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에서 온 신인류의 사랑, 물병자리

[별 읽어주는 여자 ⑫] <와호장룡>을 통해 본 물병자리의 삶과 사랑

등록 2016.02.15 16:56수정 2016.02.1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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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 감독의 <와호장룡>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대나무숲 대결이다. 흔들리는 대나무 위에서 주윤발과 장쯔이가 춤을 추듯 칼끝을 겨룬다. 그들과 함께 유려하게 움직이는 카메라의 동선은 격투신을 매우 독특하고 아름답게 완성시켰다. 호금전의 <협녀>에 대한 오마주였던 이 격투신에 힘입어 결국 <와호장룡>은 전통적인 무협영화의 전형성을 뒤틀며 당시 할리우드에서 자막 있는 영화로는 최초로 1억 달러 이상의 흥행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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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무협영화의 전형성을 뒤튼 <와호장룡>의 대나무 격투씬 ⓒ 와호장룡


할리우드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아시아계 감독으로 손꼽히는 리안 감독은 중국과 미국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스스로를 어느 문화권에도 속하지 못하는 '아웃사이더'로 칭한다. 장쯔이도 '아직 내가 할리우드 여배우라고는 여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치 남보다 열 발 스무 발 더 앞서가는 생각 때문에 외롭고 쓸쓸한 인생을 혼자 가거나, 무리에 잘 섞이지 못하고 있다는 기분을 표시하는 것은 물병자리의 어법이다. 특히, 세상의 관습과 법칙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살고자 노력하는 <와호장룡>의 극중 용(장쯔이 분)은 물병자리의 성격을 대변하는데, 장쯔이 역시 1979년 2월 9일생으로 물병자리다.

4차원 신인류 물병자리

물병자리는 그야말로 외계에서 온 4차원 같은 존재다. 그들이 태어나는 1월 21일 대한(大寒 : 24절기 중 24번째 절기. 큰 추위)부터 2월 19일 우수(雨水 : 24절기 중 2번째 절기, 비가 내리고 싹이 틈)까지는 겨울이 끝나고 날이 풀리는 시기다. 새로운 봄,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기 위해 촉촉한 비가 내리는데, 물은 지혜를 상징한다, 쌍둥이자리, 천칭자리와 함께 공기 성향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좋아한다.

천왕성의 영향으로 독립과 변혁을 꿈꾸며 세상의 모든 법칙과 관습을 새롭게 해석하길 원한다. 그러나 물병자리는 다른 사람들보다 좀 앞서가는 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보기에는 4차원, 외계인,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처럼 여겨진다. 발명왕 에디슨과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 바비인형이 우상이라는 패리스 힐튼, 농구의 신 마이클 조던, 산소 같은 여자 이영애 등이 물병자리다.

경계를 허물고 변혁을 꿈꾸는 자유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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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호장룡> 포스터 용(장쯔이)는 세상의 관습과 법칙에서 자유로운 물병자리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 있다 ⓒ 와호장룡


영화 <와호장룡>은 19세기 청나라 말 혼란기의 중국을 무대로 한다. 무당파 마지막 고수 리무바이(주윤발 분)는 사부가 자객 푸른 여우(Jade Fox)에게 목숨을 잃자, 강호를 떠날 결심으로 선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보검 청명검을 수련(양자경 분)을 통해 철총관에게 맡기려 한다.

초월적 힘을 가진 자가 나타나면 반드시 여기에 도전하여 뛰어넘으려는 자가 나타나기 마련이므로 살인과 권력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청명검을 버리고 평범한 인간의 삶을 선택하려 한 것이다. 그런데 수련이 철총관의 집에 간 그 날 밤, 청명검 도난 사건이 벌어진다. 자유분방한 강호의 삶을 동경하나 마음에 없는 고관대작의 아들에게 시집가야 하는 용(장쯔이 분)이 힘을 갖기 위해 청명검을 훔친 것이다.

검을 버리려는 리무바이와 가지려는 용의 대결의 시작이다. 여기에 정략결혼을 해야 하는 용과 죽은 약혼자 맹사조와의 인연으로 리무바이에 대한 연모를 접어두어야 하는 수련의 사연이 겹친다. 개인의 의지와 사회적 제약이 대립하는 가운데 개혁 의지를 갖는 용과 체념하는 수련이 대비된다.

리무바이의 걱정대로 청명검을 둘러싼 이들의 추격은 끊임없는 죽음으로 이어진다. 버리려는 자와 가지려는 자, 삶을 개혁하려는 자와 체념하는 자, 이들은 다시 젊은이들과 나이든 자로 나뉘기도 한다. 그들이 추구하는 건 모두 자유로운 삶과 사랑이었지만.

