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자리의 사랑, 한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다

[별 읽어주는 여자 ⑬] 영화 <타이타닉>을 통해 본 물고기자리의 삶과 사랑

등록 2016.02.23 16:20수정 2016.02.2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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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상대를 의지하는 것, 자신의 등을 보여주는 것은 무한한 신뢰를 뜻한다. 그 두 가지를 동시에 선보인 영화 <타이타닉>의 명장면은 지금까지도 드라마와 예능은 물론 스타 연인과 일반인들 사이에서 수없이 패러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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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이타닉>의 백허그 배의 후미에서 잭에게 의지해 두 팔을 벌리고 새처럼 자유롭게 날아가는 듯한 이 포즈는 로즈의 변화와 함께 달콤한 사랑의 백허그로 지금까지도 수없이 패러디되고 있다. ⓒ 타이타닉


"그 쪽이 뛰어내리면 저도 따라서 뛰어내릴 거예요." - <타이타닉> 중 로즈가 뛰어내리는 것을 막기 위한 잭의 대사

영화 <타이타닉>에서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과 로즈(케이트 웬슬렛 분)의 첫 만남은 좀 황당하다. 가난한 화가 잭은 배에서 뛰어내리려 하는 로즈를 우연히 만난다. 처음 본 여자의 자살 시도를 막기 위해 함께 바다에 뛰어들겠다니, 로즈 말대로 미친 짓이다.

그런데 이렇게도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이들이 바로 물고기자리다. 깊은 연민과 동정심을 가지고 있는 물고기자리는 다른 사람의 감정에 쉽게 공감한다. 직관적으로 상대방의 무의식까지 들여다보고, 상처를 어루만져 준다. 오죽하면 물고기자리에게 최고의 조언은 사랑인지 연민인지 구분하라는 것과 남의 보증을 서거나 돈 빌려주지 말라는 것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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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이타닉> 포스터 인생 영화로 손꼽히는 <타이타닉>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웬슬렛을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어주었고, 셀린 디옹이 부른 주제가 "my heart will go on"의 인기도 상당했다. ⓒ 타이타닉


배의 후미는 타이타닉에서 상징적인 장소로 반복 등장하는데 물고기자리는 열두 별자리 가운데 가장 마지막 별자리다. 그리고 실제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1912년 4월 14일 밤, 태양은 양자리에 달은 물고기자리에 위치해 있었다.

빙산의 경고를 무시하고(양자리는 자기 말 하느라 남의 말을 안 듣고, 물고기자리는 귀가 어두워서든, 현실 세상에 관심이 없어서든 남의 말 잘 안 듣는다!) 과속을 하다(양자리의 본능은 질주!) 빙산에 부딪혀 바다에 침몰했다(한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는 물고기자리의 수호신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

사랑의 신 아프로디테와 에로스

열두 별자리 가운데 마지막 물고기자리의 상징은 하나의 끈에 연결된 두 마리의 물고기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신들이 나일 강에 모여 춤을 추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데 거인족 티폰(그리스어 Τυφών, 영어 태풍 Typhoon의 어원)이 공격해 왔다.

놀란 신들은 제각기 동물로 변해 도망쳤는데 아프로디테는 아들 에로스와 함께 물고기로 변신해 강으로 뛰어들었다. 이때 서로를 놓치지 않으려고 끈으로 연결했다. 이 물고기의 모습이 하늘에 올라가 물고기자리가 됐다.

꿈과 무의식의 세계, 한량 혹은 예술가

물고기자리는 물에 살아야 하는데 땅에 올라와서인지 현실 저 너머 꿈과 무의식의 세계에 살고 있는 듯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편이다. 졸린 듯 나른한 눈을 한 그들은 예술가 아니면 술 좋아하는 한량이다.

물고기자리는 별자리 나이로 80대 노인이라 평소에는 평화로운 바다처럼 조용하고 너그럽지만 느닷없이 태풍처럼 무서운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오랜 시간 영향을 준다. 물고기자리는 2월 19일 우수(雨水, 눈이 녹아서 비가 되니 이제 추운 겨울이 가고 이른바 봄을 맞게 되는 절기)에서 3월 21일 춘분(春分,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봄이 시작되는 절기)에 태어나는데 자연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며 새롭게 태어나야 하는 시기다.

