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민 대우건설 사장도 최순실 라인"

대우건설 노조 기자회견... 최순실 “박창민 어떠냐” 문자, 박 사장 경영 능력도 도마 위

등록 2017.07.18 17:14수정 2017.07.1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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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노조는 1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순실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 신상호


최순실이 대우건설 사장 인사까지 손을 뻗쳤을까. 대우건설 노동조합이 18일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을 '최순실 낙하산 인사'라고 규정하며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사장선임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산업은행 등에 대한 법적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의 부정 인선에 개입한 산업은행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순실이 사실상 박창민 사장을 지명했고,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최대 주주로 박 사장 인선에 실질적인 입김을 행사했다는 게 노조 쪽 주장이다.

대우건설 노조 "선임 절차에서 최순실 개입, 검찰이 수사해야"

노조는 성명서에서 "지난해 8월 대우건설 사장 선임 과정은 전혀 투명하지도 공정하지도 않게 진행됐다"면서 "사정기관은 최순실 인사농단(박창민 사장 선임 개입) 의혹을 수사하고,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은 사퇴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대우건설 노조는 박 사장의 인선 과정에 대한 수사를 강조했다. 노조는 박 사장을 사실상 최순실을 통해 내려온 낙하산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박 사장 인선 과정에는 말이 많았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대우건설은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한다. 6월 1일에는 언론 등을 통해 박영식 사장과 이훈복 전무 등 두 명의 후보로 압축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하지만 사외이사로 꾸려진 사장추천인사위원회는 같은 달 10일 최종 후보 선택을 연기했다. 24일에는 사장 후보를 7월 1일까지 재 공모하겠다고 했다가 6일 뒤인 30일 또다시 재공모 일정을 7월8일로 연기하기로 발표한다.

최순실, 측근에게 문자 보내 박창민에 대해 물어


이 시점에서 최순실이 등장한다. SBS보도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7월 1일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과 문자를 주고 받는다. 최씨는 이상화 본부장에게 박창민이 어떤 사람인지를 물었고, 이 본부장은 잘 모르는 사람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7월 1일은 사장 후보 재공모 발표를 한 다음 날이다. 사장 후보로 누가 등록할지도 모르는 시점에 최씨가 이미 박창민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7일 뒤인 7월 8일 박창민을 포함한 30여명의 후보가 등록됐다.

노조는 "최순실은 박창민을 알고 있었고, 측근인 이상화 본부장에게 박창민이 어떤 사람인지 물어봤다"면서 "박창민이 대우건설 사장으로 낙점됐다는 추정이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당시 대우건설 노조는 박창민 사장은 정권에 의한 낙하산 인사라며 반대했지만, 대우건설 이사회는 8월 8일 박 사장의 인선을 최종 결정한다.

노조 관계자는 "당시 사장추천위원회 인사는 5명이었는데, 산업은행 인사를 제외한 3명의 사외이사에게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이 나서 박창민 후보를 사장으로 만들기 위한 회유와 압박까지 했다"라고 주장했다.

노조, 산업은행에 최순실 의혹 답변 요구했지만 '묵묵부답'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박 사장을 인선한 직후인 지난해 8월 기자들과 만나 "사추위원들과 장시간 많은 논의를 하다보니 (사장 선임에 있어) 시간이 길어진 것인데 잡음이 있다던가 일부 소설같은 이야기가 자꾸 나왔다"면서 노조의 주장을 일축하기도 했다.

대우건설 노조는 최순실 개입 정황이 드러난 보도 직후 산업은행에 공문을 보내 "최순실과 청와대가 부정인사를 자행했다는 의혹에 대한 답변을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강준규 대우건설 노조 부위원장은 "이동걸 회장이 회유도 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산업은행 법 위반 소지와 업무방해 등 법적 절차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검토 중"이라면서 "산업은행은 현재 진행 중인 대우건설 매각 절차도 중단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계보고서 의견거절, 해외수주 부진 등 박 사장 경영능력도 도마

최순실 개입 의혹과 더불어 박창민 사장의 경영 능력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박 사장이 취임한 뒤, 대우건설은 해외 수주 부진과 지난해 대규모 손실 등 각종 경영난에 휩싸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대우건설 담당회계법인이었던 안진은 지난해 3분기 대우건설 실적검토보고서에 대한 감사의견으로 '의견거절'을 제시했다. 대형 건설사인 대우건설이 회계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은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었다.

안진은 당시 "공사수익 등 주요 계정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위해 충분하고 적합한 증거를 제시받지 못하는 등 재무제표 검토준칙에 정하는 절차를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3분기 의견 거절을 받자,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해 2016년 감사보고서를 작성했다. 그 결과 지난해 전체 영업 손실(연결) 4672억 원, 당기순손실 7549억 원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올해도 대우건설은 해외 건설 수주에서 부진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전통 텃밭인 플랜트 수주가 아예 없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대우건설의 해외 신규 수주는 단 2건(총 6억4190만달러)에 그쳤다. 카타르 남북연결 구간 공사와 부텔라 도로 공사 등 토목 분야에서 2건으로 플랜트 수주 실적은 없었다.

"박창민 사장이 해외 수주에서 아무런 역할 못해"

박창민 사장은 대우건설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 등을 거쳤지만, 해외 플랜트 사업에 대한 별다른 경력이 없어, 선임 당시에도 논란이 많았다. 노조는 박 사장이 취임 이후 해외 수주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강 부위원장은 "사장의 역할은 해외 수주를 위해 발주처 돌아보고 영업정보를 획득하고 현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인데 그런 것들을 전혀 안 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일선 사업에 대해서 본부장에게 일임을 하고 있는데 그러면 사장은 뭘 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박영찬 건설기업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대우건설의 플랜트 수주 능력은 독보적인데 이것도 현재 제로인 상태이고, 구조조정과 인력 감원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면서 "취임해서 성과를 낸 게 하나도 없는 낙하산 인사가 대우건설 사장에 앉아있으니 대우건설이 온전히 유지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우건설 #최순실 #박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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