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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가 독일 스파이? 긴장감 최고, 뒷심은 아쉽다

[미리보는 영화] <얼라이드>가 그린 심리 드라마... 관건은 갈등 묘사다

16.12.29 10:30최종업데이트16.12.2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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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얼라이드>의 포스터. 명감독과 명배우가 만났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전쟁영화광이라면 평소 마음에 품고 명작으로 꼽는 작품 몇 가지는 있는 법. 1차 세계대전과 2차 대전, 그리고 냉전시대는 인류의 아픈 역사지만 동시에 영화인들에겐 그야말로 금광과도 같은 소재거리였다.

전쟁 영웅, 반전을 외친 위인, 명석한 두뇌로 상황을 반전시킨 스파이들의 활약은 관객들에게 그 자체로 짜릿한 재미와 두고두고 기릴 만한 감동을 전했으니 영화 <얼라이드> 역시 야심차게 그 맛깔 나는 식탁에 자신을 올렸다. 오는 1월 11일 개봉에 앞서 28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얼라이드>가 언론에 선 공개됐다.

내용에 앞서 눈길을 끄는 건 <빽 투 더 퓨쳐> 시리즈와 <포레스트 검프> 등으로 기발함과 묵직한 감동을 동시에 전해오던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과 명배우 브래드 피트의 만남이다. 그 자체로 작품성을 담보하는 듯하다. 여기에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가 동시에 사랑한 마리옹 꼬띠아르의 합류도 충분히 이 작품을 기대하게 한다. 영화는 바로 2차 대전을 시대적 배경으로 두고 한 장교가 자신의 아내를 스파이로 의심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렸다.

사랑에 빠진 스파이

동맹 혹은 연합을 뜻하는 'Allied'라는 제목을 보자. 중심인물이 아름다운 스파이 마리안(마리옹 꼬띠아르 분)과 그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게 된 영국군 장교 맥스(브래드 피트 분)라는 사실과 연관시켜 보면 제목 자체가 일종의 반전 내지 긴장감을 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영화의 중반부까진 이 두 사람의 임무수행과 협업 과정을 꽤 빠른 속도로 제시한다.

본격적인 사건은 그 이후다. 이들이 정보를 다루는 사람들이라는 점에 착안해 영화는 사실과 진실 사이에 떠 있곤 하는 '의심'을 본격적으로 파고든다. 홀로코스트 등 반 인륜적 살상을 서슴지 않는 거대악인 히틀러를 스치듯 제시하면서 영화는 서로가 서로를 믿고 등 돌리는 뭇 사람들의 심리를 꽤 힘 있게 담아낸다.

영화 <얼라이드>의 한 장면. 묵직한 이야기가 관객에게 주는 긴장감이 팽팽하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의 성패는 점층적으로 쌓여가는 주요 인물들 간의 갈등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는지 여부에서 갈릴 걸로 보인다. 이 때문에 필연적으로 <얼라이드>는 다소 설명적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야기의 긴장감이 그럼에도 크게 떨어지지 않고 비교적 끝까지 유지된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만 사건 해결 과정이 영화가 쌓아오던 이야기에 비해 급히 처리된다. 뒷심이 아쉬운 지점이다. 스파이라는 사실이 발각될 위기를 몇 차례나 명민하게 벗어나던 맥스는 사랑 앞에선 놀랍게 무력해진다. 영화는 마리안을 그 정도로 매혹적이게 만들었다. 갈등을 벗어나는 과정 역시 세련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감독은 전형적인 선택을 한다. 만약 저메키스가 신인 감독이었다면 크게 개의치 않겠지만 관록의 감독이라는 점을 떠올려 보면 이건 꽤 흠이 될 지점이다.

그럼에도 참 오랜만에 등장한 전쟁 스파이물이다. 이야기가 전하는 묵직함은 충분하니 즐겨볼 것을 추천한다.

한 줄 평 : 서로의 두뇌싸움 속에서 빛난 인간미
평 점 : ★★★☆(3.5/5)

영화 <얼라이드> 관련 정보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출연: 브래드 피트, 마리옹 꼬띠아르
수입 및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4분
개봉: 2017년 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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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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