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JTBC보다 낫다? MBC <백분토론> 과연 그랬을까

안희정·남경필·노회찬·이동관, 한국사회 대개조 토론... 각 입장 나열에 그쳐

17.01.04 16:45최종업데이트17.01.04 16:45
원고료로 응원
"여기 남경필 지사나 저처럼 젊은 정치인들이 열심히 해볼 테니까 정치권 대선배님들이 길 좀 터주십시오." (안희정) "제대로 된 정당은 정의당밖에 없다." (이동관)

토론의 재미는 다소 떨어졌으나 상대편 패널에 대한 배려와 소통은 빛났다. 4일 0시 15분부터 시작된 MBC <백분토론>에는 젊은 대선 주자로 손꼽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노회찬 정의당 의원,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나와 100분간 토론을 벌였다.

박용찬 MBC 시사제작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신년특집 토론은 '한국 정치 大개조, 가능한가?'라는 큰 주제를 두고 작은 주제인 선거 제도, 보수-진보 이념, 제3지대 빅텐트론, 문재인 대세론 등에 대해 논했다.

MBC <백분토론> 신년특집 토론 '한국 정치 大개조, 가능한가?'는 박용찬 MBC 시사제작국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 MBC


하지만 이날 <백분토론>은 전반적으로 토론이라기 보다는 작은 주제들에 대한 입장 발표 정도의 성격이 강했다. 구체성이 떨어지는 모호한 원칙들이 열거되기도 했다. 사회자는 거의 개입하지 않았다.

MBC <백분토론> 신년특집 토론 '한국 정치 大개조, 가능한가?'. 안희정·남경필 지사가 '차세대 리더'라는 이름 아래 젊은 대권 주자로 이날 백분토론에 참여헀다. ⓒ MBC


"대한민국 완전히 변화 해야" 이구동성

패널 네 사람은 모두 대한민국에 대개조가 필요하고 또 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그 세부적인 방안에서 입장을 달리했다. 남경필 지사의 경우 국민들의 탄핵 요구는 '구체제 청산'이라고 진단한 뒤 기존에 대통령과 검찰에 집중돼있던 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방안으로 '연정'을 들고 나왔다. 남경필 지사는 이날 토론 내내 연정을 주장했다. 남 지사는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 누가 이기든 이에 승복하고 힘을 합해 연정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희정 지사는 이에 대해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우리들의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도지사를 지내면서 극단적인 여소야대 상황으로 44명 중 42명이 새누리당이었고 지금은 40명 중 30명이 새누리당이지만 7년동안 잘 이끌어왔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것이든 민주주의 지도자들이 가져야 하는 대화와 소통, 합리적 상식의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지사는 "정치권이 국민들의 상식 수준이라도 따라가야 한다. 민주주의는 지도자들의 대화 능력만큼 전진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회찬 의원은 "사회 양극화 현상"을 가장 중점적으로 두고 "경제민주화를 이뤄낼 수 있는 사회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헌을 할 수는 있지만 대선 주자만을 위한 개헌이 아닌 1987년 이후 새로운 30년을 향한 "합리적인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관 전 수석도 "대개조를 하려면 '1987년 체제' 개헌을 포함해 진지한 논의가 바닥부터 일어나야 한다"고 시사했다.

남경필 "진보-보수로 나눠 프레임 싸움 지양해야"

남경필 지사는 또 자주국방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모병제도 도입하고 전작권도 찾아와야 하고 핵무장을 당장 하자는 건 아니지만 트럼프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핵무장을 할 수 있는 준비 단계까지 해보자"며 "이런데 무슨 보수가 있고 진보가 있느냐"고 말했다. "보수 진보 따지지 말고 문제를 놓고 해결하는 방법을 두고 여기에 따라 정책적인 주장을 하고자 한다."

안희정 지사는 이에 "지금까지는 이념도 없고 오로지 대장만 있었다"고 남경필 지사의 말에 일정 부분 동의하는 듯 말했으나 이어 "다 통합하자는 말은 통합을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견해가 똑같아질 것을 요구하지 말고 서로 다른 견해에 대해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이동관 전 수석은 "솔직히 현재 대한민국의 정당 중 과연 제대로 된 이념과 지향을 가진 정당이 있느냐"며 정당 민주주의의 정착을 당부했다. 그는 "계파적 이익을 중심으로 뭉친 집단은 해체돼야 한다. 현재 존재하는 많은 당들은 정치적 기득권을 대표하는 집단처럼 보인다"고 역설하면서도 노회찬 의원을 보며 "제대로 된 정당이 정의당밖에 없다"고 말해 패널들에 웃음을 안겼다.

MBC <백분토론> 신년특집 토론 '한국 정치 大개조, 가능한가?'. 이동관 전 수석과 노회찬 의원이 보수와 진보 논객으로 출연했다. ⓒ MBC


안희정 지사의 항의 "왜 대선 후보가 4명?"

토론을 이어나가던 중 안희정 지사는 스튜디오 모니터 자료 화면에 대권 주자가 4명만 나온 걸 보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백분토론> 측이 모니터 화면에 문재인, 반기문, 이재명, 안철수까지 대권 주자 4명의 얼굴만 화면에 실었던 것. 안희정 지사는 "대통령 후보 경선이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외쳤다.

박용찬 국장은 "화면이 한정돼 있고 이들은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1위부터 4위까지 대권 주자들이다"라고 해명했으나 "이는 공정한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니"라는 안희정 지사의 말에 수긍하고 이내 스튜디오 화면을 교체했다. 이날 안희정 지사는 대체로 차분한 태도로 토론에 임했으나 모니터 화면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소리를 높였다.

안희정 남경필 노회찬 이동관 백분토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