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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코는 '페스티벌형 뮤지션'? 제대로 놀았다

[공연 리뷰] '썸데이 페스티벌' 하이라이트 꾸민 지코

16.09.08 09:04최종업데이트16.09.0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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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한강 난지공원에서 열린 썸데이 페스티벌에 뮤지션으로 참여한 지코가 무대를 꾸미고 있다. ⓒ ㈜에스에이커뮤니케이션


"힙합, 힙합, 힙합."
"지아, 지아, 지아코."

단순한 단어로도 흥을 돋우는 재주가 대단했다. 지코는 '느낌 있는' 래퍼답게 노래 중 애드리브 하나에도, 말 한마디에도 스웨그(swag)를 담았다. 지코의 감각 있는 무대 매너에 관객은 열렬히 반응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한강 난지공원에서 열린 썸데이 페스티벌, 해가 지면서 조명이 더욱 밝아진 오후 7시 40분 황금 시간대에 지코가 등장해 뜨거운 무대를 꾸몄다.

시작은 '터프 쿠키(Tough Cookie)'였다. 지코의 강렬한 등장에 객석도 더욱 뜨거워졌다. 지코는 뜨거운 열기에 깜짝 놀란 듯 다음처럼 말했다.

"저는 썸데이 페스티벌에 대해 자세히 몰랐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시고, 이렇게 열기가 대단한 무대인지는 꿈에도 상상 못했어요. 이런 느낌인지 미리 알았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더 멋있을 수 있는 건데..."

썸데이 페스티벌의 열정적 분위기를 파악한 지코는 이어서 "오늘 저 굉장히 열심히 할 거예요" 라며 포부를 밝혔다. "그러기 위해선 여러분들도 열심히 환호해주셔야죠, 무슨 말인지 아시죠? 뛸 준비 되셨나요?"라며 자신부터 통통 뛰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다음 곡 '거북선'을 부르며 제자리 점프를 이어갔고 관객도 함께 통통 뛰었다.

이날 지코는 'Tough Cookie', 'Well done', '거북선', '오키도키', '너는 나 나는 너', 'Boys And Girls', '유레카', '말해 Yes Or No'를 열창했다. ⓒ ㈜에스에이커뮤니케이션


지코는 순위 프로그램 MC처럼 다음 곡의 힌트를 준 다음 그 곡을 이어가는 식으로 맛깔 나게 공연을 진행했다. '너는 나, 나는 너' 무대를 하기 전에도 관객에 이 곡의 리듬을 먼저 타게 한 후 자연스럽게 노래를 시작했다. 멘트를 끝낸 후 다음 노래를 시작하는 기계적 느낌이 아닌, 물 흐르듯 이어지며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재주 덕에 공연의 흥이 더욱 물살을 탔다.

지코는 노래 중에도 끊임없이 관객을 리드하며 함께 노래하고 함께 춤추게 했다. '오키도키', '유레카' 등을 부르며 무대 구석구석을 누비며 한 시도 가만히 서 있지 않았다. '유레카'를 부르기 전엔 자신의 머리에 물을 들이붓고 객석에도 물을 뿌리며 한껏 기분을 냈다. 어떤 곡에도 안무가 없었지만, 지코는 모든 노래에 느낌 가는대로 자유롭게 춤을 췄다. 블락비의 멤버인 지코는 아이돌이란 장점을 살려 퍼포먼스가 풍성한 무대로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말해 Yes Or No'를 부를 땐 앞서 독무대를 꾸민 딘과 크러쉬가 함께 했다. 세 사람은 서로의 노래를 함께 부르며 기분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지코는 "물 한 모금 마시고 하겠다"며 물을 마신 후 "방금 제가 마신 물은 마치 뭐?"라고 관객에 물으며 '오아시스'란 답을 유도해냈다. 이어서 자신이 피처링한 크러쉬의 노래 '오아시스'를 셋이 함께 불렀다.

개인적 느낌이지만, 왠지 새침(?)할 것 같았던 지코는 예상과 달리 매우 수더분하고 친근했고, 관객과 편안하게 소통했다. '함께 즐기는' 페스티벌에 잘 어울리는 가수였다. 

지코는 이날 딘, 크러쉬와 함께 합동 무대도 꾸몄다. ⓒ ㈜에스에이커뮤니케이션



지코 썸데이 페스티벌 블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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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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