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우금티예술제... "우금티 넘어 평화로"

[현장] 1만 동학 농민혁명군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등록 2017.10.28 18:09수정 2017.10.2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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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두렁밭두렁의 ‘동학(東學)’ ‘녹두장군 오셨네’라는 우리문화 종합극 공연이 진행 중이다. ⓒ 김종술


고부군수 조병갑의 전횡에 반발하면서 발생한 동학 농민 봉기는 전주화약으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일본의 국권 침탈이 심해지자 이에 분개한 동학농민군은 '보국안민'과 '외세배격'을 기치로 서울을 점령하여 일본인을 몰아내겠다고 다시 봉기한다. 1894년 11월 9일 농민전쟁 최대의 격전지인 우금치 전투가 벌어졌다.

우금치는 충청감영을 목전에 두고, 고개도 넘어보지도 못한 채 무참하게 짓밟힌 동학농민군의 원혼이 소리 없는 통곡으로 절절히 깃들어 있는 곳이다. 그날 쓰러져간 농민군의 소리 없는 통곡과 한이 서려 있는 고갯마루 북쪽, 공주가 바라보이는 그곳에 동학군의 넋을 달래기 위해 1973년에 '동학혁명군위령탑'이 세워졌다.

(사)동학농민전쟁우금티기념사업회는 28일 오후 1시부터 동학농민혁명의 뜻을 기리기 위해 유적지인 충남 공주시 우금티사적지에서 '2017 우금티예술제'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동학농민기념사업회와 김정섭 전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원장, 윤홍준 공주시의장, 충남지역 고등학생 등 500명이 참석했다.

'우금티를 넘어 평화로'라는 주제로 열린 2017 우금티 예술제는 쌀 뻥튀기, 새끼 꼬기, 탈곡 체험, 솟대 체험, 사발통문, 우금티전투 오행시 등 각종 체험 부스도 마련되었다.

백성은 하늘이다
백성은 하늘이다
동학년 우금티의 저녘놀이 붉게타는
오늘도
백성은 하늘이다

농민들의 함성이 울려 펴졌다. 123년 전 서울로 진격하지 못한 1만 명의 동학 농민혁명군의 한 서린 울림이다. 논두렁밭두렁의 '동학(東學)' '녹두장군 오셨네'라는 우리문화 종합극 공연으로 시작했다.

공연은 동학의 정신을 노래하고 농민의 보물 씨앗단지와 솟대를 향한 평화의 춤을 추고 5인의 여인들이 펼치는 평화로운 종이 인형의 춤마당으로 문을 열었다. '갈등과 봉기' 마귀(관군)의 횡포에 분노하며 민중의 봉기와 동학의 태동을 깃발의 행진으로 표출했다. 찢기는 종이 인형과 동학의 죽음. 한줌 황토로 돌아가는 민중의 죽음. '동학은 동학이다'라는 태동의 꿈까지 27명의 출연자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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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금티 고개도 넘지 못하고 죽어간 고개도 넘어보지 못하고 무참하게 짓밟힌 동학농민군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우리춤연구회가 살풀이 춤을 추고 있다. ⓒ 김종술


이어 금강풍물패 공연과 함께 동학농민들의 넋을 달래는 우리춤연구회의 살풀이, 공주소리보존회의 지게 상여 놀이 등이 이어졌다. 3시간가량 진행된 이 날 행사는 추모 제례를 지낸 후 공주농민회에서 준비한 재물을 참석자들이 골고루 나눠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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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식 동학농민전쟁우금티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추모제례를 지내고 있다. ⓒ 김종술


박남식 동학농민전쟁우금티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청명한 가을날이다. 풍성한 수확과 풍요로움이 함께하는 계절이다. 하지만, 이 풍요로움을 누리기에는 쌀값은 매년 떨어져 농민의 삶은 더욱 어렵고, 전쟁의 짙은 먹구름이 한반도를 드리우고 있다. 120여 년 전 우금티 고개에서 메아리쳤던 동학농민군의 함성은 여전히 우리를 깨우고 있다. 1894년 동학농민전쟁의 자주와 평등, 생명존중 정신의 계승을 위한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인사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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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여를 구하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사람들이 지게로 상여를 옮긴 내용으로 공주소리보존회가 공연을 하고 있다. ⓒ 김종술


우금티기념사업회는 1993년 창립 이래, 공주에서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지역 주민들과 함께 노력해 왔다. 우금티 마루에 주유소를 건립하려는 계획을 반대하는 과정에서 결성된 공주지역 시민사회단체이다. 공주시민과 이 단체의 노고로 우금티에 주유소를 건설하려는 계획은 취소되었으며 공주 우금티는 동학농민전쟁 100주년이 되는 해인 1994년에 국가사적지(제387호)로 지정될 수 있었다.

조직 결성 이후 1994년에는 우금티사업회에서는 유족회 등 전국의 관련사업단체들과 함께 전국행사를 치렀으며, 이후 매년 추모예술제와 추모제례(위령제), 사적지 답사와 강연회 등을 개최해오고 있다. 2005년 들어 사단법인으로 재조직하였고, 충남청소년역사캠프를 추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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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술

한편, 이날 행사에는 공주농민회, 공주민주단체협의회, (사)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공주희망꿈학부모연대, 논두렁밭두렁, 전교조공주지회, 공주책읽는시민행동, 한살림충남남부, 공주대민주동문회, 금강풍물패, 공주대타는목마름, 공주소리보존회, 로컬푸드공생공소, 한국전쟁희생자공주유족회, 공주상담소 등의 단체가 참여했다.
#2017 우금티예술제 #동학농민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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