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석방된 조윤선, 판결대로라면 투명인간"

'문화계 블랙리스트' 1심 판결 비판, 박범계도 "사실상 면죄부 준 것"

등록 2017.07.28 11:52수정 2017.07.2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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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이희훈


"결국 이 판결대로 하자면 조윤선 전 장관은 투명인간이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지난 27일 '문화계 블랙리스트' 혐의로 기소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선고에 대해 한 촌평이다.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를 작성·실행하도록 지시한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고,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만 유죄로 인정받았다. 그 결과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조 전 장관은 선고 이후 석방됐다.

이에 대해 노 원내대표는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조 전 장관이) 상황을 보고는 있었지만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고 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선고"라면서 "(조 전 장관이) 아무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납득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블랙리스트 작성·실행과 관련된) 민간단체보조금 TF가 비록 조 전 장관이 정무수석이 되기 전에 (정무수석실에) 배치돼 있었더라도 자기가 정무수석인 상태에서는 그것이 진행되는 것을 다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것을 중단시킬 권한도 (조 전 장관에게) 있는 것"이라며 "그것도 직권남용에 속하는 것이다. 진행되게 방조한 것이기 때문에 공범관계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이) 그걸 방치했다는 것은 범죄행위에 대한 방조행위가 되는 것이다. 애초에 그것(블랙리스트)이 누구 아이디어였냐만 따질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팔이 안으로 굽는 판결이 아니냐. 법조인 출신끼리 봐주고 하는 그런 관계 아니냐는 그런 의혹을 살 수도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배고픔에 떡 하나 훔쳤다고 징역 3년인데... 솜방망이 처벌 아니냐"

조 전 장관을 비롯해 '문화계 블랙리스트' 혐의로 기소된 이들에게 너무나 가벼운 선고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법원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징역 3년,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은 징역 2년, 정관주 전 문체부 차관·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각각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김소영 전 청와대 문체비서관에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특검이 앞서 김기춘 전 실장에 대해 징역 7년, 조 전 장관에 대해 징역 6년을 구형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양형이 줄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이러한 문제인식을 드러낸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판사 출신'이었다. 추미애 당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배고픔에 떡 하나 훔쳤다고 징역 3년 사는 대한민국에서 나라의 근간을 흔들었던 대역죄인들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심지어 집행유예로 석방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법원은 그야말로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것에 그친 것"이라고비판했다.

그는 특히 "김영한 전 민정수석 메모에도 국정농단의 범위와 깊이가 낱낱이 드러나 있다. 그런 증거에도 국민의 법 감정을 외면한 법원의 결정은 하늘과 땅의 차이처럼 아주 동떨어진 판결이라고 할 것"이라며 "국정농단과 헌정파괴 주범들에게 주권자인 국민은 그 어떤 관용을 베풀 것 없다는 점을 법원이 똑똑히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범계 최고위원도 "조윤선 전 장관에 대한 무죄 선고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국 청와대 정무라인에 대한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법원이 이번 선고를 통해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지시·실행 혐의의 정점으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상정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역시 블랙리스트와 관련해서는 혐의가 없다는 판결"을 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표했다.

그는 김 전 실장에 대한 징역 3년 선고에 대해서도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 : 요란하게 시작했지만 결과는 매우 사소한 모양을 가리키는 고사성어)"이라고 비판했다.

박 최고위원은 "직권남용의 법정형은 징역 5년 이하의 중죄가 아님은 맞지만 이 사건은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고, 전 국민에게 커다란 충격과 아픔을 준 조직적인 범죄다. 범죄의 수만 해도 수십 가지에 이른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김 전 실장에게)경합범 가중이라는 것을 따지면 최대 범위가 7년 6개월 이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특검은 징역 6년을 구형했다"면서 "징역 3년 선고는 사실상 이 국정농단 주범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는 국민의 도도한 비판을 직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윤선 #블랙리스트 #노회찬 #국정농단 #박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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