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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시간

[현장] 악동뮤지션 청음시사회 '사춘기 극장'

16.12.29 16:51최종업데이트16.12.2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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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이 사춘기를 매듭짓는다. 지난 5월 발표한 <사춘기 상(上)>에 이은 완결판 앨범 <사춘기 하(下)>를 새해 1월 3일 발표한다. 지금까지처럼 오빠 이찬혁이 수록된 8곡을 모두 작사·작곡했다. 음악성으로 승부하는 이 독특한 남매 가수는 이로써 굳히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악동뮤지션' 혹은 '악뮤'라는 브랜드는 이제 믿고 듣는 음악을 하는 팀으로 인식되는 듯하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청담동 씨네시티 비트박스관에서 열린 악동뮤지션의 청음시사회 '사춘기 극장'에 다녀왔다.    

뮤지컬 쇼트 필름, 독특한 방식으로 수록곡 소개

악동뮤지션이 2017년 1월 3일 FULL ALBUM '사춘기 하'로 돌아온다. ⓒ YG


악동뮤지션은 왜 영화관에서 신곡을 발표할까. 특별한 무언가를 준비했기 때문이었다. 이날 씨네시티 극장에서는 '사춘기 극장'이라는 이름의 뮤지컬 쇼트 필름이 상영됐다. 영화라고 하기엔 짧고 뮤직비디오라고 하기엔 조금 긴 20분 분량의 영상이었다. 찬혁과 수현이 직접 '배우'로 출연했다. 이 영상 하나로 새 앨범의 수록곡 전곡을 감상할 수 있으며, 오는 1월 1일에 V라이브를 통해 선공개 된다.

이번 <사춘기 하> 앨범에는 '생방송', '리얼리티', '오랜 날 오랜 밤', '못생긴 척', 'CHOCOLADY', 'YOU KNOW ME', '집에 돌아오는 길', '그때 그 아이들은' 등 총 8곡이 담겼다. 태어난 날부터 성장하고 시간이 흘러 지난날을 회상하는 이야기가 시간 순으로 그려진다. '사춘기 극장' 영상에도 노래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내용이 담겼다. 영상은 악동뮤지션의 1집 주제곡 '200%'와 'GIVE LOVE'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용이 감독이 맡았으며 일본 홋카이도에서 일주일간 올로케이션으로 촬영됐다.

"오빠가 한 컷 끝나는 족족 물었어요. 내 연기 어땠냐, 다리는 길게 나왔냐 등등 질문이 많았어요." (수현)

상영이 끝난 후 이어진 청음시사 기자간담회에서 악동뮤지션은 촬영 후기에 관해 이야기했다. 특히 찬혁의 연기욕심에 대한 이런저런 제보가 쏟아졌다. 찬혁도 본인의 연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악동뮤지션과 함께 자리한 용이 감독은 "찬혁 군이 계속 내게 와서 '오늘 저의 연기 어땠냐'고 물어봤다"며 "피드백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친구"라고 증언했다. 연기든 뭐든 일에 있어서 굉장히 욕심이 있고 성실한 사람이란 생각도 들었단다.

찬혁은 싱어송라이터다. ⓒ YG


찬혁은 촬영이 끝나는 마지막 밤에 작품을 통해 자신이 이야기하려 했던 것을 적은 장문의 메시지를 용이 감독에게 보냈다. 용이 감독은 "메시지를 받고 찬혁의 진심이 느껴졌다"면서도 "촬영 전에 보내줬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찬혁의 연기점수를 묻는 질문엔 처음에 기대치가 없어서 30점이었다가 마지막엔 70점으로 올랐다고 평했다. 용이 감독은 수현의 연기력을 극찬했다. "본능적으로 하는 연기가 뛰어난 친구"라며 "연기를 계속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찬혁은 자신에게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서 연기에 임하는 게 힘들었다고 했다. 원래 진지한 이야기를 잘 안하는 편인데, 현장 스태프들에게 진지한 이야기를 꺼내가며 최선을 다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아티스트로 성장하는 과정

수현은 개성 있는 보컬을 지녔다. ⓒ YG


악동뮤지션은 왜 필름 형식의 뮤직비디오를 준비했을까. 찬혁은 "1집 때부터 한 필름에 전곡을 넣어서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싶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앞선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이게 과연 괜찮을지 확신이 없었고, 악동뮤지션의 1집이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좀 더 확신을 갖고 도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찬혁은 "꼭 연기가 아니어도 주인공을 해보고 싶단 생각을 해왔는데 이번 필름을 통해 하게 돼서 뮤지션을 넘어 아티스트로서 뛰어 논 것 같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멀리서 바라볼 때 멋있는 사람이 있고 실제로 만나서 작업할 때 좋은 사람이 있는데, 두 아티스트는 만날수록 좋고 어떻게든 이들에게서 무언가를 꺼내어 도와주고 싶단 생각이 들어요. 열쇠고리로 만들어서 가지고 다니고 싶습니다." (용이 감독)

용이 감독은 "촬영과정 자체가 이들의 사춘기를 옆에서 지켜보는 것 같았다"며 두 남매의 성장을 응원했다. 요즘은 음원을 소비하는 형태가 싱글로 가볍게 가는 경향이 많은데 악동뮤지션의 곡을 듣는 방식은 전곡을 듣는 방식이 어울린다고 했다. 용이 감독의 말처럼 악동뮤지션은 마치 개인적인 일기를 쓰듯 자신만의 언어로 음악을 만들기 때문에 억지스러운 구석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찬혁이 자신의 음악관을 이야기했다.

"늘 순수한 음악을 하겠다고 말씀드린 것을 지켜가면서 음악을 하려 해요. 겨울에 저희가 노래를 낸 적이 없어서 어디 가서 노래하려면 차분한 노래가 부족했습니다. 겨울에 감상에 젖을 수 있는 발라드도 넣었고, 이번 앨범은 감성적으로 꾸며보았어요." (찬혁)

왕성한 창작활동을 선보이는 찬혁은 이번 앨범을 내면서 전보다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스트레스를 이겨내려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단다. 찬혁은 열심히 준비한 만큼 노래를 통해 감정의 공유가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아직 주제곡은 정해지지 않았다. 찬혁이 가장 애착을 느끼는 곡은 자신의 경험담을 담은 '오랜 날 오랜 밤'이라고 한다. 악동뮤지션은 계속 성장 중에 있다.

악동뮤지션은 지난 5월에 '사춘기 상' 앨범을 발표했다. ⓒ YG



악동뮤지션 찬혁 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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