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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락비가 전체관람가라면, 지코의 솔로는 감독판"

[미니앨범 음감회] "그림 그리듯이 작업... 음악은 나를 살아있게 하는 숨"

15.12.07 14:43최종업데이트15.12.0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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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앨범을 발표한 그룹 블락비(Block-B)의 지코. 그는 자신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장르가 '힙합'이라고 단언했다. ⓒ 세븐시즌스


"제 생각이나 당시에 겪는 감정을 음악에 그대로 기록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림을 그리듯이, 음악을 전시하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했는데요. 보통 예술 작품을 두고 창작자와 관람자가 소통하잖아요. 음악을 하나의 소통의 창구로 생각하고 작업했습니다. 저와 공감하게 해드리고 싶었고, 이런 점은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하고도 싶었습니다." 

그룹 블락비의 리더인 지코(ZICO, 본명 우지호)가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스트라디움에서 열린 첫 번째 미니앨범 < 갤러리(GALLERY) >의 음악감상회에서 지코는 타이틀 곡 '유레카'와 '오만과 편견', 수록곡 '베니 비디 비치(VENI VIDI VICI)'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고 'Boys and Girls' '날' 등을 차례로 들려줬다.

지코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이자 리더이기도 하지만, 독자적으로 솔로 활동을 해온 것은 마이너 성향이 강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대중이나 마니아에게 내 이미지를 각인한 장르가 힙합이고, 내가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은 랩이다"라면서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증명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래서 힙합곡을 발표하면서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락비가 전체관람가라면, 지코는 감독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니아층도 물론 있지만, 블락비는 대중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연령층과 남녀노소의 공감대를 공략하죠. 그러나 지코는 마니아층에 맞춰서 만들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것을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특별히 한계를 생각하려고 하지 않아요."

자극적인 가사의 '유레카' vs. 감성에 집중한 '오만과 편견'

'유레카'는 자극적인 가사의 곡이다. "남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가사를 써보고 싶었다"고 털어놓은 지코는 "들쑥날쑥한 나의 에너지를 감당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누구일까 생각하다가 자이언티를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이후 지코는 자이언티에게 피처링을 부탁하기 위해 3개월간 공을 들였고, '유레카'에 그의 목소리를 더할 수 있었다.

"사실 (가사가 야해서) 우려를 많이 했어요. 팬들의 반응을 봤는데 의외로 좋아하더라고요. 당황스럽기도 했죠. 노린 게 아니에요. 야하고 싶다는 생각에 섹슈얼한 느낌을 일부러 준 게 아니라, 곡에 어울리는 무드를 찾다 보니까 이 곡의 방향성이 정해졌습니다. 아름답고 섹시한 여성을 봤을 때, 남자가 느끼는 호기심 등의 부분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유레카'는 공개되자마자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싸이, 소녀시대 태티서, <응답하라 1988> OST 등과 경쟁하는 것에 대해 지코는 "음악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지만, 막강한 분들이 차트에 많이 자리 잡고 있어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우려했다"면서 "지난밤에 차트를 확인하고 기쁜 마음으로 잠들었다"고 뿌듯해 했다.

그런가 하면 '오만과 편견'은 올해 초, 블락비의 유럽 투어를 다니면서 쓴 곡이다. 지코는 '오만과 편견'에 대해 "처음엔 (피처링으로) 재즈 보컬리스트인 웅산, 프로듀서이자 싱어인 리디아 백 등을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내가 생각했던 느낌을 그대로 담아내기 위해서 수란에게 부탁했다"면서 "수란씨는 싱어송라이터의 자질이 뛰어나서 즐겨 듣던 아티스트"라고 미소 지었다.

지코의 이유 있는 잘난 척, 'VENI VIDI VICI'에 담겼다

아티스트로서의 커리어를 쌓아 가고 있는 지코는, 빅뱅의 지드래곤과 종종 비교되고는 한다. 지코는 "지코 선배님과의 비교는 좋지만 가는 길이 다르다"고 말했다. ⓒ 세븐시즌스


지코는 'VENI VIDI VICI'에서 "서열엔 관심 없어", "마마에서 서태지의 부름 받아 최연소 심사위원 < 쇼 미 더 머니 4 (Show Me The Money 4) >"라고 이야기한다. 지코는 "잘난 척이 가사에 담겨 있는데, 내가 만든 영역 안에서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면서 "가사를 쓸 때, 거침없이 표현하고 감정을 분출하기 위해서 겸손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곡을 지난 2월 발표한 '웰 던(Well Done)'의 날 선 버전이라고 소개했다. "착함과 겸손은 다른 느낌"이라고 설명한 지코는 "나는 굉장히 착하다, 평소 도덕적으로 살고 있다"면서 "다만 가사를 쓰고 랩을 하려면 자존감에 차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에너지가 달리기 때문에 에너지를 잃지 않기 위해서 자신감을 스스로 찾는 편"이라고 전했다.

과거 지코를 굉장히 싫어했던 래퍼 제이통은, 꾸준히 믹스테이프를 발표하고 활동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그제야 인정했다. 지코는 "제이통 형은 유통사를 거치지 않고 자신의 음악을 직접 유통한다"라며 "사적인 채널을 통해서만 음악을 살 수 있고 저작권 협회에서도 탈퇴했다, 시장의 시스템을 아예 거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 그와 함께 '날'을 작업하기 위해서 3개월 넘게 섭외에 매달렸다"고 밝혔다.

지코의 행보를 두고, 빅뱅 지드래곤과 비교하는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지코는 "지드래곤 선배님과의 비교는 좋지만 가는 길이 다르다"면서 "따라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런 반응에 신경 쓰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지코는 "알맹이가 있는 (악성) 댓글에는 자극을 받고 개선하려고 하지만, 폄하하는 글에는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2015년, 일주일을 채 쉬지 못하고 달려왔는데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심정으로, 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을 때 기억에 많이 남겨두고 싶었던 것 같은. 음악은 제게 숨인 것 같아요. 저를 살아있게 하는."

○ 편집ㅣ곽우신 기자


지코 블락비 유레카 자이언티 오만과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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