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보다 꿈이 먼저"라는 그를 위한 변명

[별 읽어주는 여자⑩] <위플래쉬>와 <스물>을 통해 본 염소자리의 삶과 사랑

등록 2016.01.06 14:43수정 2016.01.0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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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그룹은 2016년부터 빅데이터를 통해 신입사원을 뽑겠다고 한다. 빅데이터의 통계와 분석은 마케팅 분야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별자리는 수천 년 전부터 사람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와 통계 분석을 통한 빅데이터 기법을 활용해 왔다.

열두 별자리와 행성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우리에게 친근한 영화·드라마 속 캐릭터를 예로 들어 이야기한다.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나 자신과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그 혹은 그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기 위해서. - 기자 말


<위플래쉬>는 끊임없이 채찍질하는 염소자리의 영화다. ⓒ 위플래쉬

파워풀한 드럼 연주처럼 2015년 전 세계 객석을 뜨겁게 달구었던 영화 <위플래쉬>는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편집상, 음향편집상을 석권하고 세계 140여 개에 달하는 각종 영화상을 휩쓸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20대의 어린 다미엔 차젤레 감독의 첫 장편 상업영화였다. 그리고 재즈와 음악영화라기보다는 염소자리의, 염소자리에 의한 염소자리를 위한 영화로 보인다. 다미엔 차젤레 (1985년 1월 19일 ☼염소자리 ☽염소자리) 감독은 물론 플렛처 교수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은 J.K.시몬스(1955년 1월 9일 ☼염소자리 ☽사자자리)는 모두 염소자리다.

염소자리는 12월 22일 동지(冬至 : 24절기 가운데 22번째 절기.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부터 1월 20일 대한(大寒 : 24절기 가운데 마지막 절기. 큰 추위)까지 가장 추운 겨울에 태어난다.

그들은 은근과 끈기로 자신이 목표한 지점에 오르기 위해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황소자리, 처녀자리와 함께 땅의 별자리인 염소자리는 그중에서도 가장 현실적이고 규칙을 준수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현실과 안정이 키워드인 토성의 영향으로 일찌감치 자신의 목표를 정하고 그것에 맞추기 위해 자신의 인생과 시간을 조각하며 꾸준히 노력한다. 그래서 염소자리 중에는 정상에 오르는 예술가들이 많다.

끊임없이 채찍질하는 야망가 염소자리


염소자리의 주인인 가축의 신 판(Pan)은 인간 남자의 상반신에 산양의 다리와 뿔을 지닌 반인반수다. 어머니는 그 모습에 놀라 도망쳤지만 아버지 헤르메스와 올림포스 신들은 기뻐하며 아이에게 그리스어로 '전부'라는 의미의 '판'이란 이름을 붙여주었다.

이름 그대로 그들은 완벽을 추구한다. 일찌감치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고 그 일의 정상에 오르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 그들에게 포기란 배추를 셀 때 쓰는 단위에 불과하다.

"아니, 제2의 찰리파커라면 절대 좌절하지 않을 테니까."
 - 영화 <위플래쉬> 중 학생들을 야단치는 플렛처 교수의 대사

"위플래쉬"는 재즈곡의 제목으로 '채찍질'이라는 의미다. ⓒ (주)쇼박스


제목 '위플래쉬'는 영화 속에서 밴드가 연주하는 재즈곡의 제목으로 '채찍질'을 뜻한다. 최고의 드러머를 꿈꾸는 음악대학 신입생 앤드류(마일즈 텔러)는 우연한 기회로, 누구든지 성공으로 이끄는 최고의 실력자이지만 또한 동시에 최악의 폭군인, 플렛처 교수에게 발탁된다.

"세상에서 제일 쓸모 없고 가치 없는 말이 '그만하면 잘했어(Good job)'야"
- 영화 <위플래쉬> 중 학생들을 야단치는 플렛처 교수의 대사


폭언과 학대 속에 좌절과 성취를 동시에 안겨주는 플렛처의 지독한 교육방식과 천재가 되길 갈망하는 앤드류의 집착이 콜라보를 이루며 앤드류의 드럼은 점점 광기로 치닫는다. 물고기자리나 황소자리가 산 둘레를 어기적어기적 즐기고 있을 때 자신의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고, 기어이 산 정상에 자신의 깃발을 꽂는 사람들이 염소자리다.

