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오페라, 주민 눈길 사로잡다

대구 방천상인들, 골목오페라축제 열어... 오페라 대중화 시도

등록 2017.06.18 19:34수정 2017.06.18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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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에서 펼쳐진 오페라축제 방천골목 일대에서 펼쳐진 오페라 '카르멘'의 현장 모습이다. ⓒ 김용한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골목오페라축제(위원장 김상환)가 17일 <카르멘> 무대를 마지막으로  사흘간 일정이 막을 내렸다.

이번 축제는 대구 방천 선댄스팜 중심의 네거리 골목에 있는 20여개의 상점들과 상인들이 참여해 이뤄진 민간 주도의 축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첫째 날은 오페라 속의 꽃인 동백꽃과 장미의 생물학적 존재 가치와 문학과의 관계를 역설하는 남홍길 박사(DGIST 교수)의 토크콘서트로 오페라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둘째 날 무대는 아트팩토리 청춘에서 아름다운 '라 트라비아타'를 '동백꽃 아가씨'로 각색해 만든 희곡 오페라를 무대에 올렸다.

셋째 날 대미를 장식한 무대는 주민들이 직접 카르멘 작품에 출연해 축제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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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한

이번 행사는 골목이 오페라 <카르멘>의 무대가 돼 성악가들과 상인들이 한데 어우러져 실험적인 무대를 꾸며냈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요즘 뜨는 핫플레이스인 김광석다시그리기길과는 대조적으로 뜸한 방천시장 일대가 새롭게 골목 오페라로 눈길을 끌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골목오페라는 페이스북으로 실시간 중계되기도 했다. 상가 주인들은 물론이고 종업원들까지 참여해 골목문화 축제의 초석을 놓았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김상환 위원장은 "주민들과 함께 친화적인 문화를 형성하고 대중문화와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어 큰 기대를 건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재정적인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내년에도 기회가 되고 관에서 관심을 가져준다면 별 무리 없이 개최될 것이라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페라 <카르멘>의 특설무대 제작에 직접 참여했다는 상가 주민 김태경 주민(건축가)은 "준비하고 연습하는 동안 마냥 즐거웠고, 동네가 점점 바뀌는 모습을 보니 기쁘고 골목에 격도 높아지는 것 같아 흐뭇하다"고 말했다.

골목문화 축제 기획과 총감독을 맡았던 이현 교수(영남대 음악대학)는 "마을 주민들과 차를 마시는 과정에 오페라와 연극을 제안해왔고, 의지 표명을 해서 시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방천시장의 시장 문화와 이곳 갤러리 20곳의 문화,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의 대중문화가 접목되어 골목축제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 같다"고 강조하면서 "오페라가 어렵다고 하는데 그 장벽을 허무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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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출연진 커튼콜 장면 방천골목 오페라축제에 출연했던 상인들과 성악가들이 한데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김용한


<카르멘> 무대에 집시 여인 역할을 한 권수영 성악가는 대구시립어린이합창단 출신으로서 독일 비텐베르크 극장 솔리스트를 역임한 바 있다.

권수영 성악가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주민들이 오페라를 사랑하고 오페라의 삶이 녹아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하면서 "이런 무대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이어지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카르멘>은 이번 작품을 위해 방골라(방천골목오페라합창단)를 결성하는 쾌거도 거뒀다.

주최 측은 앞으로 행사 말미에 "내년에도 이곳에서 다시 골목오페라 축제를 열것입니다"라고 약속을 했다. 골목문화의 새로운 장르를 연 '골목오페라'가 오랫동안 생존해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골목오페라축제 #골목문화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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