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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환의 숙제... '악마의 재능'과 성공은 비례하지 않는다

[주장] 성공적 복귀를 위해 그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

17.04.28 16:11최종업데이트17.04.2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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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과 '뎅기열 논란'을 일으킨 신정환이 결국 연예계에 복귀한다. 그동안 수차례 복귀설이 있었으나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최근 소속사를 정하며 공식적으로 복귀사실을 밝혔다.

자숙끝에 방송 복귀를 결정한 신정환 ⓒ 신정환


부정적 여론

복귀소식에 여론은 긍정적이지 않다. 물의를 일으킨 신정환의 이미지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박 혐의로 자숙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잘못을 했고, 그 사실을 덮기 위해 '뎅기열' 변명을 한 신정환의 태도에 많은 시청자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다만 부정이든 긍정이든 대중의 관심이 여전하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다. 그렇기에 방송가에서 그의 복귀는 여전히 뜨거운 화두고 여전히 타진해 볼만한 일이 된다. 이미 여러 예능 프로에서 특유의 화법으로 예능감을 인정받은 바 있다. 방송가에서 굳이 그를 마다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기업이 여러 루트로 수익성을 확대하듯,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화제성을 일으키는 것 역시 방송의 덕목 중 하나다.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다는 말이 있을 정도지 않나. 그런면에서 신정환도 충분히 탐낼만 하다는 뜻이다. 최근 몇몇 예능에서 해당 연예인의 과거 잘못을 희화화하는 걸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하니 말이다.

물론 그런 현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도 있지만, 잘못을 당당히 드러내는 식으로 정면승부가 가능해졌다는 점은 방송가 분위기가 그만큼 달라진 걸 뜻한다. 신정환은 그런 면에서 '셀프 디스'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악마의 입담으로 주목받았으나 결국 성공적이지 못했던 탁재훈의 복귀 ⓒ cj e&m


그러나 화제성과 이후의 활약은 별개 문재다. 도박 혐의 이후 자숙기간을 가진 탁재훈은 복귀 당시, '악마의 재능'이라 불리며 큰 화제를 모았고 각종 쇼프로의 진행을 맡았다. 현재 그 악마의 재능은 대중의 마음을 다시 홀리는 데는 실패했다. 탁재훈은 <SNL 코리아>와 <인생술집>에서 하차했고, 진행을 계속 맡고 있는 케이블 스카이 드라마 채널의 <주크버스>는 주목도가 낮다.

탁재훈의 가장 큰 패착은 트렌드를 읽지 못했다는 점이다. 상대방의 말꼬리를 잡고 교묘히 비트는 입담은 그의 가장 큰 무기였으나 단순히 그 무기만으로 살아남을 수는 없었다. 예전 스타일에 한정돼 상황과 맥락에 맞지 않는 진행 방식을 보이며 의문을 자아냈다. 또한 <SNL 코리아> 대본 숙지 논란이나 지각 논란은 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없었다. 기존에 각인된 불성실 이미지를 바꾸지 못했다. 복귀의 성패 여부는 단순히 '악마의 재능'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자숙 후 복귀한 노홍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복귀 후 여러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으며 승승장구 했으나 여전히 존재감은 미미하다. 그것은 그의 진행방식이나 캐릭터가 시청자들이 요구하는 곳에서 쓰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홍철은 확실히 프로그램의 활력소는 될 수 있지만 차분하게 이끌고 남의 캐릭터를 살려줘야 하는 프로엔 다소 부적절한 캐릭터다. 하나의 캐릭터로서 튀는 <무한도전>같은 프로그램은 노홍철과 잘 맞지만, 진행력을 보여줘야 하는 프로그램에서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캐릭터의 호감

신정환의 복귀의 성공은 프로그램의 성패에 달렸다. ⓒ mbc


복귀가 나름 성공적이었던 사례도 있다. 이를테면 이수근같은 경우가 그렇다. 이수근의 성공에는 <아는 형님>의 역할이 컸다. 종편이라는 열세를 극복하고 5% 이상의 시청률을 올린 <아는 형님>은 최근 가장 트렌디한 예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게스트를 불러놓고 게스트에 집중하기 보다는 멤버들끼리 각각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 프로는 매회 웃음을 선사하며 프로그램의 호감도를 증가시켰다. 이 안에서 이수근은 감초 캐릭터, 꽁트 캐릭터로 상황을 비틀어 반전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담당하며 웃음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수근은 프로그램의 호감도와 더불어 성공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하자면 복귀한 연예인의 화제성의 유효기간은 짧다. 프로그램과 예능인의 성격이 잘 들어맞아 프로그램의 호감도가 증가할 때, 그 복귀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신정환의 복귀 프로그램으로 거론된 <라디오 스타>는 신정환이 끼어들지 않아도 이미 제 구실을 하고 있다. 제작진 역시 신정환과 접촉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이미 신정환 없이도 자리를 잡은 프로그램이 신정환으로 인해 더 잘 될 것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신정환의 복귀가 성공적이려면, 그의 캐릭터에 따른 존재감으로 프로그램을 성장시킬 수 있는 자리를 택해야 한다. 과연 신정환은 자신의 캐릭터를 다시 한 번 대중에게 설득시킬 수 있을까. 그 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 복귀는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신정환 이수근 탁재훈 노홍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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