게다가 양자리가 단거리 선수고 황소자리가 마라톤에 강하다면 염소자리는 장애물 달리기를 좋아한다. 그만큼 험난한 인생을 살아간다. 공연에 가야 하는 앤드류가 탄 버스가 고장 나고, 택시는 없다. 겨우 렌터카를 구해 가는데 중요한 스틱을 잊는다. 스틱을 챙겨오는데 이번엔 차가 전복되는 식이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톤과 시간과 우주의 법칙을 연구하는 스티븐 호킹 등이 염소자리다. 운동신경 질환(일명 루게릭병)이라는 시한부 생명을 선고받고도 지금까지 활발한 블랙홀 연구와 강연,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호킹 박사를 생각하면 염소자리에게는 시한부 생명도 극복하지 못할 좌절이 아닌 모양이다.

<위플래쉬>로 첫 장편상업영화에 데뷔한 다미엔 차젤레 감독과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은 J.K.시몬스는 모두 염소자리다. ⓒ 위플래쉬


하지만 아버지 우라노스를 배신했다 결국 쫓겨난 시간의 신 크로노스(쌔턴, 토성)의 전력 때문일까. 윗사람(아버지)을 경외하고 자신보다 앞서 자신의 길을 걸어간 선봉자들을 존경한다. 어렵고 힘든 역경을 거쳐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널리 떨친 위인전 읽는 것을 좋아한다. 단 자신의 해야 할 일을 다 한 다음 시간이 남을 때에만 읽는다. 앤드류에게 플렛쳐 교수의 존재는 절대적이며, 휴일에도 함께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보는 아버지도 영향을 크게 미친다.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음악 전문 고등학교 재즈 오케스트라에서 드러머였던 경험을 살려 각본을 쓰고, 19일 만에 촬영했다고 한다. 촬영과 편집을 마치고 선댄스 영화제에 출품하기까지 총 10주밖에 안 걸렸다니 그야말로 시간의 신 크로노스도 놀랄 만하다.

앤드류 : 난 위대한 사람이 되고 싶어
니콜 : 근데 내가 그걸 막을테고?
앤드류 : 응
- 영화 <위플래쉬> 중 앤드류가 여자 친구와 헤어질 때 대화

염소자리에게 연애란 현실적인 목적=결혼과 결부되지 않고서는 의미가 없다. 천칭자리의 눈웃음과 애교도 전갈자리의 섹시함도 염소자리 앞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그들은 지극히 현실적인 안목으로 상대를 고르고, 자신의 야망과 가족에 부합하는 배우자를 선택한다. 자신의 명예와 지위에 합당한 매너, 아름다움을 겸비한다면 금상첨화다. 드럼에 모든 걸 쏟아야 할 앤드류는 시간이 촉박하다. 전공도 정하지 못하고, "뭘 원하는지도 모르는" 니콜은 방해가 될 뿐이다.

사랑보다 꿈, 꿈보다 의식주

염소자리는 자신의 꿈이 현실 속에서 자리 잡기 전까지 연애 따위는 접어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간혹 일찍 결혼하는 염소자리가 있지만 그들은 자신의 꿈과 미래를 확실히 정해놓고 안정을 위해 (인생의 숙제를 미리 한다는 생각으로) 결혼한다.

솔직히 20~30대 젊은 염소자리는 인기도 없다. 소심하고 뻣뻣한데다 아직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억눌려 있기까지 하다. 양자리나 쌍둥이자리가 절대 동안을 자랑하며 밝고 유쾌하다면, 염소자리는 어려서부터 노안에 사고방식도 행동도 꼬장꼬장한 노인네 스타일이다.

영화 <스물>은 빛나지만 어설픈 나이 스무 살을 소재로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앞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인생을 담은 영화다. 이 가운데 생활력만 강한 놈 동우(준호, 1990년 1월 25일 ☼물병자리 ☽염소자리)는 젊은 염소자리의 현실 의식을 잘 표현하고 있다.

<스물>의 3인 3색 캐릭터 가운데 준호는 20대 염소자리의 삶과 사랑을 잘 보여준다. ⓒ 스물


동우의 목표는 확고한 편이다.
등록금 문제로 재수를 선택했지만 알바 등의 수단으로 이겨낼 의지가 있으며
언젠가 대한민국 최고의 만화가가 될 것이다.
- 영화 <스물> 중 동우에 대한 준호의 설명

동우는 만화가의 꿈을 위해 편의점, 치킨집 등 온갖 알바로 생활비를 벌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재수생이다. 지치지도 않고 들이대는 동우바라기 소희(이유비)가 섹시미로 유혹해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결국 큰아버지의 공장에 취직하고 반듯해도 너무 반듯한 2:8 가르마로 변신해 나타난다.

