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리더십 비결은 뭘까?

명량대첩 현장에서 열리는 ‘이순신 리더십 캠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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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돈삼(ds2032)등록 2015.11.19 10:33

명량대첩의 현장인 울돌목을 지키고 선 고뇌하는 이순신상. 일반적인 동상과 달리 인간적인 모습을 살려 실제 사람의 크기와 비슷하게 만들어져 있다. ⓒ 이돈삼


"이순신은 매사에 최선을 다한 장수였어요. 전장에선 지략과 결단력을 갖춘 담대한 장수였고. 백성을 먼저 생각했던, 그 마음으로 부하들을 대했고요. 이순신이 죽기로 싸우자고 했을 때 군사들이 목숨을 아끼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였죠. 때로는 달빛을 보며 감상에 젖을 정도로 감수성도 있었고요."

이순신 리더십 캠프의 강사로 온 노기욱 박사(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의 얘기다. 이순신이 명량대첩에서 승리를 이끌 수 있었던 것도 그의 리더십과 목숨까지도 내놓은 전라도 백성들의 지원이 어우러진 결과라는 것이다.

"당시 전라도 장정들은 병사로, 의병으로 전쟁에 참가했어요. 때로는 이순신의 눈과 귀가 되어 앞길을 열었고요. 어선을 가진 고흥과 보성, 장흥, 해남, 진도 사람들은 후방에서 수군의 방패막이를 자청했고요. 이들이 전라도 백성들이었습니다."

노 박사는 이러한 사실을 이순신이 한 마디로 정리한 말이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라고 강조했다. 강연을 듣던 참가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을 하는 모습이었다.

이순신 리더십 캠프에서 '조선수군 재건 44일의 기록'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는 노기욱 박사. 노 박사는 조선수군 재건은 이순신의 리더십과 전라도 백성들의 목숨을 건 희생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 이돈삼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와 함께 선 이순신 장군 그림. 우수영 관광지의 전시관에 있다. ⓒ 이돈삼


지난 11월 12일 해남 우수영 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제9기 이순신 리더십 캠프에서였다. 이순신 리더십 캠프는 (재)명량대첩기념사업회가 명량대첩의 현장인 울돌목 일원과 우수영 유스호스텔에서 학생과 군인,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일정은 당일이나 1박 2일로 짜여졌다.

이날 캠프에는 해군 제3함대 사령부 소속 군인 50명이 하루 일정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캠프는 '조선수군 재건 44일의 기록'을 주제로 한 노기욱 박사의 특강과 해설이 있는 거북선 승선체험, 명량대첩지 답사, 수료식 순으로 진행됐다.

지난 12일 우수영 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이순신 리더십 캠프에서 노기욱 박사가 특강을 하고 있다. 이 캠프는 (재)명량대첩기념사업회가 주관하고 있다. ⓒ 이돈삼


이순신 리더십 캠프에 참가한 군인들이 노기욱 박사의 강연을 귀 기울여 듣고 있다. 캠프 참가자들은 해군 제3함대 사령부 소속 군인들이다. ⓒ 이돈삼


노 박사는 강연에서 "백의종군에서 풀려나 삼도수군통제사가 된 이순신의 조선수군 재건은 황대중 등 군관 9명과 병사 6명에서 시작됐다"면서 "조선수군 재건은 일본군이 뒤쫓아 오는 긴박한 상황에서 군사와 군기, 군량, 군선을 복원하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노 박사에 따르면 이순신의 조선수군 재건은 구례에서 시작돼 곡성, 순천, 보성, 장흥으로 이어졌다. 보성 조양창과 양산원의 집에서 군량미를 얻고, 열선루에서 수군철폐령에 맞서 '신에게는 아직도 열두 척의 배가 있다(今臣戰船 尙有十二)'는 장계를 썼다. 군영구미에서 향선을 얻어 타고 회령진으로 가서 12척의 조선수군 함대를 회수했다.

이어 이진, 벽파진을 거쳐 결전의 현장인 우수영에 통제영을 설치하고 1597년 9월 16일(양력 10월 26일) 명량대첩을 벌인다. 조정의 지원을 받기는커녕 수군철폐령까지 내려지는 악조건 속에서도 전라도 백성들과 함께 조선수군 재건에 성공한 결과였다고.

명량대첩의 현장인 울돌목의 물살. 바닷물이 흐르는 속도가 빠르고 휘감아 돈다고 해서 '회오리 바다'로 불리고 있다. ⓒ 이돈삼


지난 12일 이순신 리더십 캠프에 참가한 해군 제3함대 사령부 소속 군인들이 울돌목 물살 체험장에서 울돌목의 빠른 물살을 체험하고 있다. 물살 체험장은 진도대교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 이돈삼


해설이 있는 거북선 승선체험은 우수영항에서 울돌목 거북배를 타고 1597년 정유재란 당시 명량대첩의 현장을 돌아보는 일정이었다. 해남에 살고 있는 고유경 전남문화관광해설사가 거북배에 함께 타서 설명을 했다. 참가자들은 당시 이순신과 조선수군들의 거친 숨결을 느끼는 듯 했다. 거북배 안에서 3D로 만든 명량대첩과 판옥선의 원리에 대한 영상도 시청했다.

명량대첩지 답사는 울돌목 승전공원과 우수영 관광지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서 있는 울돌목 승전공원에서 참가자들은 울돌목의 빠른 물살을 체험하고 모형 판옥선의 내부를 돌아봤다. 우수영 관광지에선 고유경 해설사와 함께 이순신 어록비와 명량대첩탑, 우수영전시관 등을 답사했다.

지난 12일 이순신 리더십 캠프에 참가한 군인들이 울돌목 거북배를 타고 명량대첩의 현장을 돌아보며 고유경 전남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 이돈삼


이순신 리더십 캠프에 참가한 해군 제3함대 사령부 소속 군인들이 우수영 관광지의 이순신 어록비에서 고유경 전남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 이돈삼


이날 캠프에 참가한 해군 제3함대 사령부 소속 김진현 병장은 "역사 이야기를 듣고 그 현장을 찾아보는 프로그램이 흥미진진했다"면서 "이순신 장군과 호남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고 아는 계기가 됐다"고 흐뭇해했다.

참가 군인들을 인솔하고 온 오세영 중사는 "캠프에 참가하는 병사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고 효과도 커서 사령부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장병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이순신 리더십 캠프가 확대되면 좋겠다"고 했다.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이 세계 해전사에 길이 남을 승리를 거뒀던 울돌목의 야경. 진도대교에 설치된 조명이 빛을 내면서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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