상대성이론의 아인슈타인, 이탈리아의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 아이폰을 만든 스티브 잡스, 나른하고 졸린 눈의 브루스 윌리스와 환상속의 그대를 부른 서태지 등이 물고기자리다.

별자리가 바뀌는 날 태어났다면?
물고기자리는 보통 2월 20일에서 3월 20일 사이에 태어난 이들이다. 그런데 올해 물고기자리의 시작은 2월 19일 오후 2시 34분이다. 별의 움직임이 인간의 시간과 딱 맞아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때때로 그들은 빨라지거나 느려지고 역주행하기도 한다.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별자리가 바뀌는 날 태어났다면 자신의 정확한 생시를 바탕으로 네이탈차트를 뽑아봐야 한다. 그런데 별자리가 바뀌는 날 태어났다면 두 별자리의 영향을 모두 받는다고 생각하자. 서태지는 1972년 2월 21일 물병자리에서 물고기자리로 바뀌는 날 태어났다. <환상속의 그대>는 물고기자리의 노래지만 <교실 이데아>는 물병자리의 노래 같지 않은가?

블록버스터의 탄생과 한국 영화산업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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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와 로맨스의 만남 1912년 최대 해난사고였던 타이타닉호의 침몰을 배경으로 세기 최고의 사랑 영화 <타이타닉>이 탄생했다. ⓒ 타이타닉


1912년 4월 14일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배, 타이타닉(Titanic)이 빙산에 부딪쳐 침몰했다. 약 2200명의 승객과 선원 중 1500명이 사망하고 700명이 구조되는 대형 참사였다.

이 사건을 바탕으로 제임스 카메론이 2억 달러(2250억 원) 이상의 제작비를 쏟아 부어 만든 영화 <타이타닉>은 진정한 블록버스터의 탄생이었다. 이름만큼이나 전 세계적인 돌풍으로 아카데미 최다 11개 부문 수상 그리고 전 세계 박스오피스 18억 달러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 200만, 전국 350만의 기록을 최초로 세웠다. 1997년은 전 국민이 금모으기에 앞장서던 IMF 경제 위기 시기였다. 1998년 2월에 개봉한 <타이타닉> 때문에 외화가 유출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있었다.

그러나 당시 CJ에서 지금의 멀티플렉스 개념을 도입해 첫 개봉한 <타이타닉>은 대박을 쳤다. 이후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의 주도로 상영관이 늘고 영화 산업이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환상 속의 로맨스를 꿈꾸는 물고기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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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이타닉> 속 명화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 <칸바일러의 초상>, 모네의 <수련> 등의 명화가 등장한다. 로즈의 누드화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직접 그렸다. ⓒ 타이타닉


로즈의 목숨을 구한 사건을 계기로 잭은 1등실의 저녁식사에 초대받고, 잭과 로즈는 서로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로즈는 아버지의 빚 때문에 정략결혼을 해야 하지만, 피카소와 모네를 좋아하고 프로이드의 책을 읽는, 교양 있는 여성. 그는 가난한 화가 잭의 그림을 매우 인상깊게 봤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화살 하나로 신들도 꼼짝 못하게 사랑하게 만드는 에로스가 하나로 묶였으니 물고기자리의 연애지능은 상상 그 이상이다. 그래서 물고기자리에게 한번 사로잡히면 아무리 고생문이 훤하게 보여도 헤어나기 어렵다. 현실 감각이 없는 물고기자리는 예술가 아니면 빌어먹고 살기 딱 좋다.

그래도 요즘은 꿈과 환상의 비즈니스인 영화, 예술, 쇼비즈니스에서 탁월한 성취를 보이고 있다. 물고기자리는 무언가에 쉽게 빠져들고 중독되기 쉬운데, 술, 게임, 마약, 도박…, 그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사람'에 중독된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하려 했던 로즈에게 잭이 보여주는 자유와 사랑은 그야말로 꿈결 같은 세상이다.

