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도 못 피한다, 전희경의 '셀프 종북 몰이'

이장까지 하며 윤이상 띄운다? 한국당 통영 시장도 그럼 종북 인사?

등록 2018.01.20 20:37수정 2018.01.2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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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달이라고 했습니다.

'빨갱이 음악가'란 낙인 때문에 돌아가신 지 22년이 지나서야 고국으로 돌아오는 걸 두고 '지위가 높고 귀하게 됐다'고 표현했습니다.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묘소 이장을 위해 독일 베를린시가 관련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하면서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비례대표, 당 대변인)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정권 바뀌고 하는 일들이라는 게, 어떻게 하나도 달라진 게 없냐. 노무현 정권 송두율에 이어 이제는 이장까지 해가며 윤이상을 띄운다. 어떻게 대한민국이 애국하면 영창, 친북하면 죽어서도 영달인가."

한국당 소속 통영 시장, 독일 날아가 선생 묘소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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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19일 열린 '윤이상 동요제'에 참석한 김동진 통영시장 모습 ⓒ 통영시청


그래서 알아봤습니다. 이장까지 해가며 윤이상 선생을 띄우는 데 앞장서는 이는 지금 누구인가. 일단 이날 베를린발 이장 소식을 국내에 전한 것부터 통영시입니다. "최근 윤 선생의 묘소 이장과 관련한 공문을 독일 베를린시로 보냈는데 이에 대한 반응을 외교부가 전문 형태로 전달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통영시는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 선생 유해를 고향으로 가져오기 위해 작년 12월 7일, 외교부 장관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윤이상 선생 묘지 이장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밝혔지요. 시장님 명의로 보냈다고요.


김동진 통영시장, 자유한국당 소속입니다. "먼 길을 돌아 윤이상 이름을 새긴 문패를 오늘 달았다. 참 역사적인 날이다. 이제 독일 베를린 윤이상 묘소를 고향 통영으로 이전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김 시장이 지난 2017년 11월 윤이상 기념관 표석 제막식에 참석해 한 말입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2017년 9월 김 시장은 독일로 날아가기도 했습니다.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 유럽 투어 홍보 대사로 나선 것이었죠. 당시 김 시장은 베를린 근교에 위치한 윤이상 선생의 묘소를 직접 참배하기도 했습니다. 전 의원과 같은 당 통영 시장이 보인 행보입니다.

'윤이상 지우기' 또는 '윤이상 이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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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4일 열린 '도천음악마을 선포식'에서 김동진 통영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행사는 경상남도도 후원했다. ⓒ 통영시청


물론 이와 같은 행보, 잘 따져봐야 하는 지점이 있긴 합니다. 앞서 김 시장 주도로 '윤이상 지우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그동안 시민 사회를 중심으로 여러 차례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김 시장 재임 기간 동안, '윤이상 기념공원'은 '도천테마공원'으로, '윤이상 국제음악제'는 '통영 국제음악제'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윤이상 국제음악당' 역시 '통영 국제음악당'으로 불렸습니다. 통영시가 선생의 생가 터를 지나는 도로공사를 추진하면서 시민 사회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힌 적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 김 시장은 2017년 7월 <경남도민일보>를 통해 "2008년 기획예산처 시절 음악당 건립 예산 배정 과정에서 특정 이름을 붙이지 말라는 지침이 있었고 이름을 붙이면 예산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도천테마파크도 이름을 붙일 수 없었다. 엄청난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이 해명이 어디까지 사실인지 알 수 없지만, 김 시장이 적어도 윤이상 선생을 적극 '활용'한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특히 2015년 12월 경남 CBS와의 인터뷰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음악창의도시로 지정되는 데) 윤이상 선생의 상징성이 가장 컸다"고 강조하면서 "선생이 1917년 9월 17일 태어나셨다. 세계적으로 선생을 기리는 추모 음악제를 진행할 계획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전임 한나라당 시장도 이장 추진, '홍준표 도지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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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희경과 자유의 힘'에도 공유했다. ⓒ 전희경과 자유의 힘


이런 행보를 김 시장만 보여준 것도 아닙니다. 진의장 전임 시장(2002년∼2010년 재임, 현 창원산업진흥원 원장)은 2004년 경남국제음악콩쿠르를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로 이름을 바꾸기로 하는가 하면, 생가 복원 뿐 아니라 베를린에 있는 선생의 묘소의 이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진의장의 당적 역시 자유한국당입니다.

2002년 한나라당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윤이상 선생을 띄우는 데 전희경 의원과 같은 당 소속 통영 시장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죠. 전 의원 표현을 빌리면 '친북 인사 영달'에 한국당이 앞장서고 있는 셈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2015년 10월, 선생의 생가 마을인 통영시 도천동에서 '윤이상 이야기 - 도천 음악마을' 선포식이 열렸는데요. 이 행사 후원 기관 중 하나가 경상남도였습니다. 당시 도지사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였고요. 전 의원 지적에서 홍 대표 또한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윤이상 #전희경 #홍준표 #통영시 #김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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