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콩쿠르 우승 조성진, 이렇게 쳤다

[영상] 섬세하고 깔끔한 표현...'영웅' 폴로네이즈 연주 들어보세요

등록 2015.10.21 14:10수정 2015.10.2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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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연주, 유튜브 캡처. ⓒ 유튜브


피아니스트 조성진(21)이 올해 열린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프레데렉 쇼팽 협회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8일~20일 사이에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 17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 최종 심사 결과 조성진이 1위를 차지했다고 21일 발표했다.

특히 조성진은 1위와 함께 특별상인 폴로네이즈 최고 연주자상도 받게 됐다. 시상식 때 발표되는 청중상 수상 가능성도 점쳐진다. 시상식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22일 오후 7시에 열린다.


쇼팽 콩쿠르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피아노 콩쿠르로 꼽힌다. 쇼팽 콩쿠르가 어떤 대회이고 조성진이 어떤 곡들을 연주해 우승했는지 정리했다.

세계 3대 피아노 콩쿠르 중 하나... 우승과 '폴로네이즈' 특별상 수상

쇼팽 콩쿠르는 폴란드 태생의 작곡가이자 피아노 연주자인 프레데릭 쇼팽을 기념하며 지난 1927년에 만들어진 피아노 경연 대회다. 쇼팽의 기일인 10월 17일을 전후해 쇼팽의 고향인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5년마다 한 번씩 열린다. 16세~30세의 연주자들이 본선에서 결선까지 약 3주의 기간 동안 오직 쇼팽의 곡만 가지고 경쟁한다. 올해는 예선에 27개국 160명의 피아니스트가 참가해 최종 결선에는 8개국 10명이 진출했다.

세계 각국에서 내로라하는 피아노 신성들이 모여들지만 우승할 만한 참가자가 없으면 1위를 공석으로 두기도 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배출한 우승자는 15명에 불과하다. 조성진은 16번 째 우승자다. 아시아권 국가 우승자로는 1980년 베트남의 당타이손, 2000년 중국의 윤디 리에 이어 세 번째다. 지금까지 한국인 수상자 중 가장 좋은 성적은 지난 2005년 대회 때 임동민, 임동혁 형제가 기록한 공동 3위였다.

쇼팽 콩쿠르 참가자는 예선부터 본선, 결선에 이르기까지 발라드, 왈츠, 폴로네이즈, 소나타, 마주르카, 협주곡 등 쇼팽이 작곡했던 다양한 악곡을 많게는 약 40곡 가까이 소화해야 한다. 특히 폴로네이즈와 마주르카는 폴란드의 대표적인 민속 춤곡이다.


본선까지 치르면 통상 대회마다 10명 정도의 결선 진출자가 가려진다. 결선에서는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op.11)이나 피아노 협주곡 2번(op.21)중 한 곡을 쳐서 1위부터 6위까지 최종 순위를 결정하게 된다. 또한 순위와 별개로 폴로네이즈, 소나타, 마주르카, 협주곡의 4가지 분야에서 각각 특별상 형식으로 최고 연주자를 정해 시상하게 된다. 상금과 부상은 대회마다 조금씩 달라지며 결선에서 입상하지 못한 참가자에게도 4000유로(한화 약 5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이번 대회에서 1위와 폴로네이즈 최고 연주자상을 함께 차지한 조성진은 총 3만3000유로(한화 약 4200만 원)의 상금과 금메달을 받게 된다. 올해 2위(상금 2만5000유로)는 캐나다의 샤를 리샤르 아믈랭(26)이, 3위(상금 2만 유로)는 미국의 케이트 리우(21)가 차지했다. 그러나 샤를 리샤르 아믈랭은 특별상 중 가장 높은 상금을 주는 소나타 최고 연주자상(1만 유로)을 함께 수상했기 때문에 우승자인 조성진보다 2000유로 더 많은 상금을 챙기게 됐다.

올해 입상자들은 오는 21일부터 3일간 바르샤바 필하모닉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우승자 갈라 콘서트를 시작으로 2016년 초까지 유럽과 아시아를 돌며 투어 콘서트를 할 예정이다. 한국도 투어 일정에 포함돼 있다. 내년 2월 2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이들의 갈라 콘서트를 볼 수 있다. 

조성진 결선곡, <천국의 계단> 나왔던 그 음악

세계적인 권위의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초의 한국인 우승자가 나왔지만 사실 클래식 음악이 익숙치 않은 이들의 감상은 신기함 정도에서 그치기 쉽다. '어려운 음악'이라는 클래식 특유의 선입견이 주는 거리감 때문. 그러나 이번 조성진의 연주는 약간의 관심을 가지고 직접 들어보면 어렵지 않게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조성진의 올해 쇼팽 콩쿠르 실황을 지켜본 클래식 애호가들은 놓치지 말아야 할 연주로 두 곡을 꼽는다. 하나는 콩쿠르 2차 본선에서 선보인 쇼팽 폴로네이즈 6번(op.53)이다. 이 곡은 쇼팽이 만든 7곡의 폴로네이즈 중에서도 특히 웅장한 구성과 표현 때문에 '영웅'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일설에 의하면 쇼팽은 자신이 만든 이 곡을 치는 것을 듣고 갑자기 눈 앞에 투구를 쓰고 전투복을 입은 고대 폴란드 전사들의 행렬이 다가오는 환각을 느껴 방을 뛰쳐나간 적이 있다고 전해진다. 조성진은 7분 분량의 이 연주로 폴로네이즈 최고 연주자상을 받았다.



조성진의 결선 연주곡인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op.11)도 놓칠 수 없는 연주다. 전체 3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쇼팽이 짝사랑에 빠져있던 19세에 만든 것으로 전해지는데 관현악 파트의 비중을 최소화하고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을 극대화시킨 구성이 특징이다.

특히 2악장은 국내에서 방영된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탤런트 권상우가 연주하는 장면에 삽입돼 대중적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결선 실황 영상을 보면 빠른 속도의 곡 진행을 실수 없이 타건해가는 조성진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깔끔한 표현이 돋보인다.



과거 우승자들의 협주곡 연주와 조성진의 연주를 번갈아 들어보는 것도 각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악보에 충실한 콩쿠르 연주임에도 연주자 개인의 감성과 스타일을 느낄 수 있기 때문. 앞서 2005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했던 폴란드의 라파우 블레하츠와 2010년 우승자인 러시아의 율리아나 아브제예바 역시 결선에서 조성진과 같은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 바 있다.

특히 2005년 콩쿠르 우승과 4개 특별상 부문을 모두 휩쓸며 화제를 낳았던 '괴물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의 연주와 비교해보길 추천한다. 아래 링크는 아브제예바와 블레하츠의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3악장 연주 동영상이다. 조성진의 3악장 연주는 30분 40초께부터 시작한다.





#조성진 #쇼팽 콩쿠르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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