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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관람 포인트

[프리뷰] 마블 올스타전의 현재진행형... 올 여름 블록버스터의 출발을 알리다

16.04.21 17:45최종업데이트16.04.2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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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관련 스틸.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일 오후(현지시각) 현재 로튼 토마토 신선도 평점 95%.

오는 27일 한국에서 전세계 최초로 개봉하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이하 <시빌워>)가 19일 오전 언론 시사를 통해 2년 여간 마블 팬들의 애간장을 녹여왔던 궁금증의 베일을 벗었다. <시빌워>는 북미 시사 직후 100%의 로튼 토마토 평점을 기록하며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바 있다.

전작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이하 <윈터 솔져>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을 이으며 '어벤저스 2.5'라고 불리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최신작, 먼저 확인한 미 언론의 쏟아지는 상찬, 이미 예고된 '스파이더맨'의 합류 등 확장된 마블 캐릭터들의 향연까지. 마블 골수팬이나 슈퍼히어로 장르 마니아는 물론 천만 관객을 동원한 <어벤져스2>를 관람한 관객들이 2016년 가장 기대하는 영화로 손꼽아왔던 작품이 바로 <시빌워>다. 이를 반영하듯 현지는 물론 국내 시사 후 만장일치에 가까운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참고로 <윈터 솔져>의 로튼 토마토 평점은 89%, <어벤져스>는 92%, <어벤져스2>는 75%를 기록 중이다.

막상 공개된 <시빌워>는 역시나 호불호는커녕 슈퍼히어로 장르 중에서도 이견이 크지 않아 보일 만큼 수작에 가까웠다. 슈퍼히어로 장르를 통틀어도 손에 꼽을 정도의 완성도를 자랑하며, 초중반의 살짝 과한 진중함만 견뎌낸다면 액션, 서사, 캐릭터, 조연과 카메오, 반전까지 뭐하나 빠지는 게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장르로 비유한다면 '본 시리즈'의 절정을 보는 느낌이랄까.

전작에 이어 메가폰을 잡은 루소(안소니 루소, 조 루소) 형제 특유의 현실반영과 마블의 물량공세, 시리즈의 연결성 면에서 황금률을 자랑한다고 할 수 있다. 예매율 70.7%(영화진흥위원회 통합 전산망 20일 오후 7시 집계)를 기록 중으로, 올 여름 블록버스터 시장의 출발을 알린 <시빌워>의 '눈여겨 볼' 관람 포인트를 짚어봤다.

① 미국 대장 + 윈터 솔져 = 브라더 후드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전투 장면.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전편 <윈터 솔져>로부터 그대로 이어지는 서사 구조 속에서 <시빌워>의 주요 이야기 구조는 윈터 솔져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분)의 활약에 방점이 찍힌다. 캡틴은 자신과 동시대에 태어난 친구이자 동병상련과 같은 처지의 '슈퍼 솔져'인 윈터 솔져(세바스찬 스탠 분)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도망자 신세가 되자 발벗고 나선다.

<시빌워>의 주제는 어벤져스의 활약과 관련한 부수적 피해로 생겨난 '슈퍼히어로 등록제'가 가리키는 일방적인 강요에 의한 선택과 억압, 이와 관련해 선악의 모호함을 넘은 경계 지우기라고 할 수 있다. 현실에서의 국가 감시나 법적 제동이나 표현의 자유와 같은 억압기제를 떠올릴 수 있는 대목이다. <시빌워>는 캡틴 아메리카와 슈퍼 솔져의 우정을 전작 못지않게 진하게 강조하며 중반까지의 갈등 구조를 탄탄히 세운다.

② 캡틴 아메리카 VS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대립하는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빌워>는 주제적인 갈등과 캐릭터의 감정을 시각적인 재미로 탁월하게 승화시킨다. 예고편을 통해 살짝 공개돼 팬들이 고대해 마지않았던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의 정면 대결이 대표적이다. 각자의 신념과 선택, 개인적인 트라우마로 인해 결국 물리적인 충돌을 겪을 수밖에 없는 두 히어로의 대결. MCU 전체의 극적 긴장을 대표하는 것은 물론 시각적 재미와 절절한 감정까지 전달하는 명장면이라 할 만하다.

또 하나. 전 세계 공통으로 발의된 가상의 '슈퍼히어로 등록제'를 두고 찬반으로 나뉜 두 '대장'을 중심으로 '팀 아이언맨'과 '팀 캡틴'이 서로 치열하게 대결하는 독일의 공항 장면은 한 마디로 장관이다. 마치 <어벤져스> 1편의 뉴욕 전투를 연상시킬 정도로 스케일과 아이디어 면에서 부족함이 없다. 중반까지의 진중함은 이 시퀀스 하나로 충분히 상쇄된다.

