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 등반, 이선희 의용소방대장 말을 기억해 주세요

산행에서 조난 당하지 않으려면... "홀로 등산은 위험합니다"

등록 2017.10.10 18:06수정 2017.10.1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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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등반 유의사항을 이선희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여성의용 소방대장에게 들었다. * 사진은 최문순 화천군수로부터 '모범 의소대' 운영 표창을 받는 대장 모습. ⓒ 신광태


"조난 신고하신 ○○○씨죠?"
"맞는데, 내가 경기도에 신고했지, 강원도에 신고한 적 없어요."

등산복 차림의 한 남자는 의아하단 표정을 지었다. '고생 많으셨다. 불편한덴 없냐?'는 질문에 여전히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추석연휴 기간인 지난 8일, 오후 8시쯤 한 통의 긴급문자를 받았다. '등산객이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삼일리 방향에서 조난됐다'는 내용이었다.

"휴대폰을 통해 경기도 가평 조무락골에서 길을 잃었단 연락 이후, 산 능선 너머인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삼일리에서 2차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그러곤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됐는지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현장에 도착하자 손전등과 식수로 무장한 119소방요원, 경찰, 의용소방대원들이 수색방향을 모색 중이다. 대략 200여m 높이로 보이는 산. 산 능선에서 군부대나 농가 불빛이 훤히 보인다. 조난자가 다치지 않은 이상 산에 머물 이유가 없어 보였다.

찾아야 한다. 대원들이 새벽 2시까지 수색활동을 벌였으나 실패. 이튿날 날이 밝는 대로 재수색에 착수키로 했다.

"군 장병 지원 좀 부탁드립니다."

일단 면사무소 직원을 긴급 소집했다. 장기화될 것에 대비, 상황실 설치와 군 병력 지원을 요청했다. 실종자 수색엔 많은 인력이 필수다.

"남성 의용소방대원은 현장, 여성대는 식수와 우유, 빵을 조달키로 했습니다." 

사내면 의용소방대도(대장 조창환, 이선희) 발 빠르게 움직였다. "A조는 좌측 능선에서에서 우측방향으로 B조는 우측능선에서 좌측방향으로..." 사내면 119센터장 지시를 들으며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고지대에서 내려와 야산에서 조난 됐을 리 없다. 소방좌표 오류일지도 모른다' 란 판단에 군 병력을 고산지대 쪽에 투입해 보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군 장병 수색방향 답사를 위해 (차량으로) 상류방향으로 가던 중 도로변에서 만난 사람. 초췌한 모습, 영락없는 실종자 몰골이다.

"일이 이렇게 커 질줄 몰랐다." 연신 미안하단 말을 거듭하는 사람에게 화천경찰서 수사과장은 '빨리 가족에게 연락하라'며 휴대폰을 건넸다.

소방좌표 오류가 맞았다. 실종자는 900여 미터 골짜기에서 밤을 지샌 후 날이 밝자 아랫마을 쪽으로 이동했단다. 어쨌든 무사해 다행이라며, 모든 대원들은 자신의 일처럼 반겼다.

"밤새 고생은 우리가 했는데, 찾기는 면장이 찾았다"며 아침을 사겠다는 이선희 여성의용소방대장을 통해 등산할 때 유의사항을 들었다.

"휴대폰 배터리는 여유분을 지참하는 게 필수고, 조난 신고를 했으면 그 자리를 벗어나면 안돼요."

이 대장 말은 혼자 개별등반을 하지 말 것과, 만일에 대비한 휴대폰 배터리나 충전지를 보유하는 것이 필수라는 거다. 이어 "이번 경우엔 경기도 쪽에서 좌표를 찍었기 때문에 오류가 난 것이지 이런 일은 흔치 않다"고 했다. "그러니 신고를 한 위치에서 이탈하면 수색에 혼돈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요즘 같은 시기엔 속옷이나 예비점퍼 등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매년 이맘때면 가을 산을 찾는 등산객이 많다. 초보자들일수록 실리적인 것보다 멋을 중시 한다는 게 이선희 대장 설명이다. 필수품 중 보온을 위한 속옷과 별도의 두툼한 겉옷은 필수라는 말도 덧붙였다.

"중요한 건 홀로 등산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이 대장이 강조하고 또 강조했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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