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이 반대한 위안부 기림일 법안"
"다시 8월 14일...이번엔 꼭 통과시키자"

13살에 빼앗긴 할머니의 꿈... 국회 의원회관에서 <어폴로지> 상영회 열려

등록 2017.08.11 09:21수정 2017.08.1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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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외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차 세계 '위안부‘ 기림일 기념 <어폴로지> 상영회에서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 김성욱


"할머니는 13살에 꿈을 빼앗겼지만 '어포롤지(apology)', 즉 '사죄' 뒤에 꿈을 이루고 해방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윤미향 정대협 대표)

10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영화 <어폴로지>가 상영됐다. 제5차 세계 '위안부' 기림일 기념으로 마련된 이날 상영회는 '국회아동·여성·인권정책포럼', '일본군성노예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개최하고 권미혁·남인순·박경미·박주민·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관했다.

정춘숙 의원은 "8월 14일 세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 지정법안이 하루 빨리 통과돼 할머니들의 명예회복이 이뤄지길 바란다. 다시는 전시 성폭력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위안부 피해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며 이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춘숙·박경미·박주민 민주당 의원과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참석했다.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은 고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 피해 사실을 증언한 8월 14일(1991년)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인권회복을 위해 지난 2012년 12월 10일 '제1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지정됐다.

이와 관련해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 달 19일 발표한 '문재인 정부 5개년 계획'에서 "2018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 지정"을 공식화했고, 국회에서는 지난 2016년 9월 28일 추혜선 의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유엔 기림일 지정 운동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운동 등에 대한 국회의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시민들 영화 보며 눈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엔 여·야 없어야"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외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차 세계 '위안부‘ 기림일 기념 <어폴로지> 상영회에서 박주민,박경미 민주당 의원과 추혜선 정의당이 발언 하고 있다. ⓒ 김성욱


정춘숙 의원 "저희도 국회에서 기림일을 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

박경미 의원 "기림일 지정 관련 법안 심사가 당시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8.14 기림일이 돌아오는 만큼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박주민 의원 "잊지 않아야 할 일들이 많지만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기억하고 되새기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추혜선 의원 "이 영화를 통해 평화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짧은 발언 이후 각기 다른 일정으로 행사장을 떠난 국회의원들과 달리 시민 30여 명은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오를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날 상영된 티파니 슝 감독의 <어폴로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한국)·차오(중국)·아델라(필리핀) 할머니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김아무개씨는 "한국의 피해 할머니들을 꼭 만나러 가겠다며 밝게 웃던 필리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는 장면에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막 나더라"며 "영화를 보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됐다. 기림일이 지정돼 이런 분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치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행사를 위해 강원도 철원에서 왔다는 박세라씨도 "솔직히 위안부 문제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있었다는 것은 잘 몰랐는데 조금 놀랐다"며 "위안부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도 수요 집회 정도만 알았는데 앞으로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말했다. 동행한 김효민씨도 "할머니들이 오히려 모욕을 당하는 장면에서 마음이 아팠다. 할머니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영화에 나온 길원옥 할머니 같은 분들은 시민사회와 정부가 모두 눈치만 보고 있을 때 피해자가 전면에 나섬으로써 더 이상 피해자로서가 아니라 인권운동가로서 살아오신 분들"이라며 "지금이라도 우리 사회가 그분들의 아픔을 참되게 해방시켜드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또 "이번에 정부가 기림일 지정 계획을 발표한 것이나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화해·치유재단을 점검하고 있는 것 등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국회에서는 지난 2015년 12.28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 결의안도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국회가 여야를 떠나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외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차 세계 '위안부‘ 기림일 기념 <어폴로지> 상영회에서 윤미향 정대협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김성욱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외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차 세계 '위안부‘ 기림일 기념 <어폴로지> 상영회.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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