③ 리얼 액션과 역대급 전투

캡틴 아메리카와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분), 팔콘(안소니 마키 분)과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 분) 등이 활약하는 초반부 액션 시퀀스는 '본 시리즈' 이후 할리우드에서 정착한 맨몸 액션과 사실적인 쿵푸가 결합, 활력으로 가득 차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무려 12인의 슈퍼히어로가 '떼액션'을 펼치는 대결 장면은 마블 슈퍼히어로들이 두 팀으로 갈라서서 전투를 벌인다.

"마블 슈퍼히어로들이 두 팀으로 나뉘어 벌이는 전투, 안 볼 사람이 있을까?"란 마블의 아버지 스탠 리의 자신감을 실제로 입증해 보인다. 아이디어와 반전, 시각효과와 캐릭터의 성격을 고루 조화시켰다. 이 시퀀스에 대한 기대만으로도 <시빌워>는 관람 욕구를 배가시켰고, 또 그 기대를 분명 충족시킨다.

④ 안정적인 서사와 심리스릴러로서의 반전

26일 개최되는 MCU 릴레이 상영회 시간표.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빌워>는 마블이 시리즈의 완결편이자 MCU 3단계의 서막을 알리는 작품으로 간택을 받았다. 그만큼 헐크와 토르를 제외한 전 캐릭터들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들의 분량이나 극적 안배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2편으로 공개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의 이음새도 자연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맥락에서 MCU가 자랑하는 각 캐릭터와 개별 시리즈와의 연결 고리도 촘촘하다. 전작들을 복습하면 더 좋을 것이란 예상 하에 월트디즈니 코리아가 <시빌워> 개봉 하루 전 'MCU 릴레이 상영회'를 마련한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바탕 위에 윈터 솔져와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악연이 밝혀지는 자연스러운 반전은 심리 스릴러로서의 매력과 더불어 매끄러운 후속 편과의 연결을 예고한다.

⑤ 신스틸러,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블랙 위도우와 슈퍼히어로들.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신스틸러는 단연 스파이더맨(톰 홀랜드 분)과 앤트맨(폴 러드 분)이다. 토니 스타크가 친히 초빙하는 스파이더맨은 초능력을 얻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출내기' 그대로다. 지극히 수다스럽고 재기발랄한 '귀여워 할 수밖에 없는 그대'랄까. '팀 캡틴'에 합류한 앤트맨은 예의 그 '아재'스러운 능청스러움에 <앤트맨>에서 보여주지 않은 신기술을 탑재한 특급 신스틸러다.

하지만 극의 또다른 중심을 잡아가는 것은 여전히 블랙 위도우. '절친'인 캡틴 아메리카의 반대편에 설 수밖에 없는 블랙 위도우는 극 전개의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한다. 블랙 위도우의 매력은 '슈퍼히어로 등록제'의 단초를 제공하는 스칼렛 위치가 다소 맥 빠진 여성 캐릭터인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이밖에 짧은 활약이라 더 반가운 호크 아이(제레미 레너 분), 각 팀의 수장을 보좌하며 적절한 분량과 역할을 차지한 비전(폴 베타니 분)과 워머신(돈 치들 분), 팔콘(안소니 마키 분) 등이 제 역할을 다하고, 이미 2018년 영화화가 확정된 <블랙 팬서>의 블랙 팬서(채드윅 보스만 분)는 캡틴과 윈터 솔져를 끝까지 뒤쫓는 <시빌워>의 주요 캐릭터다.

슈퍼 히어로 외에도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악역 지모 남작으로 다니엘 브륄이, 명배우 윌리엄 허트가 로스 장군으로, <셜록>의 왓슨이자 <호빗>의 빌보 배긴스 마틴 프리먼이 정부 요원 에버렛 로스로, 캡틴과의 키스신이 성사된 샤론 카터 요원에 에밀리 반 캠프가 출연한다.

<시빌워> 이후 예정된 MCU 3기의 스케줄은 거칠 줄 모른다. 2018~9년 공개 예정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파트 1, 2를 필두로 <닥터 스트레인지>, <블랙 팬서>, <캡틴 마블>, <앤트맨 와스프>, <인휴먼즈> 등 무려 10편이 줄줄이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루소 형제의 안정적인 연출력이 빛나는 <시빌워>는 창대한 항해를 계속 중인 마블 '올스타전'의 완연한 현재형이다.

추신.

<시빌워>의 상영시간은 147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141분을 훌쩍 뛰어넘으니 참고하시길. 그리고 쿠키는 엔딩 크레딧 중간 한 번이라는 점. 마블 로고가 나오는 상영 끝까지 기다리실 필요가 없다는 말씀.

캡틴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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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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