"배가 도착하면 당신과 도망칠래요." - <타이타닉> 중 잭과 섹스한 후 도망치는 로즈의 대사

그러나 그녀가 사랑에 빠지고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순간 배는 빙산에 부딪힌다. 결국 타이타닉 호는 침몰하고, 영화 <타이타닉>은 바다도 집어삼키지 못한 불멸의 사랑을 기록한다. 정말 꿈이 아니었을까 싶은 환상적인 사랑, 한 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는 바다 같은 사랑이 바로 물고기자리의 사랑이다.

"이제 여러분도 잭 도슨이란 사람을 알았어요. 날 구하고, 내 영혼의 자유까지 구해주었죠. 난 잭의 사진도 없어요. 그는 오직 내 기억 속에만 존재하죠." - <타이타닉> 중 모든 이야기를 마친 늙은 로즈의 대사

꿈과 무의식의 세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에 두 사람의 사랑이 어떻게 될지는 충분히 예상가능하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비극을 예고하는 수많은 상징들을 촘촘하게 깔아놨다.

'타이타닉'이라는 배의 이름부터 그렇다. 당시 세계 최고, 최대의 선박으로 꿈의 여객선이었던 타이타닉호의 이름은 그리스 신화 티탄(Titan)에서 유래한 것이다. 티탄은 우라노스와 가이아의 아들, 딸 12명으로 거대하고 강력한 신의 종족이다. 막내 크로노스는 자신의 동생을 집어삼킨 아버지 우라노스에 반기를 들고 전쟁을 일으켜 세계를 지배했다.

그러나 그 자신도 권좌를 지키기 위해 자식들을 집어삼키다 결국 막내 제우스의 반란에 패한다. 결국 티탄들은 지하세계인 타르타로스에 감금당한다. 타이타닉은 이름부터 수장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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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과 함께 침몰한 대양의 심장을 찾기 위한 탐사로 시작하는 영화 <타이타닉> 타이타닉호와 대양의 심장 그리고 이를 찾기 위한 탐사 모두 인류의 지나친 욕심에 대한 상징이 아닐까? ⓒ 타이타닉


영화 <타이타닉>은 '대양의 심장'이라는 블루 다이아몬드를 찾는 탐험으로 시작한다. 루이 16세가 걸었다는 이 목걸이는 20여 명 이상의 죽음과 관계된, 아름답지만 수수께끼에 싸여 있는 호프 다이아몬드다. 사파이어와 같은 푸른빛을 띠고 있어 '대양의 심장'이라고도 불리는데 인도의 힌두교 신전에 있던 라마 신상, 혹은 시타 여신상에서 훔쳐냈다는 전설이 있다.

이 신의 저주로 인해 소유자에게는 불운과 죽음을 초래한다는 것. 보석상 장 바티스트 타베르니에부터 루이 16세, 마리 앙뜨와네뜨 그리고 마지막 소유자였던 <워싱턴 포스트> 지의 오너인 신문왕의 아들 에드워드 빌 매클린의 아내 에버린까지 모두 불행한 죽음을 맞았다고 한다.

현재 대양의 심장을 소유하고 있는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안 박물관에 따르면 '불길한 전설의 대부분은 기록이나 근거가 없는 픽션'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름 그대로 '대양의 심장'은 대양 깊은 곳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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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의 별자리 논란 (물에 떠 있는 로즈와 잭 미국의 천문학자인 닐 드글라스 타이슨은 로즈가 바다 위에 떠 있는 장면에서 등장한 밤하늘 별자리가 타이타닉 호가 침몰하던 시기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해, 완벽주의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2012년 3D 재개봉 직전 이를 실제에 맞게 수정했다. ⓒ 타이타닉


"온몸을 칼로 수천 번 도려내는 듯한 고통이었죠. 숨이 막히고, 아무 생각도 안 나죠. 오직 고통만 느낄 뿐이죠." - 배에서 뛰어내리려는 로즈를 설득하는 잭의 대사

자살하려는 로즈를 설득하기 위한 잭의 얼음낚시 경험 또한 그들의 끔찍한 미래를 선(先)체험시켜준다.