리무바이: "본심을 되찾으라고 널 풀어줬다."
용: "강호 사람 주제에 본심을 들먹이다니.
      원하는 게 뭐지?"
리무바이: "무당심결을 가르쳐주겠다고 했다."
용: "좋아. 3초식 안에 청명검을 뺏으면 따르겠어."
 - <와호장룡> 중 리무바이와 용의 대결 전 대사

이 영화에는 모든 지식을 전수해주는 완벽한 사부, 득도한 이가 없다. 리무바이나 푸른 여우조차도 죽음으로 향하는 길에서 인생의 답을 찾고 있으며, 그들과 용 사이에서도 일방적인 전수가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싸우며) 변모한다.

특히, 용은 세상의 관습과 법칙에서 자유로운 물병자리의 성격을 잘 그리고 있다. 정략결혼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강호의 삶을 동경하고, 배우는 데 능하며 그것을 잘 응용한다. 자신을 납치했다 풀어주며 '언젠가 꼭 다시 데려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 마적단 두목 호(장진 분)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호가 찾아왔을 때, 용은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무언가에 집착하지 않아 특정한 한 사람과의 관계보다 서로 동등한 관계를 맺으며 어울리는 여러 명의 친구들을 좋아하는 게 물병자리다. 그들은 불규칙 궤도를 도는 행성들처럼 급속도로 다가왔다가 느닷 없이 멀어진다. 관계 맺기를 즐기지만 언제까지나 독립적인 자기 자신으로 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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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호장룡>의 용과 호, 가까워지면 멀어지려하고 멀어졌다가는 다시 다가오는 물병자리의 사랑 ⓒ 와호장룡


 용: "소원을 말해 봐"
호:  ​"나랑 같이 신장 가서 살자"
용: "이 다리에서 떨어지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고 했지"
 - <와호장룡> 중 용이 소호와 마지막 밤을 보낸 뒤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무당산 아래로 몸을 던지기 전 대사


물병자리의 사랑에 대한 조언

미래지향적이며 혁신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물병자리는 사랑하는 데 나이, 종교, 국적, 아무 상관이 없다. 물병자리인 기성용은 한혜진을 만난 지 2달 만에 열애를 공개하고 2달 만에 결혼 발표를 했다. 9살 연상의 사업가와 축가, 부케도 없이 결혼식을 올린 전도연도 물병자리다. 생각이 통하는 게 우선인 그들의 가장 중요한 성감대는 두뇌다. 갑자기 우주에서 신호가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병자리들은 매우 매력적이다. 지적이고(두뇌가 성감대), 친절하고(인류애가 넘친다) 권위적이거나 독선적이지 않은(그것들을 앞장서서 파괴한다) 쏘~쿨(각자의 이성친구도 허용할 수 있다)한 신인류, 요즘 최고 인기인 '뇌가 섹시한 사람'이니까.

물병자리의 그/그녀를 사랑한다면 자유를 주어야 한다. 다가오면 사랑하고 멀어지면 혼자 즐길 수 있다면 좋겠다. 이성 친구를 허용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준다 해서 관계가 멀어지는 것은 아니다.

당신이 물병자리라면 연인이나 가족이 발목을 잡는다 싶어도 무작정 튕겨 나갈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필요한 영역을 설명해 주면 좋겠다. 당신은 언어의 연금술사니까. 그러지 못하면 아무 곳에도, 누구에게도 속하지 못해 혼자 외로워질 것이다. 혼자 자유를 찾다가 어느 순간 대화를 나눌 사람조차 없게 외로워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인간관계에 대해 좀 더 인간적으로 생각해 볼 것을 권한다.

<와호장룡>의 용과 비슷한 물병자리 캐릭터는?

<별에서 온 그대> (SBS, 2013)의 도민준 (김수현 1988년 2월 16일 ☼물병자리 ☽물병자리)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바탕으로 400년 전 UFO를 타고 조선에 온 외계인과 영화배우의 사랑을 담은 판타지+로맨스+스릴러 드라마. 언젠가 자기네 행성으로 돌아가야 할 외계인 도민준의 사랑은 그대로 물병자리의 사랑이다.

<작업의 정석>(2005)의 서민준 (송일국 1971년 10월 1일 ☼천칭자리 ☽물병자리). 작업계의 대표선수로 동성 친구와 만나야 한다며 약속을 미루기 일쑤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연인을 '간장게장만도 못한 년'으로 만드는 서민준은 천칭과 물병이 합체된 밀당과 어장관리의 선수다.

<줄 앤 짐>(1961) (감독 프랑소와 트뤼포 1932년 2월 6일 ☼물병자리 ☽물병자리)
1912년 파리를 배경으로 독일인인 쥴과 프랑스인인 짐이 동시에 반하고 사랑하게 되는 신비로운 여자 까트린(잔느 모로, 1928년 1월 23일 ☼물병자리 ☽물병자리)은 물병자리 캐릭터로 두 남자의 인생을 예측할 수 없는 소용돌이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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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10월 4일 생 태양과 달별자리 뼛속까지 천칭자리. 2000년부터 KBS, SBS, MBC 등에서 방송작가로 먹고 살다 엘 까미노 별들의 들판 산티아고를 걷고 내 삶의 지도 어스트랄러지와 만나 일하며 놀고, 놀며 일하는 프리랜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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