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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화유기> 사태 묻자 침묵... 주연배우 아닙니까?

[取중眞담] SBS <집사부일체> 제작발표회에서 이승기에게 질문 쏟아졌으나

18.01.05 18:32최종업데이트18.04.12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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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이승기가 5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진행된 SBS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SBS


<화유기> 사태와 관련, 주연 배우 이승기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5일 오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SBS 새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이세영 PD와 출연자 이승기 이상윤 양세형 육성재 등이 참석한 이 날 행사는 <화유기> 방송사고 이후 주연배우가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자리이기도 했다.

제작발표회 시작에 앞서, 행사 진행을 맡은 SBS 조정식 아나운서는 "<집사부일체>와 관련된 질문만 해달라, <화유기> 등에 대한 질문이 나올 경우 답변이 어려울 수 있다"고 부탁하며 사전에 <화유기> 논란에 대한 질문을 차단했다.

행사 초반에는 <집사부일체>에 대한 충실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제대 후 사회 적응은 다 했는지,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고 싶은 사부가 있는지, 예능 프로그램에서 막내를 벗어난 소감은 어떤지, 화기애애한 질문과 답이 오갔다. 하지만 행사 마지막 질문으로 <화유기> 관련 질문이 나오자 조정식 아나운서는 답변이 어렵다며 질문을 차단했고, 연이어 "<화유기> 현장의 사건사고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예능 프로그램에서 웃음을 줘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아예 그런 질문이 없었다는 듯 건너뛰고 다급히 행사를 종료시켰다.

주연배우 이승기의 침묵

타 방송사 프로그램에서 발생한 문제가 새로 시작하는 자사 예능 프로그램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걱정하는 <집사부일체> 제작진이나 SBS 측의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질문을 듣고도 계속해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이승기의 대응은 아쉬움을 남겼다. 

꼭 이 같은 사고가 아니더라도,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병행하는 배우들에게는 스케줄상의 문제는 없는지,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은지 등의 연결 질문은 단골 레퍼토리다. <집사부일체>는 출연진이 한 분야에서 독보적 업적을 남긴 '사부'의 집을 찾아가 함께 동고동락하며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통해 가르침을 얻는 프로그램이다. <화유기> 제작진의 배려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성격의 프로그램이다.

촬영 스케줄이 늘어진 여러 요인 중에는 이승기의 뒤늦은 촬영 합류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뒤늦은 합류는 '군대'라는, 이승기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스케줄 때문이었고, 이번 사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비극이다. 당연히, 이승기에게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이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얼굴인 주연배우로서, 자신이 출연 중인 드라마에서 발생한 논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정도는 밝힐 수 있지 않았을까? 이는 자신이 다른 프로그램의 제작발표회를 하고 있을 바로 그 순간에도, <화유기>를 위해 일하고 있을 스태프들에게 주연배우로서 감사, 혹은 사과의 말을 전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CG 미완성 장면이 전파를 타는 단순 방송 사고에서 시작된 <화유기> 문제는, 방송 중단, 스태프 추락 사고, 편성 중단, 고용노동부의 현장 실태 조사 등으로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피해 스태프 가족이 경찰에 CJ E&M과 제작사 JS픽쳐스를 고소함에 따라 고용노동부의 현장 조사에 이어, 경찰의 조사도 진행 중이다.

배우 이승기가 15일 오전 서울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tvN 새 토일드라마 <화유기>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현재 <화유기> 추락사고와 관련해 전국언론노조와 피해 스태프가 소속된 MBC아트는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촉박한 제작 일정에 쫓긴 스태프들의 피로 누적을 꼽고 있다. 이 때문에 발생한 현장 안전사고로 40대 가장이 하반신이 마비되는 비극이 발생했다. <집사부일체>는 이승기가 이런 촬영 스케줄을 쪼개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들이 이승기가 주는 웃음과 감동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이승기의 책임 있는 한마디가 필요했다.

취재진의 질문을 차단하느라 조정식 아나운서가 땀을 흘리고 있을 때, "주연배우로서 책임을 느끼고 있다. 피해 스태프 분의 쾌유를 빈다"는, 형식적인 답변이라도 나왔다면 어땠을까?


화유기 스태프 추락 사고 JS픽쳐스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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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스타팀에서 방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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