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일부 중학교 화장실엔 '화장지'가 없다.. 왜?

학생들 화장지 낭비 심하다는 이유로 수년째 비치 안해... 민원제기에 "곧 시정하겠다"

등록 2017.12.29 12:12수정 2017.12.29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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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여천중학교 이 학교는 학생들 화장실에 화장지를 비치해 둔다고 밝혔다. ⓒ 정병진


여수 관내 일부 중학교들이 수년째 화장실에 화장지를 비치하지 않아 학생들이 평소 큰 불편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수시 교육청에서는 이 같은 실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에야 민원이 제기되자 "학교에서 화장지가 적재적소에 비치되어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관리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기자는 21~29일까지 여수 시내 6개 중학교 교장실 및 행정실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화장실에 화장지가 비치돼 있는지 실태 파악을 해 보았다. 그 결과 3개 중학교는 비치하였지만 S, Y, M 중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화장실에 화장지를 두지 않고 필요하면 행정실, 보건실 같은 관리 부서에서 가져다 쓰게 하고 있었다.

며칠 전 M 중학교에서는 학생회장 선거를 치렀다. 이 선거에는 세 명의 학생이 출마하였는데 그들 모두가 '화장실에 화장지를 비치하겠다'는 공통 공약을 내세웠다. 그 정도로 화장지 없는 화장실 이용에 학생들의 불편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A모 군은 "학교 화장실에 화장지가 없고 보건실 등에서 갖다 써야 하기에 개인적으로 갖고 다니는 학생들이 많다"고 하였다. 또 "화장지가 없는 학생은 다른 친구에게 빌리거나 화장지가 있는 교사용 화장실을 몰래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였다.

B모 양은 "화장실에 화장지가 없어 몹시 불편하다"며 "화장지를 구하지 못할 때는 (용변을) 참아야 하는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중학교들이 학생들 화장실에 화장지를 비치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M 중학교 행정실 관계자는 "화장지가 아까워 안 주는 게 아니다. 화장실에 화장지를 걸어두면 난리법석이 난다. 학생들이 화장지로 장난을 많이 치기에 관리가 안 된다. 그래서 각 학년실에 화장지를 두고 쓰게 한다"며 "그것도 일종의 교육"이라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불편하다면 화장실에 걸어 놓겠다. (하지만) 제 생각으론 그게 얼마 못갈 거다"며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

S 중학교 행정실 관계자도 같은 인식이었다. 그는 "기자님이 학교 실정을 잘 모르신다"며 "학생들이 화장지 걸어두면 던지고 발로 밟고, 다 뜯어내버린다. 관리나 지도가 잘 안 된다. 그러기에 학교서 어쩔 수 없이 화장실에 화장지를 두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지는 많이 있지만 학생들의 화장지 낭비가 심해 어쩔 수 없이 화장실이 아닌 행정실이나 보건실, 학년실 등에 비치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의 일탈 행위 때문에 선의의 피해를 보는 학생들이 있어선 안 되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다들 동의하였다. 그래서 세 학교 모두 "학생들 의견을 수렴해 조만간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여수시 교육청도 "학생들의 화장실 사용에 관한 지도가 어렵더라도 화장지는 실제 필요한 곳에 설치되어야 하며, 앞으로 해당 학교에서 화장지가 적재적소에 비치되어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관리 지도하겠다"고 하였다.

이어 "공중화장실법 제8조 및 시행령 제7조와 관련하여 공중화장실 관리기준에 따라 각급 학교별로 화장실 관리인이 지정되어 있다"며, 앞으로 "보다 위생적이며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여수넷통>에도 보냅니다.
#여수시교육청 #화장지 #화장실 #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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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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