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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지원하되 간섭 않는다", '촛불 항쟁' 영화제 지원

[현장] DMZ다큐멘터리영화제 기자회견... 광장의 촛불 특별기획전

17.08.24 17:07최종업데이트17.08.2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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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열린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기자회견. ⓒ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로 다큐멘터리 최고 흥행기록을 갖고 있는 진모영 감독이 올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DMZ영화제)를 통해 신작 <올드 마린보이>를 공개한다. 개막작이다. 지난 2013년 DMZ영화제를 통해 통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선보였고, 이후 다큐 흥행 신화를 일궈낸  진 감독은 두 번째 작품도 함께 하게 됐다.

또한 지난 7월 14일 아프리카에서 다큐멘터리 제작 중 사고로 숨진 고 박환성-김광일 독립 피디를 추모하는 특별 상영과, 28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 박종필 감독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상영 또한 마련됐다. 지난겨울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촛불광장을 상징하는 작품들도 기획전으로 묶었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아래 DMZ영화제)가 23일 오전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상영작을 공개했다. 국내 다큐멘터리 지원과 진흥에 독보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DMZ영화제는 올해는 42개국 114편이 상영된다.

진모영, 촛불, 타계한 독립피디와 감독 추모

개막작으로 선정된 <올드 마린보이>는 진모영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013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에서 깊이 있는 연출력과 감성적인 이야기로 다큐 열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진 감독은 "2013년 가을에 촬영을 시작했다며 우연히 잠수부 이야기 보다가 뛰어들었다"며 "<올드 마린보이>는 북한에서 이탈한 잠수부에 대한 이야기로 이 남자가 거친 사회에서 어떻게 자신을 숨기고 하는지에 대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1년 3회 때 영화제를 알게 됐는데, 올해 개막작으로 선정돼서 더욱 영광이고, DMZ영화제가 관객들과 만나게 해줘서 고맙다"고 덧붙였다.

신작<올드 마린보이>가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에 소감을 말하고 있는 진모영 감독. ⓒ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박혜미 프로그래머는 국내작은 다큐멘터리 작가의 신작으로, 해외작은 1년간 전 세계 다큐영화제를 화려하게 수놓은 작품들로 채워졌다며 촛불광장과 일상의 정치학을 논하는 '특별기획 : 광장으로 노래하라'와 최근 타계한 감독들의 작품도 상영한다고 밝혔다. 고 박환성 피디의 다큐 두 편이 상영될 예정인데, 3회와 4회 DMZ 영화제 상영작들이다.

주요 상영작으로는 고 박종필 감독이 참여한 세월호 다큐 <망각과 기억2 : 돌아 봄>이 상영되고, 인디다큐페스티발 집행위원장인 오정훈 감독은 농부를 담은 신작 <벼꽃>을 공개한다. <망원동 인공위성>으로 주목받은 김형주 감독의 신작 <로드쇼>를 내놨다. 4명의 작가와 함께 미술관 밖 세상을 여행하는 로드쇼를 담은 다큐다. 중견 감독인 김미례 감독은 <늑대부대를 찾아서>를 선보인다. 이원우 감독의 <옵티그래프>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 CIA의 전신인 O.S.S 요원으로 활동했던 것과 한국전쟁 시작 시기에 치안국장이었던 외할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통해 국가과 국적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로 손녀가 조명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끄는 작품이다.

한국경쟁의 경우 대부분이 DMZ영화제를 통해 처음으로 상영되는 월드 프리미어라는 점에서, 국내 대표 다큐멘터리 영화제답게 화제의 다큐멘터리와 유명 다큐 감독들의 작품을 대부분 아우른 것으로 평가된다.

촛불 항쟁의 의미를 들여다보는 '특별기획 : 광장이여, 노래하라'는 겨우내 이어져 온 촛불 집회 다큐와 해외 시민혁명 다큐들을 한데 아울렀다. <광장>은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제작팀이 만든 영화로 비정규직, 성주 사드 배치, 18세 참정권, 페미니즘 등 민주주의에 대한 목소리를 담았다. <모든 날의 촛불>은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만든 작품으로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

1987년 6월 항쟁의 명동성당을 담은 김동원 감독의 고전 <명성, 그 6일의 기록>과 87년 12월 대선 당시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농성 사건을 다룬 <나루>는 87년의 민주화 투쟁과 이후 30년의 세월이 흘러 촛불 항쟁의 접점을 모색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도, 스페인, 이탈리아, 슬로베니아에서 벌어진 민주주의를 위한 시위 등도 함께 상영된다. 민중항쟁의 세계적인 흐름을 통해 촛불 항쟁을 되새기는 뜻이 담겨 있다.

남경필, 다큐멘터리 비판은 당연한 권리

남경필 조직위원장과 조재현 집행위원장이 홍보대사로 선정된 조진웅과 지우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 ⓒ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한국 다큐멘터리가 정치·경제·사회적인 문제를 비판하는 정신이 강하게 담겨있다는 점에서 보수정당이 오랜 시간 도지사를 맡은 경기도가 아무 간섭 없이 9년째 지원하고 있다는 것은 특별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조직위원장을 맡은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첫마디부터 "2002년부터 영화제를 개최해오고 있다. 경기도는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 지원하되 간섭은 않는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최근 부산영화제처럼 보수정당이 단체장을 맡은 시도에서 영화제 프로그램에 간섭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이 발생해 큰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서병수 부산시장과는 크게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남 지사는 '정치인으로 남 지사 개인이나 정책을 매섭게 비판하거나 지적하는 다큐멘터리들도 아무런 간섭없이 상영을 용인할 수 있겠냐'는 물음에 정치는 옳고 그름이 아니라 다름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지적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 정치인에게는 비판이 무서운 게 아니고 무관심이 무섭다"며, 어떤 경우라도 일절 간섭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나타냈다.

한편 올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오는 9월 21일~28일까지 파주 민통선 내 캠프 그리브스와 고양시 메가박스, 파주출판도시 등에서 개최된다. 배우 조진웅과 지우는 홍보대사로 활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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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주요 영화제, 정책 등등)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각종 제보 환영합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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