물고기자리는 처절한 현실을 초월한 저 너머 어딘가에 희망과 사랑이 있다고 말해주러 온 이들인지도 모르겠다. 생로병사 괴로움의 해탈(불교), 네 원수를 사랑하라(기독교)는 종교들의 근원도 물고기자리와 같은 맥락이다. 불교와 기독교에서 물고기에 얽힌 비유와 상징이 많은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물고기자리의 사랑에 대한 조언

연애와 사랑에 있어서 '숨은 고수' 물고기자리의 유혹에서 헤어나기는 힘들다. 현실 저 너머를 보는 나른하면서도 치명적인 눈빛, 황홀한 키스, 이 풍진 세상 술이나 한 잔 하자는 감미로운 말들은 누구나 현혹되기 쉽다.

지금 당신이 물고기자리의 그 혹은 그녀와 사랑한다면 제발 연애는 좋으니 결혼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 처녀자리의 현실주의와 잔소리로 무장하고 확실하게 잡고 살 자신이 있다면(물고기자리인 소설가 이외수와 화가 김환기에게는 확실하게 내조하는 아내가 있다) 말리지 않겠다.

그러나 대부분 사랑하는 그 순간부터 고생길이 훤한데도 그냥 어쩌지 못하고 빠져든다.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며 말려도 들어먹지를 않는다. 그러니 초장부터 정말 잘 생각해야 한다. 지금 당신의 사랑이 연민이나 동정심인지 사랑인지, 환상인지 사랑인지…. 뒤늦게 눈물 콧물 바람으로 그때 왜 말리지 않았느냐 주변사람들을 탓해도 소용없다.

당신이 물고기자리라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 잘 안 들려"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제발 180도 반대편의 처녀자리에게 현실성을 배워 일도 사랑도 현실에서 하길 바란다. 지금 당신은 물 속이 아닌 물 밖, 지구라는 험난한 세상에 두 다리를 딛고 살아야 하니까. 수시로 사랑에 빠지고 수시로 술에 취하며 현실 도피할 생각은 그만 좀 하라.

영화 <타이타닉>과 같은 물고기자리 영화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2015) (감독 조지 밀러 1945년 3월 3일 ☼물고기자리 ☽천칭자리) 스피디한 추격전 폭발적인 액션, 그리고 철학의 깊이가 있는 세계관! 34년 만에 돌아온 매드맥스 3편은 핵전쟁으로 폐허가 되어 물과 식량, 연료 등 모든 것이 부족한 세상의 종말에서 현실을 초월한 저 너머 어딘가에 희망과 사랑이 있다고 말해준다.

<더 기버 : 기억전달자>(2014) 전쟁, 차별, 가난, 고통 없이 모두가 행복한 완벽한 시스템을 탈출해 기억, 감정, 선택의 자유를 찾아 나선 기억전달자의 여정을 그린 SF. 로이스 로리(1937년 3월 20일 ☼물고기자리 ☽게자리)의 동명 원작은 21개 언어로 번역, 전 세계 1100만부 판매고를 돌파한 슈퍼 베스트셀러로 <헝거게임> <아일랜드> <가타카> 등의 영화에 영감을 주었다는데 정작 <더 기버>는 20년 만에 영화화됐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1995) (감독 마이크 피기스 1948년 2월 28일 ☼물고기자리 ☽전갈자리) 알코올중독자 벤과 창녀 세라가 절망 끝에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한다. "난 이 순간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 그렇다 해도 내 꼬인 영혼을 당신의 인생에 강요하지는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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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10월 4일 생 태양과 달별자리 뼛속까지 천칭자리. 2000년부터 KBS, SBS, MBC 등에서 방송작가로 먹고 살다 엘 까미노 별들의 들판 산티아고를 걷고 내 삶의 지도 어스트랄러지와 만나 일하며 놀고, 놀며 일하는 프리랜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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