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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원작 영화의 저주, <워크래프트>는 깰까

[미리보는 영화] 게임 몰라도 즐길 수 있는 영화 <워크래프트>, 보편적 서사로 다가가다

16.06.09 14:30최종업데이트16.06.0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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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편집자말]

영화 <워크래프트 : 전쟁의 서막>의 포스터. 7일 선공개 후 오늘(9일) 개봉한 이 영화는,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흥행 가도를 이을 수 있을까. ⓒ UPI코리아


9일 개봉한 블록버스터 영화 <워크래프트 : 전쟁의 서막>(아래 <워크래프트>)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바로 게임과의 연관성이었다. 전 세계 1억 명 이상의 유저를 지닌 전통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아니던가. 어떻게 방대한 세계관을 관객에게 설득시킬까. 2006년 할리우드 제작사 레전더리가 영화화를 선언한 이후 제작이 지지부진했던 이유 중 하나기도 하다.

우여곡절 끝에 게임제작사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합류하며 영화 제작이 급물살을 탔고 지금의 작품이 나오게 됐다.

지난 7일 언론에 선 공개된 결과물에 일단 점수를 주고 싶은 건 복잡했던 종족 관계와 세계관을 양자 대결로 압축했다는 점. 비평의 여지는 있지만 적어도 인간 대 호드 오크가 길고 긴 전쟁을 시작하게 되는 과정을 영화는 꽤 설득력 있게 묘사했다.

전쟁이 시작됐다

한국에서도 유독 인기가 높은 게임이었고 특히 <스타크래프트> 열풍에 앞서 전략시뮬레이션의 본보기를 보였다는 점에서 영화 <워크래프트>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회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고 단편적인 비교는 금물. 양질의 게임 스토리 영상과 영화의 차이점을 고려하면 <워크래프트>가 영화적 완성도를 위해 꽤 고심한 흔적을 볼 수 있다.

휴먼 얼라이언스 진영과 오크 호드 진영 사이에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을 압축하려 애쓴 영화의 노력을 인정할 만하다. 영화는 드워프 등과 함께 연합 진영을 구축한 얼라이언스와 황폐해진 자신들의 거주지를 떠나야 했던 오크의 대결 구도가 펼쳐진다. 한쪽은 지켜내야 하고 다른 한쪽은 생존을 위해 정복해야만 한다. 이 두 진영 모두 전쟁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인 셈이다.

<워크래프트>의 또 다른 재미는 바로 같은 연합 내에서도 서로 다른 목표와 지향점으로 인해 일어나는 내분을 포착했다는 점이다. 오크 진영 내 늑대서리 부족 족장인 듀로탄(토비 켑벨 분)이 오크 마법사 굴단(오언조 분)에게 반기를 드는 과정, 인간의 수호자인 마법사 메디브(벤 포스터 분)가 지옥 마법의 유혹에 빠져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과정 등을 묘사하며 향후 이 시리즈가 뻗어 나갈 이야기의 밑밥을 깔아놓았다.

영화 <워크래프트 : 전쟁의 서막>의 한 장면. 로튼토마토 지수가 썩 좋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출발은 산뜻할 것으로 보인다. ⓒ UPI코리아


특히 인간에게 포로로 잡혀 온 혼혈 오크 가로나(폴라 패튼 분)가 인간에게 동질감을 느끼면서도 오크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을 받아들이는 장면은 곧 기나긴 전쟁이 시작됨을 암시하는 일종의 복선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듀로탄이 목숨을 걸고 살리려 했던 아들이 영화 후반부에 인간들에게 발견되면서 또 다른 갈래의 이야기를 상상케 한다. 

아무래도 관심사는 그간 한국에서 흥행해왔던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계보를 <워크래프트>가 이을 수 있나 하는 점이다. 굳이 따져보자면 긍정적이다. 로튼 토마토 등 평점 사이트에선 악평을 받았다지만 일단 한국에 앞서 개봉한 26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현재까지 70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중국에서만 2000만 달러를 넘겼으니, 이후 행보가 주목받을만하다.

오마이스타's 한줄평 : 또 다른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산뜻한 출발.

평점 : ★★★☆ (3.5/5)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관련 정보
수입, 배급 : UPI코리아
감독 : 던칸 존스
출연 : 트래비스 핌멜, 벤 포스터, 폴라 패튼, 도미닉 쿠퍼 등
러닝타임 : 122분
관람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 2016년 6월 9일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스타크래프트 반지의 제왕 블리자드 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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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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