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 금파, "요즘 좋은 기운 많이 사라져"

진짜 무당이 느끼는 현 시국에 대한 생각

등록 2016.12.02 11:46수정 2016.12.0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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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이 국정을 농단했다"는 말이 회자되는 시점.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30일부터 12월 6일까지 "내 자신의 연민과 욕심을 버려 새로운 깨달음으로 모든 이들을 축원하는 새로운 무당의 길을 가고 싶다"는 한 무속인의 삶을 조명하는 '최동화 특별전-무당 금파' 전시회가 열려 30일 저녁 다녀왔다.

"무당의 길을 접고 새로운 무당으로 태어나다"

무당 금파 인물을 촬영해보고 싶은 순간 만나게 되었다는 무당 금파를 통해 신과 인간의 경계선에서 신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울부짖는 그의 모습은 나를 전율케 하기에 충분했으며, 신을 모시는 무속인인 그의 얼굴이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일반인들과 사뭇 다른 묘한 감정을 객관적이면서 주관적인 관점에서 편견 없이 신명나게 담아 보고자 했다는 최동화 작가의 사진 속 무당 금파는 예인기질을 두루 갖췄음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 정덕수


무당 금파 날카롭게 간 작두를 타는 과정을 담은 사진들은 신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를 넘나드는 무당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신의 목소리를 자신을 통해 사람들에게 일러주는 무당의 삶을 조명한 최동화 작가는 굿을 여과 없이 솔직 담백하게 담아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 정덕수


최동화 특별전 '무당 금파'는 무속인의 삶을 걷기까지 많은 시련과 역경을 겪는 여타의 무속인들처럼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한 인간의 모습을 진솔하게 그렸다. 옛 황해도 굿의 전통을 보여주는 박수무당에 초점을 맞춰 굿의 퍼포먼스를 여과 없이 솔직 담백하게 표현한 순수 인물을 주제로 한 사진전이다.

"21세기 광활한 과학의 메커니즘 속에 토속 종교인 '무당'을  소재로 작업할 수 있던 것은 나에게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로 생각한다"는 작가는 현재 다양한 종교들 안에 민속 신앙으로 내려온 '굿'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종교인으로서 무당의 길을 걷고 있는 '무당 금파'를 통하여 삶에 대한 성찰과 이해를 구하는 구도자의 삶을 조명했다.  

이번 전시는 굿을 통해 세상사 즐거움과 슬픔을 넘어 함께 덕을 나누어 가는 굿에 대한 기록이다.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행위자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무당이라 한다. 이들은 고대사회에서는 통치자의 위치에 있었다. 무당의 무(巫)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사람을 의미하듯 이들은 통치자며 제사장이었고 의사였다.

매년 한번 3일간 열리는 자신의 몸주신과 여타의 신격에 감사 의례를 올리는 무당 금파의 '진적굿'과, 지난 5월 남북경협기업 비상대책위의 유동호 위원장과의 인연으로 진행한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광화문 평화콘서트 굿 퍼포먼스'를 이번 특별 전시회에 담았다.      

최동화 작가 동행한 정숙경 남북경협기업 비상대책위 실장과 대화를 나누는 최동화 작가는 자신이 담아내고자 한 무당의 세계와 무당 금파의 삶과 모습을 담아내던 시간들에 대해 전율감을 느꼈고 일반인과 사뭇 다른 묘한 감정을 객관적이면서도 주관적으로 그려보고자 했단다. ⓒ 정덕수


최동화 작가는 "무당에 대한 촬영을 하며 특별히 느꼈던 어떤 감정이 있나요?"란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인간의 표정을 한 번 담아보고자 했을 때 무당 금파를 촬영하게 됐습니다. 신과 인간의 경계선에서 신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울부짖는 그의 모습은 나를 전율케 하기에 충분했으며, 신을 모시는 무속인인 그의 얼굴이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일반인들과 사뭇 다른 묘한 감정을 객관적이면서 주관적인 관점에서 편견 없이 신명나게 담아 보고자 했습니다. 다른 일정과 겹쳐 조금 아쉬웠던 적은 있지만 충분히 만족한 시간이었습니다."

시각적인 면에서 그의 '굿'의 퍼포먼스를 과장하지 않는 앵글로 천착시키는 작업에 중점을 두고, 초자연적인 무속 세계의 신들을 굿을 통해 부르는 몸짓에 초점과 마음을 맞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담아냈다.

사진전의 모델이 된 무당 금파는 예사롭지 않은 경력을 지녔다.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으로 음반을 내고 활동하던 가수란 사실부터, 많은 무속인이 그러하듯 그 또한 처음부터 신의 부름에 응하진 않았다.

무당 금파 자신을 모델로 한 최동화 작가의 사진전 개막행사에서 지독한 감기로 목소리가 상한 상태로 관람객들에게 인사를 하는 무당 금파의 모습. 그의 인사가 끝나고 몇 사람 축하와 인사말들을 들은 뒤 몇 가지 질문을 했다. ⓒ 정덕수


무당 금파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 사진을 통해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광화문 평화콘서트 굿 퍼포먼스를 봤습니다. 지금 많은 이들이 광장에 모입니다. 이와 같은 시국에 대해 어떤 생각을 지니셨는지 궁금합니다.
"네, 참으로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저도 늘 기도하지만 지금 모두 같은 마음입니다. 그걸 느낄 수 있습니다. 반드시 국민들이 원하는 뜻을 이룰 수 있습니다. 잘못된 것은 바꿔야지요.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 조금 다른 질문입니다만 저는 강원도 양양군에서 왔습니다. 그곳에서 산을 찾아 기도하는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특별히 강원도에서 찾으시는 곳이 있으신지요?"
"저는 태백산에서 주로 기도를 했습니다. 전국의 많은 산들도 다녔지요. 그런데 요즘은 좋은 기운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곳곳에 터널을 뚫고… 심지어 지난 정권에서는 4대강사업으로 환경을 심하게 망쳤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다시 원상태로 돌려야 합니다."

함백산과 소백산, 태백산은 무속인들에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끼친 산들이다.

현 시국이나 지난 정권의 잘못에 대해 단호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무당 금파는 그중에서 태백산에서 많은 시간을 기도했음을 알 수 있다.

관람객들 ‘최동화 특별전-무당 금파’ 전시회를 찾은 많은 관람객들은 최동화 작가의 사진을 통해 무당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 정덕수


무당을 사이비 종교로 일부에서 말하지만 사실 우리 민족 고유의 신앙이다. 삶이었고 역사며 모든 이들과 함께 어우러져 하늘과 땅을 소중히 여기던 절대적 권능이었다. 한(恨)을 풀고, 염원들을 들어 기원하는 무당의 삶을 전시장에서 만나보자.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정덕수의 블로그 ‘한사의 문화마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무당 금파 #최동화 사진전 #남북경협기업비상대책위 #굿 #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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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보고, 많이 듣고, 더 많이 느끼고, 그보다 더 많이 생각한 다음 이제 행동하라. 시인은 진실을 말하고 실천할 때 명예로운 것이다. 진실이 아닌 꾸며진 말과 진실로 향한 행동이 아니라면 시인이란 이름은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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