누가 대학 안 간데? 산업체로 갈 거야. 월급도 받아가면서
사업도 배우고... 이런 기회가 흔해?
만화는, 만화는... 눈물이 안 나. 이게 뭔가 울기엔 좀 애매해.
누군가는 이런 기회도 없는데 만화는 어떻게든 그리면 되지, 혼자서라도.
그렇잖아 이게 뭐 부모가 죽은 것도 아니고 나라를 뺏긴 것도 아니고...
- 영화 <스물> 중 동우의 대사

현실주의 염소자리는 당연히 현실과 타협한다. 그것은 안주가 아니라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고, 도약의 발판일 뿐이다. 그는 만화의 꿈을 버리지 않았고 아직은 어린 스물이다.

염소자리의 사랑에 대한 조언

당신이 염소자리라면 최소 10년 이상 한결같은 연애를 하든 인생 후반전을 노릴 것을 추천한다. 다행히 인생은 길다. 염소자리의 진짜 사랑은 대체로 마흔부터 시작한다. 노안 친구를 위로하던 말을 생각해라("나이 들면 그 얼굴이 쭉~ 간다") 나이든 염소자리는 안정되고 노련하며 멋있어진다.

노래 '너뿐이야'를 바치며 9살 연하의 일반인과 결혼한 박진영, 13살 연하에 영어, 불어, 인도네시아어까지 가능한 미모의 통역사와 결혼한 배우 이범수, 소속사 가수 이은주에게 소심하게 말도 못 붙이고 3년을 짝사랑하다 결혼한 양현석은 나이차가 무려 12살인데 모두 염소자리다. 그들의 20대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염소자리는 후반전에 더 강하고, 염소자리 남자가 노려야 할 상대는 띠동갑의 파더 콤플렉스 여자가 아닐까?

지금 젊은 염소자리와 사귀고 있다면 우선, 까다로운 염소자리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으나, 그가 진가를 발휘할 시간이 되도록 기다려야 한다. '로맨스 그레이', '다크 초콜릿 키스' 등은 바로 40대 이상의 염소자리를 위한 찬사다. 현실적인 의식주가 문제라면 작게 시작해도 좋다. <삼시세끼-어촌 편>의 가장 유해진(1970년 1월 4일 ☼염소자리 ☽전갈자리)처럼 책임감이 강한 염소자리는 자신의 역할에 맞는 책임은 어떤 역경과 고난이 있어도 꼭 해낸다. 다만, 양가 친척의 대소사는 모두 살뜰하게 챙겨야 한다.

<위플래쉬>와 비슷한 염소자리 영화는?

<더 셰프>(Burnt, 2015) 미슐랭 3스타를 위한 불보다 뜨겁고 칼보다 날카로운 키친 전쟁. 쿡방이나 먹방을 기대했다가는 오산! 먹는 음식보다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음식이 더 많다. 존웰스 감독(1956년 5월 28일 ☼쌍둥이자리 ☽염소자리), 브래들리 쿠퍼 (1975년 1월 5일 ☼염소자리 ☽천칭자리)

<첫키스만 50번째>(2004) 바람둥이 수의사가 하루만 기억하는 단기기억상실증의 여자와 완벽한 사랑을 만들어간다. 염소자리가 자신의 인생을 사랑에 걸었을 때 얼마나 완벽하게 사랑을 조각해 내는가 보여주는 영화. 감독 피터 시걸 (1962년 1월 1일 ☼염소자리 ☽전갈자리)

<잉글리쉬 페이션트>(1996) 2차 대전을 배경으로 사막의 모래폭풍, 경비행기 사고에 전시 군인 폭행과 감금까지 그야말로 스펙터클한 장애물로 점철된 사랑 이야기. 감독, 각본 안소니 밍겔라 (1954년 1월 6일 ☼염소자리 ☽물병자리), 랄프 파이즈(1962년 12월 22일 ☼염소자리 ☽전갈자리) 줄리엣 비노쉬(1964년 3월 9일 ☼물고기자리 ☽염소자리)
#위플래쉬 #스물 #염소자리 #별 읽어주는 여자 #열두 별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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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10월 4일 생 태양과 달별자리 뼛속까지 천칭자리. 2000년부터 KBS, SBS, MBC 등에서 방송작가로 먹고 살다 엘 까미노 별들의 들판 산티아고를 걷고 내 삶의 지도 별자리 Astrology와 만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 별자리, 글쓰기, 강연, 상담, 방송 등을 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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