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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을 뒤엎은 마블 종합선물세트

[신작 리뷰] 절대선도 절대악도 없다, 오직 '복수심' 뿐...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16.04.20 14:32최종업데이트16.04.2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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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어벤져스의 활동을 통제하겠단 방침을 세우고, 이로 인해 캡틴 아메리카(좌)와 아이언맨(우)는 반목하게 된다.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아주 보란 듯이 팬들의 예상을 뒤엎었다. 아이언맨이 정부에 협조하고 캡틴 아메리카는 반기를 드는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이하 <시빌 워>)의 설정 말이다. 앞서 개봉한 <슈퍼맨 대 배트맨: 저스티스의 시작>을 떠올려보면 기시감이 들기도 하지만, 둘의 엇갈린 선택만큼은 새롭다. 국가에 의해 탄생해 이름은 물론 슈트와 방패에 이르기까지 온몸을 통해 미국을 대변해온 캡틴.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은 채 스스로의 노선을 개척해온 아이언맨. 이들이 완전히, 180도 달라진 것이다.

어벤져스가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와중에 곳곳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어벤져스에 대한 반발여론 또한 거세진다. 이에 정부는 어벤져스의 자율성을 통제하고 UN에 편입시켜 관리하려 하고, 어벤져스는 이를 지지하는 찬성파(아이언맨)와 반대파(캡틴)로 분열된다. 여기에 캡틴의 옛 친구 버키가 다시 윈터솔져가 되어 나타나면서 어벤져스 멤버 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된다.

'내전'(Civil war)이라는 뜻의 제목이 말해주듯 <시빌 워>가 다루는 건 어벤져스 내부의 대결이고, 거기에는 절대선도 절대악도 없다. 캡틴과 아이언맨을 비롯해 모든 어벤져스 멤버들은 그저 각자의 신념을 따를 뿐이다. 그리고 영화는 끝끝내 누구의 신념이 옳은가에 대해 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영화에서 줄곧 느껴지는 모티브는 다름아닌 복수다. 와칸다 왕국의 티찰라 왕자는 아버지를 죽게 한 테러범을 응징하기 위해 히어로 블랙 팬서가 되어 아이언맨을 따른다.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 또한 과거 부모를 살해한 원수와 대면하면서 복수심에 불타오른다. 심지어 영화 후반부 밝혀지는 사건의 전모 또한 누군가의 복수심에서 기인한 것이다.

영화에는 최신 버전의 마블 히어로(헐크와 토르를 제외한)들이 총출동한다. 블랙 위도우와 호크아이는 물론 날개 수트를 입은 팔콘과 아이언맨의 둘도 없는 친구 워 머신 등은 이제 국내 관객에게도 익숙하다 못해 친근할 정도. 소코비아 사태 이후 어벤져스에 가세한 염력 능력자 스칼렛 위치와 인공지능 비전, 지난해 처음 영화로 선보인 앤트맨도 반가운 얼굴들이다. 여기에 새로이 등장한 캐릭터 블랙 팬서와 아직 10대 시절의 스파이더맨까지. 영화 후반부 이들 모두가 뒤엉켜 벌이는 공항에서의 전투 장면은 가히 이제껏 볼 수 없었던 마블의 종합선물세트다.

어벤져스 멤버들의 반목과 갈등을 다루는 만큼, <시빌 워>가 기존 마블 시리즈에 비해 다소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는 건 사실이다. 특히 토니 스타크 특유의 빈정대는 유머를 비롯해 캐릭터 간의 유쾌한 호흡을 보여주는 장면이 줄어든 점(물론 아예 없진 않다)은 다소 아쉽다. 대신 도심과 저자거리, 터널, 공항 등 다양한 로케이션에서 능숙하게 연출된 굵직굵직한 액션 신들이 곳곳에 배치된만큼 지루할 틈은 없다. 맨몸 액션이 주를 이루는 히어로 간의 대결 장면들 또한 이들이 짊어진 신념의 무게를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4월 27일 개봉.

팀 아이언맨에 맞서는 팀 캡틴 일행. 앤트맨(왼쪽에서 두번째)까지 합류했다.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정부의 통제를 받아들이기로 한 팀 아이언맨에는 새로운 히어로 블랙 팬서(맨 왼쪽)이 합류한다.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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