거꾸로 해왔던 것들 - 나와 당신을 되돌아보는, 지혜의 심리학

김경일 지음,
진성북스, 2018


#생각 사용 설명서 # 사과 #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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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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