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 생각났다"는 국회의원 마음, 들었다놨다 한 이 노래

[스팟 인터뷰] 유은혜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악보 없었던 관현악 연주 인상적"

등록 2018.02.09 14:47수정 2018.02.0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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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기온이 많이 올라갔고요. 살짝 바람이 조금 불긴 하는데, 걱정한 거 만큼 그렇게 마구 춥진 않은데요? (웃음). 밤에 개막식 할 때도 요 정도만 유지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고양시병)은 9일 낮 12시 평창의 날씨를 그렇게 전했다. 목소리가 밝았다. 개인적으로도 꼭 보고 싶었던 공연을 보고 나서일까? 그는 어제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했다. 유 의원은 공연을 본 소감을 한 마디로 이렇게 정리했다.

"진짜, 우리가 한민족이구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다 함께 차차차>... 매우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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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지연관현악단 화려한 강릉 공연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려 북측곡 “반갑습니다“, 한국곡 ”j에게,"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이별, 당신은 모르실거야, 사랑의 미로, 다함께 차차차, 서인석의 홀로 아리랑“을 비롯한 서양 교향곡 다수를 메들리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전화기 너머 유 의원의 웃음소리도 함께 들려왔다. 그는 예술단의 관현악 연주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했다. "(중간에) 악보 없이 (메들리를) 쭉 연주해서" 인상적이었고, 또한 "연주 몰입도나 열정이 굉장히 크게 다가왔다"라고 평가했다. 노래 공연 중에는 "<다 함께 차차차>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부를 때 매우 재밌었다"라고 했다.

공연을 보면서 유 의원은 "시아버지 생각도 많이 났다"라고 말했다. 황해도 안악 출신으로 "홀홀 단신으로 월남하셨다"라고 했다. "'고향 땅 가보고 싶다'고 했었는데, 결국 못 가 보시고 작년에 돌아가셨다"라고 했다.  공연을 보고 나서 "내가 고향이 이북 어디다"라고 하는 실향민들의 마음 역시 그래서 더욱 크게 다가온 듯했다.

'오늘도 평양 올림픽이라고 주장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말에 유 의원은 "정치인들 책임이 크다"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정치적으로, 이념적 공세, 그런 방법으로 평창올림픽을 쟁점화하는, 정치 공세하는 그런 영향도 있을 거라고 보거든요? 사실 그것이 누굴 위한 것인지. 우리 국민과 남북간 평화 협력과 앞으로의 '통일 한반도'에 대비하는 게 정치인의 역할이라고 한다면, 그렇게 지금 평창올림픽을 이용해서 정쟁화하고, 이념적 공세 취하는 것이 누굴 위한 것인지, 국민들이 판단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내일(10일)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첫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평창에 다시 올 것"이라는 유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개인적으로도 꼭 보고 싶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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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6년 8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당시 모습 ⓒ 남소연


- 현재 그곳 날씨는 어떻습니까.
"어, 그래도 기온이 많이 올라갔고요. 살짝 바람이 조금 불긴 하는데, 걱정한 거 만큼 그렇게 마구 춥진 않은데요? (웃음). 밤에 개막식 할 때도 요 정도만 유지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어떻게 관람하게 됐는지?
"제가 교문위 간사잖아요. 간사들은 평창 올림픽 조직위에 당연직 위원으로 위촉되고, 또 제가 평창특위위원이기도 하고요. 저희 상임위와 관련된 일이기도 해서, 그만큼 관심도 많이 가질 수밖에 없었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꼭 보고 싶었던 것도 있고요. (웃음)"

- 개인적으로 꼭 보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오랜 기간 동안 남북 간 교류 협력 등이 너무 오랫동안 단절돼 있어서 예술단이 와서 공연한다는 것에 대한 기대나 궁금함, 이런 것들도 있었고요. 15년 만에 북한 예술단이 남한으로 와서 공연하는 건, 그만큼 오랜 기간, 문화적 교류도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한 상태에 있었던 거 아닙니까? 오랜 기간 동안 벽처럼 막혀왔던, 단절돼왔던 그 시간을 뛰어넘어 민족으로서 일체감, 동질감, 정서적 연대감 이런 걸 느끼는 데 문화예술 공연이, 정말 자연스럽게 그런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 전체적인 소감을 한 마디로 말씀해주신다면?
"진짜, 우리가 한민족이구나.(웃음)"

