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서민 위한 임대주택인데 보증금만 수억 원

[국감이슈] 도마위에 오른 박근혜-박원순표 임대주택 정책

등록 2017.10.10 20:59수정 2017.10.10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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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부동산 적폐, 뉴스테이 폐지! 주거권 보장! 광장선언 기자회견(2.11)” 참가자들이, 주택도시기금과 공공택지, 그린벨트를 빨아들이는 뉴스테이의 폐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주거권네트워크


'비싼 임대료와 민간 사업자 퍼주기'

박원순 서울시장의 '역세권 청년주택'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뉴스테이' 정책의 공통점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들은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이들 두 정책에 대한 철저한 재검증을 벼르고 있다.

뉴스테이와 역세권 청년주택은 모두 기금 융자와 용적률 상향 등 공공이 주는 혜택을 받은 민간 사업자가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뉴스테이는 중산층, 역세권 청년주택은 사회초년생과 대학생을 수요 대상으로 삼았다.

청년주택, 뉴스테이 모두 민간 사업자가 높은 가격에 임대료 산정

그런데 두 주택정책 모두 민간사업자가 임대료를 결정하는 방식이고, 임대료에 대한 특별한 제한 규정은 없다. 그러다보니 역세권 청년주택과 뉴스테이 모두 서민들의 희망임대료를 웃도는 비싼 임대료가 문제로 지적된다.

뉴스테이의 경우 서울 지역 40㎡이하 소형 주택의 월세가 100만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대림동에 공급되는 뉴스테이 38㎡형의 임대료는 보증금 7000만 원일 경우 월세 98만 원을 내야 한다.

보증금을 2억까지 올려도 월세를 매달 60만 원씩 부담해야 한다. 다른 뉴스테이도 대부분 보증금이나 임대료 수준이 높았다.

대림산업이 위례신도시에 공급한 뉴스테이(84㎡형)는 보증금만 4억9000만 원~3억7000만 원, GS건설의 화성동탄2 뉴스테이(B-15,16)도 테라스형 보증금이 2억5000만~3억4500만원, 복층형은 3억1500만~3억4500만 원에 달했다.

뉴스테이에 대한 수도권 거주자의 희망 임대료가 보증금 1억5000만 원에 월세 30만 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2~3배가량 높은 것이다.

동탄과 수원 등에 공급되는 뉴스테이 임대료도 희망 임대 수준보다 비싸다. 대우건설의 화성동탄2 뉴스테이(84㎡)도 보증금 2억에 월세 34만 원, 롯데건설의 화성동탄2(84㎡)도 보증금 1억8000만 원에 월세 43만7000원, 현대건설의 수원호매실(93㎡)은 보증금 1억4700만 원에 월세 58만7000원으로 나타났다.

역세권청년주택, 대학생이 아르바이트로 충당하기 버거워

박원순 시장의 역세권 2030 청년주택도 비싸긴 마찬가지다. 사회초년생이나 대학생이 살기엔 임대료가 지나치게 높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이 서울시가 추진하는 역세권 청년주택 3개 지역(용산,서대문,마포)을 분석한 결과, 20㎡이하 1인 단독 역세권 청년 주택의 평균 보증금은 4173만 원, 월세는 39만 원으로 조사됐다.

월세만 따져도 대학생 평균 아르바이트 수입의 57%, 29세 이하 비정규직 월급의 34%를 차지한다.

정동영 의원은 "월소득 대비 주거비가 25%가 넘으면 국가 지원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데,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 임대료는 대학생, 비정규직 청년을 외면한다"라면서 "역세권 청년주택이 살 만한 청년 주택이 되려면 월 임대료를 17만~28만 원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공공택지 제공, 건설 자금 지원 등 각종 특혜 받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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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 시장이 역세권청년주택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서울시


사업을 하는 민간 사업자에게 각종 특혜를 몰아줬다는 것도 두 정책의 공통점이다. 뉴스테이 정책의 경우,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공공이 조성한 택지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주택 건설을 위한 자금도 낮은 금리로 지원한다. 아울러 법인세도 감면해준다.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은 더 파격적이다. 토지의 종 상향을 통해 건물을 더 높게 지을 수 있게 해준다. 실제로 3종 주거지였던 삼각지와 충정로 일대 청년주택 사업지는 각각 상업용지와 준주거로 용도가 상향 조정됐다.

아울러 저금리 대출 등의 인센티브도 추가로 제공되면서 역세권 청년 주택의 1세대당 월 평균 수익은 53만원에 달한다. 100세대를 공급하면, 건물주는 매달 5300만원을 앉아서 벌 수 있는 구조다. 게다가 전체 공급 예정인 2558세대 가운데 2011세대는 의무임대기간(8년, 12년)이 끝나면 분양으로 되팔 수 있다.

건물주는 서울시의 막대한 지원을 받아 임대 수익 올리고 나중에는 아파트 처분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뉴스테이 정책은 새 정부 들어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청년주택은 별다른 변화 움직임이 없다.

뉴스테이, 역세권청년주택 등 국감서 재검증 도마에 오를 듯

박원순 시장은 지난해 국감에서 민간이 아닌 공공 주도의 사업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에 "민간 토지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들은 이번 국감에서 뉴스테이와 역세권청년주택에 대한 검증을 벼르고 있다.

정동영 의원은 "각종 특혜를 몰아준 역세권청년주택 사업은 저소득 청년을 착취하는 수준"이라며 "역세권 개발로 인한 땅값 상승과 세대당 50만 원의 고수익을 보장하는 것이 어떻게 청년 주거복지 정책인가"라고 비판했다. 

안규백 의원은 "박근혜 정부는 주택도시기금 등 공공자원을 투입해 뉴스테이를 공급해왔지만, 정작 수요자 요구에 부합하지 않았다"라면서 "이에 따라 입주자 미달이나 계약취소자 급등 등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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