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번의 요구 1300번의 거절…"쳐들어가고 싶어요"

[현장] 1300회 맞은 수요시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일본대사관 찾았지만 아무도 안 나와

등록 2017.09.13 17:00수정 2017.09.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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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김복동 할머니등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1300차 정기 수요시위'에 앞서 일본군 성노예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 1억명 서명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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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김복동 할머니등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1300차 정기 수요시위'에 앞서 일본군 성노예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 1억명 서명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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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김복동 할머니등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1300차 정기 수요시위'에 앞서 일본군 성노예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 1억명 서명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 ⓒ 이희훈


"이거 정말 전달 제대로 되는 거 맞아? 일본 대사관 관계자는 나왔어?"
"아니요, 결국 일본 대사관 사람들은 안 나왔네요. 가해국이 나와서 기다려야지 왜 피해자를 기다리게 하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김복동·길원옥 할머니가 휠체어에 앉은 채 서울 중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10여 분을 기다렸다. 하지만 일본대사관 관계자를 만나지 못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공동대표에게 일본대사관 관계자가 나왔는지 재차 확인했다.

윤 대표는 "오전 11시 30분에 서명을 전달한다고 말을 해놨는데도 보이지 않는다"고 대답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해결하라'며 세계 155개국에서 약 200만 명이 참여한 서명은 일본대사관이 있는 빌딩 관계자가 나와 옮겨갔다. 할머니들과 함께 일본대사관을 찾은 초등학생들은 "(일본대사관에) 쳐들어가고 싶다"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일본군 위안부 생존 피해자 35명, 답 없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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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김복동 할머니등이 참석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1300차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1992년 1월 8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처음 시작한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이하 수요시위)가 13일 1300회를 맞았다. 정대협 회원 30명이 참여해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던 첫 수요시위는 25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 사이 일본대사관 앞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형상화한 평화의 소녀상이 들어섰다. 첫 수요시위 당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참석한 이는 한 명도 없었지만, 지금은 매주 수요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참석하고 있다. 올해에만 박차순, 이순덕, 김군자, 하상숙, 이아무개 할머니 등이 세상을 떠나 생존 피해자는 35명이 남았다. 변하지 않은 건 사과 하지 않는 일본의 태도뿐이다.

이날 오후 일본대사관 맞은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에서 윤 대표는 "1300회 동안 일본 정부에 수도 없이 많은 서한과 성명서를 전달했지만, 문서로 답을 받은 적이 없다"며 "이것이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당시 한국 사회는 피해 할머니들을 수치스럽고 부끄럽게 생각하며 손가락질했다"며 "그래도 할머니들은 목소리 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은 왜 사과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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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김복동 할머니등이 참석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1300차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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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김복동 할머니등이 참석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1300차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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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김복동 할머니등이 참석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1300차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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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김복동 할머니등이 참석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1300차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그는 수요시위 현장을 '평화를 일궈 가는 현장'이라 정의했다. 윤 대표는 "현재 한국사회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피해자 할머니들이 평화운동가, 인권운동가라며 손을 잡고 연대한다"며 감회를 밝혔다.

수요시위에 참석한 양징자 일본·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전국행동 공동대표는 "지난 2015년 한·일 합의를 두고 김복동 할머니는 '역사를 팔았다'고 표현했다"며 "일본 정부는 역사적 사실을 인정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이뤄진 2015년 한·일 합의는 ▲협상의 주체인 피해당사자 배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불명확 ▲소녀상 이전 언급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책이 아닌 현장에서 역사를 배우겠다며 수요시위에 참석한 학생들도 일본 정부의 태도에 답답함을 드러냈다. 연신 "슬프다"며 한숨을 내쉰 경기도 남양주 수동초등학교 서세찬(13)군은 "아직까지 할머니들이 사과받지 못한 게 자존심이 상한다"며 "일본대사관 사람들이 얼굴도 보여주지 않는 건 도대체 왜 그런 거예요?"라고 반문했다.

수능을 앞두고 수요시위를 찾았다는 인천 청담고 김정호(19)군은 "고 3이라는 민감한 시기에 이곳에 와도 되는지 살짝 고민했지만, 역시 와보길 잘했다"며 "하루 앉아 공부하는 것보다 직접 역사를 겪어본 오늘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해결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할머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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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김복동 할머니등이 참석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1300차 정기 수요시위'를 마치고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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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김복동 할머니등이 참석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1300차 정기 수요시위'를 마치고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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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김복동 할머니등이 참석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1300차 정기 수요시위'를 마치고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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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김복동 할머니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1300차 정기 수요시위'를 마치고 서한 청와대에 서한 전달을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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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주민센터 옆에서 '1300차 정기 수요시위' 후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한 뒤 발언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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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김복동 할머니등이 참석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1300차 정기 수요시위'를 마치고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수요시위를 마친 참가자 200여 명은 청와대로 향했다. 이들은 광화문 광장을 지나고 청운효자동주민센터를 거치며 "2015년 한·일 합의를 폐기하라"고 외쳤다. '우리의 고통은 사라지지 않습니다'와 일본어로 쓴 '역사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손팻말을 든 학생들도 행진에 참여했다.

행진을 마친 김복동·길원옥 할머니는 은수미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만나기 위해 청와대로 들어갔다. 할머니들은 박근혜 정부가 2015년에 한 한일합의의 폐기와 화해치유재단 해산 등의 내용을 담은 공개요구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김 할머니는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 행진에 참석한 이들에게 "여러분, 참 고맙습니다"라며 "우리가 빨리 해결해야 여러분 마음이 편할 텐데, 해결하지 못해 미안합니다"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할머니 사랑해요"라며 두 할머니를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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