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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엘도라도'를 빼앗기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

라틴 아메리카 시장에서 조금씩 바르셀로나에게 밀리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

17.03.23 11:46최종업데이트17.03.2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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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가 1953년에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를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라틴 아메리카 대륙은 레알 마드리드의 '엘도라도'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디 스테파뇨뿐만 아니라 호세 산타마리아와 호르헤 발다노, 우고 산체스, 이반 사모라노, 페르난도 레돈도, 호베르토 카를로스, 호나우도, 곤살로 이과인, 마르셀로, 히카르도 카카, 앙헬 디 마리아, 하메스 로드리게스 등과 같은 라틴 아메리카 출신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고, 이들은 레알 마드리드에게 많은 우승과 막대한 수익을 안겨줬다. 말 그대로 라틴 아메리카는 레알 마드리드의 '엘도라도'였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에게 엘도라도와 같은 존재였던 라틴 아메리카는 서서히 레알 마드리드의 손에서 멀어지고 있다. 오늘날 라틴 아메리카의 스타들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거나 방출되었으며, 새로운 라틴 아메리카의 스타들이 등장해도 그들은 레알 마드리드가 아닌 바르셀로나와 인터 밀란, 유벤투스, 맨체스터 시티 등으로 이적하고 있다.

1)새로운 라틴 아메리카 스타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

2007년에 호나우두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난 이후, 레알 마드리드는 새로운 라틴 아메리카의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하거나 구단에서 자체적으로 육성하고자 했었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의 라몬 칼데론 회장이 AC 밀란에서 뛰며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었던 히카르도 카카의 영입에 적극적이었던 이유는, 레알 마드리드의 열 번째 챔피언스 리그 우승인 '라 데 시마'에 보다 빠르게 접근하기 위해서였지만, 라틴 아메리카 시장을 개척해줄 수 있는 새로운 스타 플레이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가 히카르도 카카의 영입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레알 마드리드는 새로운 라틴 아메리카 스타들을 영입했다. 아니, 새로운 라틴 아메리카의 스타 플레이어가 될 유망주들을 영입했다. 바로 곤살로 이과인과 페르난도 가고, 마르셀로 등이다. 클럽의 전력 강화에 힘썼던 프랑코 발디니 디렉터와 프레드라그 미야토비치 단장 등은 이들이 레알 마드리드의 미래이자 레알 마드리드의 새로운 라틴 아메리카 스타 플레이어가 되어 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 세 명의 라틴 아메리카 유망주들은 그들이 원하는 것만큼 뛰어난 스타성을 갖추지 못했다. 아니, 곤살로 이과인과 마르셀로 등은 그들이 원하는 것만큼 성장했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만큼 상품성을 갖추지 못 했다. 라몬 칼데론 회장 시절 때의 레알 마드리드는 라틴 아메리카 시장 개척에 절반의 성공을 하는 데 그쳤다.

결국, 2009년에 레알 마드리드의 회장으로 돌아온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라틴 아메리카 시장 개척을 위해서 가장 확실한 방법을 선택했다. 바로 AC 밀란과 브라질의 스타 플레이어였던 히카르도 카카를 영입한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카카의 영입에 힘입어 라틴 아메리카 시장 개척에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히카르도 카카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여줬고, 라틴 아메리카에서 그의 인기는 조금씩 식어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이 시기에 최전성기의 활약을 펼치게 되면서 라틴 아메리카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입지는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에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스타성이 뛰어난 라틴 아메리카 스타 플레이어들을 새로이 영입하기로 결정했는데, 바로 브라질의 네이마르와 가브리엘 제수스, 콜롬비아의 라다멜 팔카오와 하메스 로드리게스,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파울로 디발라 등이었다. 하지만 페레즈 회장은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제외한 라틴 아메리카 스타 플레이어들을 영입하는데 모두 실패했다. 그리고 이것이 라틴 아메리카 대륙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2)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라틴 아메리카의 스타들

최근 몇 년간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던 라틴 아메리카의 선수들은 마르셀로와 카세미루, 케러 나바스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주전 경쟁에서 밀려서 레알 마드리드를 떠났거나, 팀의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떠난 선수들이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으로 뛰면서 계속 좋은 활약을 펼쳤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못 한 선수들도 많았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히카르도 카카와 하메스 로드리게스다. 두 선수는 레알 마드리드가 막대한 이적료를 지불하며 영입한 선수들이고, 레알 마드리드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준 선수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히카르도 카카는 6000만 유로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AC 밀란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카카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은 '지네딘 지단-호나우두 라인'을 재건하겠다는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의 뜻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갈락티코 정책의 상징성과 함께 라틴 아메리카 시장 개척 확대를 위한 목적도 있었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는 호나우두가 떠난 이후 그를 대체할 만한 라틴 아메리카 스타가 없었다. 곤살로 이과인은 그 당시 막 떠오르는 초신성에 다름없었기 때문에 카카만큼 인지도가 높은 선수가 아니었다.

