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야시장에서 물건 사는 재미

[디카시로 여는 세상 - 시즌2 중국 정주편 47] 지엔캉루 야시장

등록 2017.03.04 09:36수정 2017.03.04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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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 ⓒ 이상옥


      밤의 시내버스를 타고
       정주 지엔캉루 야시장으로 가는
              -이상옥의 디카시 <마음의 풍경>


중국에 있으면 100위안(한화 1만6700원)도 제법 큰 돈으로 느껴진다. 최근에 손목시계 유리가 깨어져서 수리를 하려고 몇 군데 점포를 찾아가 보았으나 한국 시계라 고쳐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럼 시계가 얼마냐고 물으니, 600위안이나 700위안이라고 해서 사는 것도 포기했다.

한국에서 10만 원 정도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중국에서 600위안은 엄청 크게 여겨진다. 중국에서 한 번에 10만 원을 쓴다는 것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상상이 안 되는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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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 지엔캉루 야시장 ⓒ 이상옥


어제 저녁 전에 가 본 적이 있는 정주 지엔캉루 야시장에 가 보기로 했다. 숙소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약 30분 걸려 정주병원 앞에 내려서 5분 정도 걸어서 지엔캉루 야시장에 도착했다. 야시장에 간 김에 마음에 드는 구두도 있으면 살 생각이었다. 야시장은 규모도 크거니와 사람들도 많아 구경거리가 많다. 운동 삼아 야시장을 이리저리 기웃거리면서 만두도 사먹고 좋은 상품 만나기를 기대했다. 

정주 지엔캉루 야시장 구두가 50위안

드디어 시계를 파는 노점상을 발견했다. 노점상 주인은 젊은 여성이었다. 가장 괜찮아 보이는 시계 가격을 물으니 90위안이다. 금시계처럼 보여 아주 마음에 들었는데, 생각보다 가격이 싸서 놀랐다. 야시장에서는 가격을 깎는 맛에 산다고 하니, 50위안에 달라고 해 보았다. 안 된다고 해서, 그럼 80위안 하니까 당장 그렇게 해주었다. 그 젊은 여성은 진지한 표정으로 시계가 방수가 되는 아주 좋은 시계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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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장에서 산 시계 ⓒ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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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장에서 산 구두를 신어 보다 ⓒ 이상옥


품질이야 어떻든지 우선 번쩍거리는 금빛 시계에 너무 흡족했다. 시계 산 것만으로도 야시장 간 보람이 있었는데, 구두까지 또 샀다. 역시 마음에 드는 구두라 가격을 물으니 60위안이라고 해서 다시 놀라며 정말 진짜 가죽 구두냐고 하니, 그렇다고 한다. 만져 봐도 진짜 가죽 구두가 맞았다. 50위안 해 달라고 하니 두 말 없이 그렇게 해주었다. 나 보고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묻길래 한국인이라고 하니 아, 그러냐고 반갑게 웃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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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노선 안내도 ⓒ 이상옥


2만원 남짓으로 시계와 구두를 사고서는 숙소로 돌아오는 길도 택시를 타지 않고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왕복 버스요금은 2원이다.
덧붙이는 글 지난해 3월 1일부터 중국 정주에 거주하며 디카시로 중국 대륙의 풍물들을 포착하고, 그 느낌을 사진 이미지와 함께 산문으로 풀어낸다.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스마트폰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감흥)을 순간 포착(영상+문자)하여, SNS 등으로 실시간 소통하며 공감을 나누는 것을 지향한다.
#디카시 #야시장 #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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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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