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배상금 지급 뒤 이의제기금지' 시행령 위헌

민사소송은 막히고, 진상규명 등 활동은 보장되고

등록 2017.06.29 16:16수정 2017.06.2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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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전남 목포 신항에 거치되어 있는 세월호. ⓒ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정부의 배상금 지급에 동의한 경우, 추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진상규명이나 책임자 처벌 요구 등의 활동이나 형사소송 참여 등은 막을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세월호 유가족 10명이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 피해 지원법) 16조 배상금 지급 관련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전원일치로 기각했다. 하지만 세월호 피해 지원법 시행령 15조의 '배상금 등 동의 및 청구서'의 이의제기 금지 서약 문구는 6대 2로 위헌 결정했다.

세월호 피해 지원법 16조는 "심의위원회의 배상금·위로지원금 및 보상금 지급 결정에 대하여 신청인이 동의한 때에는 국가와 신청인 사이에 민사소송법에 따른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이 조항이 국가배상 청구권과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보고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이 법률 조항이 유가족의 재판청구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세월호 피해지원법에 따라 배상금을 지급받고도 또 다시 소송으로 다툴 수 있도록 한다면, 신속한 피해구제와 분쟁의 조기종결 등 이 법의 입법목적은 달성할 수 없게 된다"며 "(배상금) 신청인은 지급에 대한 동의에 관하여 충분히 생각하고 검토할 시간이 보장돼 있고, 동의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이번에 위헌 결정을 받은 것은 세월호 피해 지원법 시행령 15조의 별지서식 '배상금 등 동의 및 청구서'에 있는 "4·16세월호 참사에 관하여 어떠한 방법으로도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서약합니다"라는 문구다.

헌재는 이 이의제기금지조항에 대해 "세월호 피해 지원법에는 전혀 없는 표현을 시행령에서 임의로 추가한 것으로, 이로 인한 위축효과도 상당 부분 실재한다고 보여진다"고 지적하면서 "세월호 피해 지원법 16조에서 규정하는 동의의 효력 범위를 초과하려 세월호 참사 전반에 관한 일체의 이의 제기를 금지시킬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이 이의제기금지조항에 대해 "법률의 근거 없이 대통령령으로 청구인들에게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일체의 이의 제기 금지 의무를 부담시켜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결론냈다.

김창종 재판관과 조용호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냈는데, 취지는 '시행령 별지서식에 이의제기금지 조항이 있더라도 상위 법률에 규정된 내용을 동일하게 규정한 것에 불과해 법률에 어긋나게 독자적인 의미로 해석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별지 서식에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써놨어도 그 문구 때문에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나 책임자 처벌 요구를 하지 못하게 된다거나 형사소송 참여 등을 못하게 되는 게 아니므로, 기본권을 침해하는 공권력 행사로 볼 수 없고 각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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