실제로 레알 마드리드는 히카르도 카카를 영입했을 때만 해도 상업적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물론, 그 당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지만, 가장 먼저 주목을 받은 이는 카카였다. 레알 마드리드의 서포터인 마드리디스타들은 카카의 레알 마드리드 입단식을 보기 위해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 약5만 명의 관중들이 모였고, 레알 마드리드는 카카의 영입을 통해서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카카와 관련된 상품은 날개돋인 듯이 팔려나갔고, 레알 마드리드는 카카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카카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동안 레알 마드리드의 라틴 아메리카 시장 개척을 위한 얼굴이었다.

만약 히카르도 카카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면, 레알 마드리드의 라틴 아메리카 시장 개척은 생각보다 그리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에서 카카가 보여준 활약을 매우 실망스러웠고, 메수트 외질에게 밀리며 주전 자리에서도 밀리기 시작했다. 거기에 카카는 잦은 부상을 당해서 레알 마드리드 역사상 최악의 먹튀라는 불명예를 뒤짚어 쓰기도했다. 카카의 인기는 조금씩 식어가기 시작했고, 레알 마드리드는 결국 그를 처분해야만 했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카카의 매각으로 1년 동안 라틴 아메리카 시장과 작별해야만 했다.

1년 후에 레알 마드리드는 라틴 아메리카 시장 개척을 위해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낳은 최고의 라틴 아메리카 스타인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8000만 유로라는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하며 영입했다. 당시 그의 몸값에 대해서 '너무 과한 게 아닌가?'라는 지적이 있기도 했었지만, 라틴 아메리카 시장 개척을 위한 새로운 라틴 아메리카 스타가 필요했던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에게 하메스의 영입은 얼마를 지불해서라도 필요한 것이었다.

하메스의 로드리게스의 레알 마드리드 입단식을 보기 위해서 약3만 명의 관중들이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 모였고, 레알 마드리드는 하메스를 통해서 또 한 번의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하메스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세웠고, 하메스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며 라틴 아메리카 시장 개척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맹활약은 오래 가지 못 했다. 하메스는 2014/2015시즌 때 레알 마드리드의 22연승을 이끌었지만, 라파엘 베니테즈와 지네딘 지단 감독이 부임한 이후 레알 마드리드의 계륵과 같은 선수로 전락해버렸다. 현재 하메스는 레알 마드리드의 로테이션 멤버로 전락했고, 레알 마드리드에서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3)바르셀로나에게 엘도라도를 빼앗기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

그럼에도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이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하메스가 레알 마드리드의 마지막 라틴 아메리카 스타 플레이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마르셀로와 카세미루, 케일러 나바스 등과 같은 라틴 아메리카 선수들이 있지만, 이들의 스타성과 상품성은 하메스만큼 크지 않다. 무엇보다 최근 레알 마드리드가 라틴 아메리카 시장에서 바르셀로나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본다면, 하메스의 매각은 레알 마드리드가 라틴 아메리카 시장을 완전히 바르셀로나에게 나준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레알 마드리드가 새로운 라틴 아메리카 스타를 영입하지 못한다면, 스타성을 중시하는 페레즈 회장의 성향을 고려해 볼 때 하메스를 매각하지 않을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가 노렸던 네이마르와 루이스 수아레스 등의 영입을 통해서 라틴 아메리카 시장에서 그들의 인지도와 시장을 개척하는 데 대성공을 거두었다. 비록 바르셀로나의 'MSN' 라인이 자신들의 초상권을 통한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바람에 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처럼 선수들을 통한 2차적인 수익을 얻는 데 불리하지만, 바르셀로나는 이들 MSN 라인을 통해서 라틴 아메리카 시장을 확고히 했다. 어린 라틴 아메리카의 유망주들은 자신들의 우상인 MSN 라인의 존재 때문에 레알 마드리드 보다 바르셀로나 이적을 선호한다. 레알 마드리드의 엘도라도였던 라틴 아메리카는 어느덧 바르셀로나의 엘도라도가 되어 가고 있다.

우리는 바르셀로나가 이들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주는 선수가 MSN 라인이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MSN 라인의 선수들은 재능이 보이는 라틴 아메리카 유망주들과 그의 가족들, 그의 에이전트를 설득하여 그 선수들을 바르셀로나로 데려오고자 한다. 그렇다 보니 향후 몇 년간은 바르셀로나가 라틴 아메리카 시장을 통해서 새로운 재능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바르셀로나는 브라질의 또 다른 초신성인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등을 비롯한 새로운 라틴 아메리카의 유망주들과 강력하게 연결되고 있고, 비니우스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인물이 바로 네이마르다. 또한, 바르셀로나 역시 레알 마드리드가 원하고 있는 유벤투스의 파울로 디발라의 영입을 원하고 있다. 리오넬 메시는 디발라를 향해 자신의 뒤를 이을 재능이라고 극찬하며 그가 바르셀로나로 이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기도 했다.

확실한 것은 바르셀로나의 라틴 아메리카 스타들의 존재 때문에 과거 레알 마드리드의 엘도라도였던 라틴 아메리카 시장이 서서히 바르셀로나만의 것으로 바꿔가고 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레알 마드리드와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을 힘들게 하고 있다. 페레즈 회장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라틴 아메리카 스타를 원하고 있지만, 페레즈 회장이 원하는 수준의 라틴 아메리카 스타는 모두 다른 팀으로 이적했거나, 이적이 불가능하거나,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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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http://ryuilhan1993.blog.me/220962131044

위 글은 필자의 블로그에 먼저 개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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