- 어떤 공연이 가장 인상적이었는지?
"한 20분 정도 관현악 연주했는데, 잘 알려진, 우리에게도 익숙한 그런 곡들을 중간에 쭉, 악보 없이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각각 곡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그 연주 몰입도나 열정이 굉장히, 하여튼 크게 다가왔어요. 개인적으로 그 때가 가장 좋고 인상이 깊었고. 무대가 꽉 찬 느낌이었거든요? 무대 배경이나 이런 여러 가지가 다 조화롭게 돼야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일 텐데, 준비 기간이 짧았던 것에 비하면 굉장히 열심히, 또 우리 쪽에서도 많은 협조를 해서 가능한 게 아니었나 싶어요."

- 인상적이었던 노래 공연, 한 곡을 꼽아주신다면?
"사람들이 제일 많이 호응 있었던 거는 이선희씨의 <J에게>였고, 저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이런 노래 부를 때 되게 좀 재밌다고 할까요? 이런 노래도 부르는구나, <다 함께 차차차> 이런 노래. (웃음) 우리에게는 대부분 많이 알려진 노래잖아요. 그래서 그런 노래 부를 때는 흥도 나고, 같이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선곡한 게 아닌가 싶었어요."

- 두 곡 중 한 곡을 꼽는다면?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웃음)"

"작년에 돌아가신 시아버지 생각 많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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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지연관현악단 화려한 강릉 공연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려 북측곡 “반갑습니다“, 한국곡 ”j에게,"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이별, 당신은 모르실거야, 사랑의 미로, 다함께 차차차, 서인석의 홀로 아리랑“을 비롯한 서양 교향곡 다수를 메들리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눈물이 날 뻔했다는 관람객들도 있습니다. 어떠셨는지?
"실향민들, 어르신들 모시고 온 가족들도 있었는데, 끝나고 나서 '내가 고향이 이북 어디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꽤 많았어요. 그런 걸 보면 이산가족의 아픔을 안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분들, 실향민들이 공연을 보고 나서 통일에 대한, 고향에 대한 마음이 더 크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저는 시아버님이 황해도 안악 출신이신데, 거기서 홀홀 단신으로 월남하셨는데. 작년에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돌아가시기 전에 '고향 땅 가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결국 못 가보시고, 가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이제 돌아가셔서, 시아버님 생각도 많이 났고.

그리고 우리가 이렇게 정말 자연스럽게 한민족임을, 한두 시간의 공연을 통해 서로 정서적으로 느낄 수 있는데, 이런 게 정말 많은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가 되고 서로 왕래할 수 있다면, 조금 더, 정치·경제 그리고 군사적 문제에도 평화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이런 분위기를 올림픽 이후에도, 특히 문화·예술적 교류에 있어서는 반드시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 올림픽이 열리는 오늘까지도 '평양올림픽'이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사실 우리 정치인들 책임이 큰 게 아닌가 싶어요. 계속, 지난 10년 간, 지난 정부에서 대결적이고 군사적인 긴장이나 적대화 이런 것들이 부각되고, 오랜 기간 이어져왔잖아요? 그런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봐요.

또 지금 정치적으로, 이념적 공세, 그런 방법으로 평창 올림픽을 쟁점화하는, 정치 공세하는 그런 영향도 있을 거라고 보거든요? 사실 그것이 누굴 위한 것인지. 우리 국민과 남북 간 평화 협력과 앞으로의 '통일 한반도'에 대비하는 게 정치인의 역할이라고 한다면, 그렇게 지금 평창올림픽을 이용해서 정쟁화하고, 이념적 공세 취하는 것이 누굴 위한 것인지, 국민들이 판단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 평창에 언제까지 있을 건지?
"오늘 개막식 끝나고 (서울) 갔다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내일 첫 경기잖아요? 응원하러 내일 또 옵니다(웃음)."
#유은혜 #평창올림픽 #삼지연관현악단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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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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